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오전 6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 금양초(효창동 제2투표소) 정문으로 들어가 오른쪽을 보면 급식실이 있다. 불이 환하게 켜졌다. 선거사무원 4명은 “투표하러 왔냐”며 취재팀을 맞이했다.

60대 부부는 두꺼운 옷을 입고 털모자를 썼다. 남편 오 모 씨와 부인 김 모 씨는 ‘나라 교체’를 위해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았다고 했다. 지금은 “모든 게 엉망”이라면서 전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힘줘서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이 부부는 부동산 정책과 세금 문제 때문에 타격을 받았다. 오 씨는 이번 대선을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라고 평가했다. 후보의 자질과 배우자 논란까지 문제가 많다고 본다.

주민들은 지지하는 후보를 말하기 조심스러워했다. 후보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사람은 없었다.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도 대부분은 이름과 나이를 알려주지 않았다.

20대 딸과 함께 투표소를 나오던 황 모 씨(57)는 덜 나쁜 사람에게 표를 줬다고 밝혔다. 여야 대선 후보 모두 흠이 많고 정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특히 유력 후보가 실현 가능성이 없는 정책을 남발한다며 분노했다.

모자를 쓰고 걸어가던 한의웅 씨(82)는 “여대야소가 되면서 민주당 독재 중심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수처 설치와 원전 폐쇄 문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후보의 도덕성을 중시했다. 자기 돈만 챙기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 효창동 제2투표소(금양초)
▲ 효창동 제2투표소(금양초)

용산고(용산2가동 제4투표소)로 향했다. 정문에서 약 200m 떨어진 강당에서 투표한다. 70대 여성은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인데 당연히 해야죠”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은 나라가 너무 어수선하다며 이를 바로 잡을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모 씨(53)가 20대 딸과 함께 투표소를 나왔다.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면 안 될 사람이 되면 사는 게 힘들어질까봐 나왔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지 얼마 안 된 사람보다 그동안 해온 게 있는 후보를 뽑는 게 나라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용산고 앞 횡단보도에서 65세 여성이 신호를 기다렸다. 선거사무원 명찰을 목에 차고, 한 손에는 핫팩을 들었다. 자신은 사전 투표에서 정치를 잘하는 사람에게 표를 던졌다, 거짓말과 도둑질하지 않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란색 스카프를 목에 두른 권 모 씨(72)는 말 안 하고 싶다면서도 “후보들이 다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지도자가 ‘바른 인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 19로 많이 힘들어진 지금은 경제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 남세희 씨(왼쪽)가 기자와 대화했다.
▲ 남세희 씨(왼쪽)가 기자와 대화했다.

400번 버스를 타고 숙명여대로 향했다. 선거사무원 남세희 씨(20)를 숙명여대 근처에서 만났다. 한 손에는 주황색 김밥 봉지를 들었다. 점심시간에 잠시 외출했다고 말했다.

남 씨는 청파동 주민센터에서 투표자를 안내한다. 오후 6시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오면 남 씨는 1시간 반 동안 방역복을 입고 일한다. 연장 근무 수당은 15만 원.

오후 5시 반. 일반 유권자 투표 마감을 30분 앞두고 선린인터넷고(청파동 제5투표소)를 찾았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도착하기 30분 전. 체육관 입구의 선거사무원 3명이 방호복을 입었다.

오토바이 1대가 오후 5시 45분경에 도착했다. 남편이 아내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와서 투표하도록 했다. 아내가 투표를 나와서 다시 오토바이에 앉아 남편의 허리를 잡았다. 부부는 웃으며 나갔다.

이후 확진자가 계속 도착했다. 5명 중 3명은 마스크를 두 겹씩 착용했다. 오후 5시 55분에 도착한 20대 여성은 6시까지 체육관 밖에서 기다렸다가 입장했다. 방역 당국이 보낸 문자를 보여주고 투표소에 들어갔다. 

▲ 용산구 주민 이야기
▲ 용산구 주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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