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동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만난 양승국 씨(68)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1동의 옛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블루밍푸른숲’ 아파트 자리에 복숭아꽃이 가득 폈다고 한다.

스토리오브서울의 <수원 C2팀>이 2월 20일 갔을 때, 양 씨는 부동산 중개업소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1980년 이전에, 즉 화서시장이 생기기 전에 화서1동은 전부 논이었다고 한다.

부동산 중개업소 주인은 수원이 원래 보수를 지지했던 도시라고 했다. “보릿고개 없어진 게 박정희 덕분이었어.” 경제를 발전시킨 박 전 대통령이 그들에게는 영웅이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진 후보가 경기 수원(병)에서 당선됐다. 전까지는 보수의 텃밭이었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이전 한나라당 소속으로 1998년부터 2014년까지 5회 당선됐다.

손재규 씨(83)는 화서1동에서 60년을 보냈다. 같은 세대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로 기울었다고 했다. 정치나 행정 경험은 적지만 주관대로 하겠다는 믿음이 있었다. 당 대표 및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화합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꽤 하네’라고 생각했다.

건축공사비 적산사 조규찬 씨(59)는 화서1동에서 30년을 살았다. 수원에 들어올 때, 수원역과 터미널에서 진입하는 첫 번째 동네라고 했다. 집값이 낮아 옛부터 타지인이 많았다.

화서시장 자리에는 복개천이 있었다. 전라도에서 올라온 주민들이 거기서 노점을 했다. 먹고살기 힘든 이주민은 똘똘 뭉쳤다. 화서1동에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이유라고 했다.

▲ 화서1동 주택가 
▲ 화서1동 주택가 

전명식 씨(73)가 주택가 앞 편의점에서 담배를 피웠다. 화서1동 주민의 70% 이상은 정당을 보고 뽑는다고 말했다.

집값이 오른 이번 정권이 마음에 안 들지만 정권 교체는 필요 없다고 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다고 바뀔 게 없다고 생각한다. 전 씨는 20대 총선에서 김 의원에게 투표하라고 친구들을 설득했다. “그 양반이 여기에서 고생 많이 했거든. 늦게까지 행사 다니면서.”

50대 중반 최봉만 씨가 담뱃불을 붙이면서 다가왔다. 그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못 미더웠다. 검사 출신이기 때문이라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김성규 씨(63)는 화서1동에 온 지, 올해가 3년이다. CU편의점 앞에서 만났을 때, 그는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했다. 그는 윤 후보가 현 정부에 맞선 모습을 비판했다. “칼로 성공한 사람은 칼로 망한다.” 옆에 있던 이용철 씨(63)는 오늘따라 말을 예쁘게 한다며 웃었다.

최정현 씨(57)가 한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다가왔다. 김성규 씨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냐고 물었다. 최 씨는 윤 후보의 ‘강골 검사’ 이미지가 싫다고 말했다. “전두환 시대를 지나온 서민들에게는 (윤 후보에게) 좀 거부감이 들지.”

▲ 화서1동 주민들이 취재팀이 이야기하는 모습 
▲ 화서1동 주민들이 취재팀이 이야기하는 모습 

거리가 한산했지만 어느 가게는 시끌벅적했다. 동네 골목의 닭발 가게. 후보를 두고 싸우는 소리가 문밖에서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라경희 씨(76)는 배추를 절이던 중이었다. 한쪽 테이블에 치우지 않은 그릇이 보였다. 김춘성 씨(63)와 박종배 씨(63)는 마주 앉아 막걸리를 마셨다.

라 씨는 화서1동에서 60년 넘게 살았다. 손님 대부분이 지지 정당을 바꿨다고 했다.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말이 많다고 한다. 현 정부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이야기를 듣던 김춘성 씨는 당을 바꿔도 똑같다며 막걸리를 마셨다. 라 씨는 그래도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반박했다. 맞은편의 박 씨는 정부가 잘하지 못해서 민심이 변한다고 말했다.

주택가에서 만난 이재남 씨(85)도 정권교체를 원한다. 정부 예산을 풀지만 시민에게 돌아올 세금이었다. 인심을 쓰는 듯, 베푸는 식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70대 장 모 씨는 잘못 배송된 선거공보물을 우편함에 넣었다. 동네 사람과 이야기하면 현 정부를 모두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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