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오브서울의 <서울 C1팀>은 2월 25일, 26일 서울 구로구 오류1동에서 유권자 47명을 만났다. 일부는 지지할 후보를 정했고, 일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김미제 씨(56)는 CU 오류현대점 점장이다. 취재팀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정치에 관심이 많다며 흔쾌히 수락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자다.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후보를 지지한다.

그는 전북 임실 출신이라 지역색이 어느 정도 작용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인 된 후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전망하냐고 물었다. “사람이 잘해서만 되는 게 아니고 밑에 있는 사람이 잘 받쳐주고 (그래야지). 사실 그 사람이 정치하는 건 아니잖아요.”

은행 앞의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60대 박상숙 씨를 만났다. 오류1동에 10년 넘게 산다. 그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검찰 출신인 게 마음에 든다. 때가 안 묻었다”라고 답했다.

횡단보도를 지나다가 식사하고 나오는 서비스업 종사자 이보경 씨(28)를 만났다. 오류1동에 거주한다. 지난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부동산 정책이 잘못됐다며 정권교체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영업 제한으로 매출이 급감해 타격이 크다고 했다. 윤 후보에게 아쉬운 점이 있냐고 했더니 “실무적인 능력이 좀 낮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힘을 지지하는 거지, 윤 후보를 지지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오류1동 행복주택 앞에서 장유진 씨(25)를 만났다.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한다. 최저임금이 올라 생활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정부가 방역 조치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대선에 대해 묻자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낮춰서 대화하자고 했다.

장 씨는 마음으론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지지한다. 한 명의 여성으로서 여성이 잘사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사표를 염려한다. 이재명 후보도, 윤석열 후보도 싫지만 심 후보를 뽑았다가 윤 후보가 당선되는 게 가장 싫다고 했다.

“내 한 표 때문에 이와 윤이 벌어질까 고민이에요. 친구들도 다 이걸로 고민하던데요?” 윤 후보에게 표를 주기 꺼리는 이유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고,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없고, 여성 차별적인 발언을 하기 때문이다.

장 씨는 사생활 문제가 아쉽지만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능력을 인정받았으니 국정운영은 윤 후보보다 나을 거라 예상했다. 이어 정부의 국정운영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코로나 19 방역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다온신협 앞, 정 모 씨(70)가 작업복을 입고 바삐 걸어갔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실업자가 많아졌다며 선택을 후회했다. “내가 경상도인데도 뽑아놨더니….” 정 씨는 투표장에 들어가는 3월 9일에 마음을 정할 생각이다.

수도권 지하철 오류동역 앞에서 20세 남학생 4명을 만났다. 서로 “얘는 해줄 거예요”라고 미루더니 2명이 도망갔다. 이 모 씨(20)는 오류1동에서 계속 살았다. 올해가 첫 대선 투표.

토론은 본 적 없지만 공약은 살펴본다. 그는 후보를 정하지 못해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마음이 가는 후보를 묻자, 역 앞에 펄럭이는 현수막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허경영 뽑으려고요. 1억 준다길래.” 허 후보의 호탕한 성격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친구 이동섭 씨(20)는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중에서 고민 중이다. 이 후보는 경기도 지사, 윤 후보는 검찰총장을 지냈으니 능력이 비슷하다고 했다. 인성은 둘 다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이 씨는 대통령이 돼서 경제적 성장을 이룰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 강풍주의보로 아파트와 주택가를 돌아다니는 주민이 거의 없었다. 
▲ 강풍주의보로 아파트와 주택가를 돌아다니는 주민이 거의 없었다. 

강풍주의보가 2월 26일 발령돼 주택가 도로에 주민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동부골든아파트로 향했다. 1236세대가 산다고 한다.

60대 김 모 씨가 눈에 들어왔다. 거동이 불편해 전동휠체어를 탔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있냐고 물었다. “안 해. 기권~.” 전에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지금은 문 대통령도, 대선 후보도 다 마음에 들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아파트 근처를 1시간 정도 돌자, 공원 운동기구에서 허리를 돌리며 스트레칭을 하는 60대 이 모 씨가 보였다. 걷기가 힘들어서 선거하러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만약 투표할 수 있다면 누굴 뽑을 거냐고 물었다. 이 씨는 “늙은이가 뭣을 알겠어”라며 되물었다.

언덕에서 내려와 점포가 많은 곳으로 갔다. 붕어빵 장사를 하는 중국인 손정정 씨(35). 21살에 결혼해서 한국에 왔다. 시어머니와 함께 40년째 붕어빵을 판다.

그는 살기 힘들다고 푸념했다.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묻자 가게는 지원금을 받지만 노점상은 아니라며 “가게가 부러워요. 우린 가게 못하니까”라고 말했다. 자신은 투표권이 없지만 남편과 시어머니가 알아서 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 오류1동 주민 이야기
▲ 오류1동 주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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