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진관동 자치회관. 2층 기쁨홀은 제4투표소, 3층 지혜교실은 제11투표소다. 구파발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오후 2시, 햇볕이 따가웠다.

자치회관이 보이는 길목에 노점상이 있다. 이정 씨(54)가 야채와 수산물을 판매했다. 사전투표를 했다. 오전 8시부터 장사한다. 평소에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오늘은 가족 단위로 회관을 방문하는 찾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지난 대선 때도 여기 있었다며 달라진 투표소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번에는 오후가 돼야 북적였는데 이번에는 오전 10시부터 투표소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젊은 유권자가 많아진 모습도 차이점.

선거사무원 최은주 씨(51)는 많은 분이 투표하러 오면 좋겠다면서도 정신이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에 익숙해서인지 투표소를 잘못 찾은 주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자가 최 씨와 대화하는 중에도 주민 1명이 잘못 왔다가 돌아갔다.

▲ 진관동 자치회관 투표소
▲ 진관동 자치회관 투표소

류인석 씨(64)의 선택 기준은 경제를 살릴 후보. 차기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점도 경제 회복이다. “다른 것은 다 접어두고 경제가 1순위죠.”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박민우 씨(40)는 취재를 요청하자 집값 문제를 언급했다. 앞으로 삶에 필수적인 부분과 관련한 정책은 오락가락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선이 처음이라는 조원욱 씨(20)는 공약을 보고 투표할 후보를 정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비리 없이 깨끗한 정치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양동근 씨(62)를 자치회관 근처 횡단보도 앞에서 만났다. 출구조사를 하냐며 먼저 말을 걸었다. 그는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며 투표했다. 국가 경제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 당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대통령에게 바라는 한 가지를 물었다. 도덕성을 꼽았다. 지지자뿐만 아니라 후세에게도 존경받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종훈 씨(27)는 선거 기간, 문재인 정부에 실망해 후보를 정하기 어려웠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청년의 경제적 활동이 어려워졌다는 점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청년이 긍정적인 미래를 생각하는 나라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표를 던졌다.

자치회관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은평메디텍고가 나온다. 1층 급식실은 제6투표소, 진로체험실은 제7투표소다.

일반 유권자 투표 마감 1시간을 앞둔 오후 5시. 투표소 앞은 한산했다. 30분이 지나서야 급하게 들어가는 주민들이 보였다.

▲ 박지후 씨
▲ 박지후 씨

박지후 씨(39)는 은평구의 대형 병원에서 일한다. 투표할 후보를 고민 없이 정했다. 많은 점을 바라지 않는다, 깨끗하고 투명하게 정치를 하면 좋겠다고 말하고 떠났다.

한태수 씨(63)는 투표소 앞에서 주민을 안내했다. 지난 대선에도 선거사무원으로 일했다. 오후 5시 50분이 되자 선거사무원들이 방역복을 입고 나왔다. 한 씨도 방역복을 입었다. “확진자도 투표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불편함과 두려움을) 감수하고 주민들을 안내하려고 한다.”

▲ 한태수 씨가 방역복을 입기 전(왼쪽)과 후
▲ 한태수 씨가 방역복을 입기 전(왼쪽)과 후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