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오브서울의 <수원 B3팀>은 2월 2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화서1동에서 주민 45명을 만났다. 대부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우리 지사님’이라고 불렀다. 경기도정을 3년간 책임졌던 이 후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래된 연립주택 사이의 골목을 걸으면 꼭대기에 아파트가 나온다. 약 1800가구가 산다. 후문의 편의점 앞에서 김광국 씨(51)를 만났다. 인터뷰 요청에 손사래를 치며 가려다가 학생기자라는 말에 걸음을 멈췄다. 가벼운 등산복 차림. 이런 인터뷰를 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 했다.

그는 다음 대통령감은 이 후보라고 소리 높여 말했다. 해방 이후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한 점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라며, 추진력 있게 해결할 사람은 이 후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겠다고 했다. “심지어 이민을 갈 까 고민했어요. 그 정도예요.”

도민에게 나눠준 재난기본소득이 이 후보의 행정 능력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 후보는 2020년 3월 전국 최초로 도민 전체에게 1인당 10만 원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했다.

김 씨는 열성적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다. 자신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이라며 김영삼 정부 이후부터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를 다룬 재판도 방청했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유리한 증거는 채택하지 않고, 재판부가 중간에 갑자기 바뀌었다며 흥분했다. “학교에서 모의재판을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는 인터뷰 내내, 시민이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해서 투표를 포기하면 민주주의에 치명적이라고 본다. 선거가 뭐냐고 그는 취재팀에게 질문했다. 나라 수준을 보려면 지도자를 보라고 했다.

그는 진심과 진실성을 마음에 품고 언론인이 되길 바란다고 취재팀에게 말했다. 인사를 나누고서도 몇 번이고 뒤돌아서 꼭 투표하라며 떠났다.

▲ 김광국 씨(오른쪽)가 취재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광국 씨(오른쪽)가 취재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파트 후문에서 정향미 씨(51)를 만났다. 이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을 인정했다. 다른 후보보다 정책 이해도가 높다고 본다. 경기 성남시장으로 8년간 일하고 도지사를 역임했기에 믿음이 간다고 했다.

주민들은 집에 아이가 있어 빨리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동료와 건빵을 먹던 이주상 씨(43)를 만났다. 그는 수원 영통구의 매탄동에 산다.

지지 후보가 있냐고 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 ‘1번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도지사 시절의 행정 처리가 마음에 들었다. “딱 치고 나가는 결단력 있는 사람이잖아요.” 문재인 정부는 70% 잘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값이 너무 많이 오른 점은 아쉽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행정 실무 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보통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아는 게 없어서….”

이주상 씨는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 청년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랐다. 일자리가 점점 줄어 청년이 취업하기 힘들다고 했다. 청년 일자리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 청년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그는 고생한다며 건빵과 소시지를 취재팀에게 건넸다.

모두가 ‘우리 지사님’을 말하지는 않았다. 택배원 이경희 씨(52)는 화서1동에 10년간 살다가 지금은 정자동에서 산다. 화서1동 바로 옆이다. 어떤 후보를 뽑을 계획이냐고 했더니 난감하다며 웃었다.

두세 번 물었더니 이재명 후보에게 좀 마음이 간다면서도 “그냥 너무 뽑을 사람이 없다”고 했다. 19대 대선에서는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했다. 노동자 편에 서는 정의당 모습이 마음에 와닿아서다. 이번에는 사표가 될까 심 후보를 뽑지 못하겠다고 했다.

올바르고, 정직하고, 없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이 씨는 희망한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든 미래가 바뀐다고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런 사람을 이제껏 선거에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녀와 함께 편의점을 들른 김 모 씨(63)는 인터뷰 요청에 짧게 응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지지한다. 이유를 묻자 단번에 ‘정권 교체’라고 답했다.

“그냥 (기호 1, 2번) 둘 다 똑같아. 둘 다 똑같은데 정권을 바꿔야 돼서 그래.” 손녀가 편의점 문을 열고 나갔다. 김 씨는 아이 때문에 가야 한다며 급하게 발을 뗐다.

▲ 김태은 씨(오른쪽)가 취재팀과 이야기하는 모습
▲ 김태은 씨(오른쪽)가 취재팀과 이야기하는 모습

해가 떨어졌다. 취재팀은 골목에서 화서역 쪽으로 갔다.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버스로 이동했다. 화서역 근처 편의점에서 직장인 김태은 씨(36)를 만났다. 화서1동에서 1년 반 정도 살았다.

그는 대통령을 뽑을 때,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설득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본다.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면 뭔가 우리가 손해를 본다든지, 아니면 누군가의 로비 같은 것을 통해서 특정 집단의 이득을 몰아주기 위해서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식으로 비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게 아니라면 더 아니라는 설명을 자주 해서 화합을 이루게 하면 좋겠어요. 갈수록 갈등만 심해지는 것 같아서요.”

김 씨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다. 이번에는 그러지 못하겠다고 했다. 5년간의 국정 운영이 실망스러워서다. 문재인 정부가 잘한 점을 꼽아달라고 하자, 떠오르는 게 없을 정도로 아쉬웠다고 답했다.

“국회 같은 경우도 여권이 180석을 확보하면서 대통령과 강력하게 정책을 추진할 힘이 되게 밀어줬잖아요. 그런데 사실 결과가 만족스러웠나 하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정권 교체를 희망하지는 않는다. 어떤 후보에게 표를 줄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TV 토론을 시청했는데 후보 모두 마음이 급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효과적인 정책은 나오지 않았다며 대선의 피로감을 호소했다.

▲ 화서1동 주민 이야기
▲ 화서1동 주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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