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접전 중이다. 주민 이영희 씨(77)는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했는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이재명이가 이길 것 같고, 또 어떻게 보면 안 될 것 같고. 나도 이번엔 진짜 모르겠어.” 

5월 16일~24일 발표된 여론 조사 3개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에 있다. 나머지 2개 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바깥에서 한 번씩 앞섰다. 

취재팀은 5월 24일 오후 2시 인천 계양구 임학동 임학사거리를 찾았다. 두 후보의 선거사무실이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윤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후보를 수행하는 관계자는 바닥 민심이 올라오는 중이라고 했다. 24일에만 언론 16곳과 인터뷰했다고.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섰다는 기사가 나가자 인터뷰 요청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선거사무실 역시 활기찬 분위기였다. 이루리 공보지원팀장(34)은 여론 조사 결과는 오히려 반등의 기회라고 말했다. 거리 유세를 나가면 여전히 이 후보에 대한 반응이 좋아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임학사거리의 선거 현수막
▲ 임학사거리에 있는 양당의 캠프실

두 후보는 상대방의 출신 지역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취재팀이 만난 주민 역시 연고지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임학사거리 앞 공원에서 만난 신은호 씨(57)는 계양구와 연고가 없는 이 후보에 대해 “여기 25일 살아서 뭘 알겠어”라고 했다. 지역을 잘 모르는 후보가 지역 발전을 외치는 건 어불성설이라 했다. 윤 후보는 25년간 계양구에서 일했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윤철수 씨(71) 생각은 다르다. 그는 계산3동에서 구둣방을 9년째 한다. 윤 후보가 인천 토박이가 아니라 충남 보령 출신인 걸 알고 뒤늦게 놀랐다고 한다. 

이희자 씨(62)는 연고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이 후보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출마한 게 문제라며 목소리 높였다. “솔직히 계양구 주민으로서 지금 울분을 참지 못하겠어요. 지역 발전이 아닌 자기 밥그릇을 두고 싸우기만 하잖아요.” 

이 후보 지지자는 후보 능력을 가장 중시했다. 계산4동에서 만난 김진철 씨(40)는 이 후보의 도지사 경력을 높이 평가한다. 의사였던 윤 후보보다 행정가였던 이 후보가 낫다고 생각한다. 계양구 발전을 위해선 이 후보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혁 씨(48)도 같은 생각이다. 연고에는 관심이 없다. 성과를 냈던 사람이 계양구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다. 

취재하면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말을 자주 들었다.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려고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장윤정 씨(65)는 계양을에서 5회 당선된 송 전 대표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효도하던 자식이 사라진 기분이에요. 갑자기 부모한테 집 나간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우리가 뭘 잘못해서 가는 건가 싶기도 해요.” 

일부 주민은 민주당에 대한 불신으로 윤 후보를 지지했다. 조서현 씨(57)는 인천이 민주당 텃밭으로 알려져 이 후보가 출마했다면서 민주당이 순수하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다희 씨(64)는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민주당의 독주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윤 후보를 뽑아 지금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라가 송두리째 무너지면 계양도 없어지는 거야.” 

계양2동에서 만난 이지수 씨(23)는 이 후보를 지지한다. 윤석열 대통령을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의 행보가 일방적이라며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던 김현지 씨(23)는 젊은 유권자가 상황에 따라 투표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이 긴장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했다. 민주당의 성 비위 사건으로 고민이 많다면서 당이 적극적으로 쇄신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안형복 씨(58)는 민주당 지지자다. 이 후보의 능력을 믿는다. 그런데도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를 소홀히 하는 모습이 아쉽다. 지방으로 선거 유세를 다니는 모습이 걱정스럽다고 했다. 

윤 후보는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에 3번째 출마한다. 윤 후보가 운영했던 병원 앞에서 야쿠르트를 파는 신경숙 씨(57)는 민주당 지지자지만 윤 후보의 계속되는 도전을 좋게 본다. 격차가 났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박빙의 승부라고 생각한다. 

▲ 임학사거리의 선거 현수막 
▲ 임학사거리의 선거 현수막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일부 주민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신지민 씨(38)는 임학사거리에 ‘계양은 범죄자 도시가 될 예정’이라는 현수막이 걸리자 동네가 시끄러워졌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계양산전통시장 입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기철 씨(65)는 지방선거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주민 의견이 크게 반영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그는 기대도 관심도 없다며 투표권 행사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 이미쁨 기자가 이 기사를 같이 취재했습니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