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밍푸른숲아파트(블루밍아파트)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1동에서 가장 많은 가구가 산다. 1744세대. 수도권 지하철 화서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20여 분 거리.

스토리오브서울의 <수원 B4팀>은 2월 26일 블루밍아파트 입구의 편의점에 들어갔다. 직원에게 손님이 많이 오는지 물었다. 직원 김상섭(26) 씨는 아파트가 바로 앞인데도 손님이 적다고 했다.

그는 나무위키(namuwiki)에서 대선 후보를 검색해 정보를 얻는다. 포털 기사의 댓글은 잘 보지 않는다. 편향적인 댓글이 많다고 느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TV토론이 2월 21일과 25일에 있었다. 김 씨는 포털과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몇 번 봤지만 집중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좀 봤는데, 부정적인 뉴스가 많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좀 기피해요.”

김 씨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눈여겨본다. 포스터에 나온 ‘과학경제강국’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후보를 평가할 때는 인성을 고려한다. 김 씨는 중도 보수 성향. 보수 정당 후보에게 인성 논란이 없었다면 계속 지지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에는 안 후보가 도덕적인 부분에서 자유로운 것 같다고 했다.

취재팀은 화서1동이 역대 대선에서 족집게 지역이자 초접전 지역이라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김 씨는 6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했다. 나무위키에서 화서동의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설명을 봤다며 요즘에는 젊은 세대가 많이 들어와 바뀌는 것 같다고 답했다.

“여기는 공사 중이고, 이쪽으로 쭉 가면 또 있어요.” 편의점 주변에서 취재한다고 했더니 김 씨는 담배 상자에 약도를 그리며 주변의 편의점 위치를 알려줬다.

▲ 주택가 사이로 보이는 블루밍푸른숲아파트
▲ 주택가 사이로 보이는 블루밍푸른숲아파트

김 씨가 말한 곳으로 향했다. 아르바이트하는 박유리 씨(23)에게는 이번이 첫 대선이다. TV토론을 봤는지 물었더니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어서요”라고 말했다.

그는 뉴스보다는 1분 이내로 정보를 짧게 전달하는 영상을 주로 본다. 뉴스에 관심이 많은 친구에게서 소식을 듣기도 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성평등 정책 그리고 군 인권 관련 공약에 답변을 거부한 일에 대해 친구들과 최근 얘기했다. 페이스북의 글과 사진을 보고 알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 뽑으면 완전 조선 시대로 돌아가는 거라고 얘기했죠.”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좋겠는지 물었다. 박 씨는 똑똑한 사람이어야 한다며 정치하는 데는 착한 것보다 나라를 잘 굴리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재난이나 사건이 생기면 신속하게 대응하기 바란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범죄에 더 엄중하게 벌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물어볼 거 다 물어보세요.” 취재팀이 멀리서 왔다고 하자 박 씨는 대화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정치인 비리, 특정 강경 세력의 이미지로 인해 20대에게 정치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긴 점을 안타까워했다.

편의점에서 나온 뒤에 손님 5명이 오갔다. 그중 박태원 씨(76)는 화서1동에서 15년 동안 살았다. 경기 안양에서 종친회 회의를 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는 대통령감이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거짓말을 잘한다, 젊은 세대가 돈을 준다는 공약을 세세하게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빚이 얼마인지 알아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을 거론하며 지금 돈을 마구 주면 청년이 나중에 정말 살기 힘들어진다고 비판했다.

“왜 윤석열이는 말을 못 해. 나는 그놈도 별로라고 생각하고. 안철수는 너무 정치계를 몰라. 문재인이하고 합친 게 실수야. 꿋꿋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심)상정이 보다도 못 해.”

박 씨는 2월 21일 거실의 TV에서 토론 화면이 나오자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SBS 예능 프로그램 ‘골때리는 그녀들’을 시청했다. “차라리 그게 더 편해요.” 거짓말하는 후보를 보는 것보다 마음이 건전해진다고 했다.

그는 30년 동안 여고에서 체육을 가르쳤다. 명예퇴직하고 일본에서 9년 동안 지냈다. 평소에 유튜브나 신문을 보지 않아 대선과 정치 소식은 종친회 회원이나 학교 후배에게서 듣는다.

지인과 만나서 대선에 관해 주로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물었다. 박 씨는 간단하게 말했다. 깜이 없다, 그래도 윤석열이가 낫다, 된다는 보장은 없다….

아파트에 입주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현욱 씨(29)도 TV토론을 보다가 말았다. 지난해 이준석 씨가 국민의힘 대표에 당선되면서 대선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가 싸우는 모습을 자주 봤다.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싸우니까 (TV를) 껐죠.”

정 씨는 토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말을 잘한다고 느꼈다. 이 후보는 언변은 뛰어나지만, 미꾸라지처럼 피해 가는 모습이 있다며 불리한 내용에 대답을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후보는 말을 못 한다고 느꼈다.

평소에 지지하는 정당이 있는지 물었다. 원래 중도적인 편이라며 어떤 기준을 가지고 후보를 고를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냥 안철수나 뽑을까.” 정 씨는 뽑을 사람이 없다며 이렇게 얘기했다. 

▲ 김정희 씨(왼쪽)가 취재팀과 대화하는 모습
▲ 김정희 씨(왼쪽)가 취재팀과 대화하는 모습

박 씨와 대화를 나눴던 편의점에 취재팀은 2월 25일과 2월 26일, 두 번 들렸다. 점주 김정희(59) 씨는 대선과 관련한 콘텐츠를 많이 접한다.

그는 나라 살림을 잘 챙길 줄 아는 후보에게 투표하려고 한다. 정당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당 후보 모두 단점이 있다고 했다. 안 후보와 심 후보는 힘이 없어서 자신의 표가 중요한 표가 되지 않을 거라고 걱정했다. 혼자서 공약을 찾아보며 공부하는 편이다.

“알려고 하면 알 수 있잖아요. 판단할 수 있는 게 좀 주어졌다는 거죠. SNS, 방송, 언론 그런 게 예전에는 많이 치우쳐져서 볼 수 있는 게 한정돼 있었는데, 지금은 여러 과정을 통해서 정보를 접한다는 거죠. 예전에는 그런 게 보이지 않으니까 그냥 막 밀고 나갔는데, 요즘에는 그만큼 정보를 주는 루트가 다양해졌죠.”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