이번 달 5일이나 늦은 업데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독자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기자가 마감날짜를 못 지킨다는 것은 어떤 절박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잘못된 일임이 분명합니다. 염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부터 편집장으로서 부끄러운 변명을 하고자 합니다.

“넌 왜 항상 그렇게 바뻐?” “니가 바뻐서 우리 다 같이 못보잖아” 듀이들은 종종, 아니 자주 주변인들에게 핀잔 섞인 얘기들을 듣곤 합니다. 학보사처럼 매주 마감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한달에 한번 하는 마감이 그리 힘들 거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달 왜 이리 한달이 금방 가고 마감에 쫓기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4월은 중간고사가 있는 달입니다. 듀이들은 기획회의를 시작하면서 중간고사도 있으니 미리미리 기사를 써놓자라는 다짐을 했습니다. 중간고사, 기사마감을 하면 4월이 또 빠듯하게 가겠구나 생각하고 있었을 때, 갑자기 해야 할일이 더 생겨납니다. 4월 말 학부 총 MT때 나누어줄 홍보책자제작을 맡아야 한다는군요.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빠집니다. ‘아 어떡하지, 언제 다해 애들한테는 어떻게 말해야 할까? 과연 가능할까?’ 라는 많은 혼잣말들이 순식간에 머릿속에 스쳐갑니다. 아시다시피 DEW는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에 소속된 동아리 입니다. 학부 내에는 많은 동아리들이 있지만, 글을 쓰고 잡지를 만드는 동아리는 DEW 뿐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면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4시간에 걸친 기획회의가 끝나고 홍보책자 이야기를 살며시 꺼내봅니다. 기자들의 망연자실한 표정에 얘기하기가 더 미안해집니다. “언니, 불가능해요”, “정말 언제 해요?”, “우리 사정을 잘 말씀드려보면 안될까요?” 여기저기서 울먹이는 목소리들이 나옵니다.

“교수님들이 우리를 믿고 맏겨주신 거야. 언론홍보영상학부 동아리로서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듀이들의 힘든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지만 편집장으로서 우리가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결국 듀이들은 팀을 짜서 홍보책자를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MT날짜에 맞춰 인쇄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2주만에 만들어내야 합니다. 딱 중간고사 기간에 걸쳐져 있습니다. 하지만 불가능이란 없는가 봅니다. 우리는 업무를 분담해서 각자 밤을 새기도 하고 남는 시간을 쪼개 틈틈히 일을 했습니다. 언홍영 조교 선생님의 도움은 큰 힘이 됐습니다. 정확히 2주만에 홍보책자가 완성되어서 우리 손에 들어왔습니다. 쿽과 씨름하며 밤새 편집하던 일, 시험걱정을 하면서 기사를 쓰던 일, 새벽에 밤에 인쇄소로 달려갔던 일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갑니다. 하지만 당시 힘들었던 일들은 잡지마지막 뒷장에 정확하게 박힌 제작(기획/취재/디자인/편집) 동아리(DEW)란 글자를 본 순간 어느새 잊혀졌습니다.

4월 마지막 이틀인 주말 1박2일 학부 총MT에 동아리는 모두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결국 마감을 미루고 MT에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만든 잡지는 학부생들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어떤 상황에서든 불가능이란 없습니다. 마감을 미루게 된 것은 하나의 일을 끝내고 나서 느슨해진 긴장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하겠습니다. 선배 기자는 “우리의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마감을 지켜서 웹진의 기사를 올리는 일이야”라며 어느 상황에서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맞는 이야기 입니다. 한번 더 반성하겠습니다.  

새학기가 시작된 지 이제 3달째가 되어 갑니다. 지난달엔 DEW에도 새 식구들이 들어왔습니다. 매년 새로 들어온 신입 듀이들을 일에 치여 챙겨주지 못한 것이 아쉬어 이번에는 좀 더 신경을 써줘야지 했지만, 또 다시 내버려둔 것 같아 미안합니다.

5월 늦은 마감이 끝나갑니다. 다음 주에는 미뤄왔던 신입 환영회를 할 예정입니다.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겁니다. 그 후 듀이들은 또 긴장을 끈을 조이겠습니다. 오늘 같은 변명의 편집유골을 다시 쓰지 않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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