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의 다리 한 조각, 날개 한 조각, 그리고 다른 부위를 먹는다. 모두 3조각을 먹고 영상 속 주인공은 배가 부르다며 박수를 일곱 번 치고 식사를 마무리한다. 유튜버 은치코 씨의 이 영상은 6월 9일 기준으로 조회 수 148만을 기록했다.

그는 다른 먹방에서 쌀국수를 반도 먹지 못하고 남긴다. 이런 소식(小食) 먹방이 유튜브에서 뜨고 있다. 음식을 많이 먹는 일반 먹방과 달리 한 그릇도 먹지 못하는 소식가가 주인공이다. ‘입 짧은 먹방’이라고도 한다.

소식 먹방은 크게 두 부류다. 건강식으로 적게 먹는 유형과 음식 자체를 적게 먹는 유형이다. 건강식을 챙겨 먹는 유튜버 수하 씨는 달걀 프라이보다 삶은 달걀을 즐겨 먹는다. 유튜버 구소애나 씨 역시 두부치즈 샌드위치, 야채, 우유 팥죽 등 건강식 위주로 먹는다.

은치코 씨는 음식 자체를 적게 먹는 편이다. 집밥부터 시작해서 파스타, 돈가스, 떡볶이, 마라탕 등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 유튜버 수하 씨가 소식 먹방을 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 유튜버 수하 씨가 소식 먹방을 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댓글 창에는 “밥도 천천히 꼭꼭 씹어먹고 먹는 양도 많이 줄었다”(끼룩) “천천히 먹는 거 습관 들일 거다”(8이다) “이런 영상 너무 좋다. 밥 먹을 때 틀어놓으면 천천히 먹는 데에 도움 많이 된다”(0909 p)는 말이 오갔다.

소식에 공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이들은 “내 식습관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확신을 얻었다”(사랑) “소식좌로서 너무 공감된다”(냉냥), “나랑 생각하는 게 비슷하고 식습관도 닮아있어서 너무 좋다”(유희)고 말했다.

방송계에서도 연예인의 소식 먹방이 인기다. 이들은 일명 ‘소식좌’로 불린다. 박소현 씨, 안영미 씨, 조성우 씨(활동명 코드쿤스트)가 대표적이다. 예능에서 이들이 적게 먹는 모습은 이야깃거리가 된다.

소식좌 연예인의 인기는 조회 수로 증명된다. MBC의 유튜브 채널(엠뚜루마뚜루)에서 조회수 순위 18위(635만 회)와 21위(613만 회)가 연예인의 소식 먹방이다.

이들은 유튜브 영상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김숙 씨는 박소현 씨와 박산다라 씨(활동명 산다라박)가 적게 먹는 영상을 제작했다. 신봉선 씨와 안영미 씨는 각각 대식가와 소식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식사량의 차이를 드러내는 영상을 시리즈를 만든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소식 먹방이 인기 있는 현상을 ‘카운터 트렌드’라고 해석했다.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강해지면 이를 거부하는 반작용이 나타나는 현상을 뜻한다. 그는 기존 먹방이 폭식을 유발하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소식 먹방이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수하 씨는 자신의 영상을 보는 이들이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해서 좋다고 많이 말씀해 주셨다”고 했다. 그는 건강한 음식도 생각보다 종류가 많다는 점을 알리고자 소식 먹방을 계속 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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