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세종연구소
주제=중국의 조용한 침공과 정치전에 대한 인도-태평양 국가들의 대응 전략
일시=2023년 8월 23일(수) 오전 10시 30분~11시 45분
장소=세종연구소 소회의실
사회=이상현(세종연구소 소장)
토론=클라이브 해밀턴(찰스스터트대 교수) 케리 거샤넥(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연합군 최고사령부 펠로우) 이지용(계명대 인문국제대학 부교수) 김정섭(세종연구소 연구담당 부소장) 이강국(전 중국 시안주재 총영사) 이용준(세종연구소 이사장) 이태환(세종연구소 명예연구위원) 정미애(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정은숙(세종연구소 명예연구위원) 정재흥(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연구위원) 조경환(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최윤정(세종연구소 인도태평양연구센터장)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해외 중국 전문가 간담회가 8월 23일 경기 성남의 세종연구소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인도-태평양 국가를 향한 중국의 정치전(political warfare)에 대해 논의하고 한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토론했다.

간담회에는 세종연구소 연구진과 이지용 계명대 부교수, 중국 정치전 전문가인 클라이브 해밀턴 찰스스터트대 교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케리 거샤넥 펠로우(유럽연합군 최고사령부)가 참석했다.

▲ 패널들이 토의하는 모습
▲ 패널들이 토의하는 모습

논의는 해밀턴 교수가 시작했다. 그는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후자에 해당하는 중국 엘리트들이 호주와 미국,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정치·사회·학문 등 각계 분야에서 중국계 엘리트의 활약이 돋보이는 현상은 과거의 침략전쟁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새로운 침투라고 말했다.

해밀턴 교수는 자신의 저작인 ‘중국의 조용한 침공(Silent Invasion)’, ‘보이지 않는 붉은 손(Hidden hand)’의 논지를 활용했다. 예를 들어 다른 나라에 정착한 중국인이 그사회에서 영향력을 높여갈수록 인도-태평양 국가를 향한 중국 정부의 전략적 침공이 힘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공산당에 충성심이 높은 경우 다른 나라 사회에 정착하면서도 중국의 이익을 대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해밀턴 교수는 자신의 고향인 호주의 예시를 들며 각국 사회에서 확인되는 중국인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의 위험성을 꼬집었다.

이어진 거샤넥 펠로우의 발언에서는 더 심각한 경고가 터져 나왔다. 그는 한국, 호주, 대만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사실상 중국의 식민지화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은 ‘억압적인 파시스트 전체주의 국가’이며, 그런 국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작금의 방어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집필한 「중국은 지금도 전쟁을 하고 있다(Political Warfare)」를 인용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중국은 더이상 전통적인 무기를 비롯한 무력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성공적으로 침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과거의 기준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정치전을 통해 타국을 패배시킨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정치전의 속성을 자세히 이해하고 중국에 강경한 태도로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의 발언 뒤에는 질의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태환 외교전략연구실 명예연구위원과 김정섭 연구담당 부소장은 이전에도 존재했던 외교적 공세 및 전략과 현대의 정치전이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이에 대한 답으로 해밀턴 교수는 국가별 사례를 통해 중국의 정치전 양상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1세기 중국 정치전은 각국의 정치·사회적 약점을 파고든다. 예를 들어, 중국은 한국 사회의 반일감정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형성한다. 반대로 호주에서는 막대한 정치 자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호주 정당들의 친중 성향을 끌어올린다. 개별 국가의 특성에 맞춘 방향으로 그 국가에 자리 잡은 중국계 엘리트들이 저마다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최윤정 인도태평양연구센터장이 질문을 던졌다. 그는 중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이 조용한 침공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방향이 무엇일지 물었다. 해밀턴 교수가 답한 최선의 방향은 먼저 행동으로 나서는 것이었다.

그는 중국이 군사·정치·경제 모든 영역에서 강력하기 때문에 많은 국가가 중국에 맞서 싸우기보다 아예 적절한 대응을 포기해버린다고 비판했다. 해밀턴 교수는 중국과의 정치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대응하고자 하는 자체적인 의욕이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답변에 덧붙여 좋은 예시로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안보 동맹인 ‘쿼드(QUAD)’를 언급했다. 거샤넥 펠로우는 해밀턴 교수의 답변에 이어 정치전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전략적 침공에 대한 정치·언론·사회의 이해도를 올리는 것에서부터 적절한 대중 전략이 세워질 수 있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국내 사정과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이상현 세종연구소장은 정치적 분열이 심한 국내 사정을 언급하며, 이를 극복하고 단일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물었다. 또, 중국에 대한 한국의 정치적 가치 판단과 경제적 이익이 상충할 때의 조언을 구했다. 해밀턴 교수는 두 질문의 공통적인 답변으로 ‘국민’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2017년과 2020년 사이 호주 국민의 대중 인식이 급격히 변화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2017년에 중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호주 국민은 80%에 육박했으나 3년이 지난 뒤 같은 답변을 한 사람이 20%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해밀턴 교수는 결국 정부를 지탱하는 건 국민이고 중국의 정치·경제적 침략으로부터 맞서 싸우기 위해 국민의 지지를 잘 활용해야 한다 답했다. 정치적 가치와 경제적 이익의 상충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대답했다. 그는 소비자의 위력을 극대화한다면 정부가 추구하는 대중 정책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해밀턴 교수의 답변에 이어 거샤넥 펠로우는 다시 한번 각국의 정치적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또한, 중국과 지리적으로 제일 가까운 나라이자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이 중국의 정치전에 맞서는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질의 및 토론은 거샤넥 펠로우의 발언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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