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걸포북변역으로 이사하려는데, 골드라인 타고 출·퇴근 괜찮을까요?”
“걸포북변역이라면 탈 수는 있을 거예요.”
“죽어나요, 출근 시간엔 다 똑같아요.”

경기 김포 지역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오는 문답이다. 김포골드라인이 출·퇴근 지옥철의 대명사가 되면서다. 어느 정도일까.

11월 25일 오전 7시 40분쯤 중간 정차역인 걸포북변역을 찾았다. 객실은 출근 승객으로 붐볐다. 열차가 5분 뒤에 도착했지만 이미 만원이라 아주 적은 인원만 탑승했다.

다음 열차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비집고 타야만 했기에 “미안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너무 밀착해서 열차가 조금만 흔들려도 승객이 짜증을 냈다. 풍무역에서 용기를 내서 올라타면 열차 안에서 “사람 죽이려고 그래요?”라는 소리가 나왔다.

▲ 출근길 승객으로 붐비는 김포골드라인
▲ 출근길 승객으로 붐비는 김포골드라인

퇴근길도 마찬가지. 10월 17일 오후 6시 30분쯤 승객들이 김포공항역 에스컬레이터 앞에 줄지어 섰다. 일부가 새치기하면 눈초리를 줬다. 김포공항역 역무원은 “이 시간대는 사람이 항상 많다”고 했다.

다음날 오후 6시 40분. 타는 게 아니라 밀려 들어갔다. 서로 붙어서 가야 하므로 의도하지 않게 다른 승객의 스마트폰 화면을 보게 됐다. 어느 승객은 손을 열차 상단 광고판에 댄 상태에서 30분 이상을 갔다.

▲ 김포공항역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
▲ 김포공항역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

김포골드라인은 서울지하철 5호선, 9호선, 공항철도와 연결된다. 김포에서 서울로 가는 유일한 열차다. 경전철이라 열차 2량에 맞게 역사를 지으면서 지옥철이 됐다.

퇴근길 열차를 타려면 최소한 세 단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5분, 열차를 기다리는 데 5분, 열차 하나를 보내고 다른 열차를 기다리는데 5분. 한숨을 쉬며 “다음 열차 타야지…”라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김포골드라인의 최대 혼잡률은 241%. 서울지하철에서 가장 혼잡한 9호선 급행열차(180%)보다 높다. 풍무역세권과 북변이 재개발되면 철도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포시는 2024년 예정이던 전동차 증편을 3개월 앞당기기로 했다.

김포도시철도 환승체계도
김포도시철도 환승체계도

김포골드라인은 김포한강신도시 입주 완료 8년 만에 개통됐다. 국토교통부는 ‘1호 신규택지’ 후보지로 김포한강2지구를 정했다.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도 함께 약속했지만 개통은 입주(2029년 예상)보다 1년 늦는다.

김포 인구는 2011년 25만 명에서 현재 50만 명으로 늘었다. 풍무역에서 하차한 30대 시민은 “집값이 저렴해 이사 왔지만 지옥철을 매일 겪어서 지쳤다”고 말했다.

김포시와 김포도시철도 모두 명확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 김포시 철도과 김병직 주무관은 전동차 증차만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여러 사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한 대책이 없다. 출·퇴근 시간대 집중배차가 최선이다.”

김포도시철도의 박모교 주임(고객지원처)은 “현재 할 수 있는 건 2024년 전동차 증차가 이뤄질 때까지 통제 요원을 배치하는 것이다. 통제 요원이 올해 7월부터 출·퇴근 혼잡으로 인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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