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오브서울의 <안양 B1팀>은 2월 22일 오후 1시, 수도권 지하철 안양역에 내렸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의 안양 4동에 가려고 1번 출구로 나갔다.

영하 8도. 안양역 광장을 지나 5분 정도 걸었더니 안양 1번가가 보인다. 여기가 끝나는 지점부터 양화로까지가 역대 대선의 족집게 지역이자 초접전 지역인 안양 4동이다.

▲ 안양역 앞에 선거 현수막이 보인다.
▲ 안양역 앞에 선거 현수막이 보인다.

취재팀은 편의점을 주로 취재하기로 했다. 오가는 발길이 많고, 특히 2030 연령대가 많이 이용하는 점을 고려했다.

안양 1번가 끝에 다다를 무렵, 청년 2명이 보였다. 한 손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한 손은 패딩 주머니에 넣었다. 말을 걸자 당황한 기색이었다. 바쁘다고 손사래를 치는데, 같이 따라가며 얘기했다.

둘은 29살 동갑내기 친구다. 오 모 씨와 구 모 씨. 대선에서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지 못했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한 명도 없냐고 묻자 오 씨는 머뭇거리며 “원래는 홍준표를 뽑고 싶었어요”라고 답했다. 구 씨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후보로 나왔으면 했다.

구 씨는 정부의 코로나 19 정책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초기에 확실히 잡았으면 이 정도까지 안 오지 않았을까요”.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증가를 못 잡아서 문제라고 말했다.

큰길로 돌아왔다. 코트 차림의 신호용 씨(30)가 지나갔다. 그는 “네, 그러세요”라며 취재에 흔쾌히 응했다. 정치와 대선에 관심이 많은 듯했다.

신 씨는 안양에서 요식업을 한다.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뽑을 예정이다. 원래는 민주당 지지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소상공인 퍼주기 정책에 반대해 생각을 바꿨다. “소상공인한테 막 퍼주잖아요. 어쨌든 그게 제가 나중에 다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는 말이죠?”

안철수 후보를 뽑고 싶었지만 사표 만들기가 싫어 윤 후보를 밀기로 했다. “과학, 경제 등 다양한 분야를 잘 아는 안 후보가 윤 후보와 단일화해 나왔으면 했는데 그러지 않아 아쉽죠.” 이재명 대신 이낙연, 윤석열 대신 홍준표가 나왔으면 결정이 한결 쉬웠을 것 같다고 했다.

▲ 조진희 씨(오른쪽)가 취재팀과 이야기하는 모습
▲ 조진희 씨(오른쪽)가 취재팀과 이야기하는 모습

바람이 세게 불어 거리에서 취재하기 어려워졌다. 취재팀은 근처 오피스텔로 향했다. 조진희 씨(28)가 이마트24에서 맥주와 음료수를 사서 나왔다.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조 씨와 룸메이트는 모두 안철수 지지자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리라 생각하지만 뽑고 싶은 마음은 안 든다. 안 될 것 같은 안 후보를 왜 지지하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가능성이 낮은 사람을 뽑는 몇 명이 모이면 지지율이 높아질 수 있으니까요.”

그는 선거 공약을 잘 지키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했다. 후보 공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공약은 허경영이 제일 좋긴 하죠. 지켜질 수 있는 공약을 고르면 안철수요.”

자영업을 하는 67세 여성은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중에서 고민이다. 그러나 윤 후보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지금도 대출 이자 때문에 농협에 왔다 가는 길이에요. 아유, 힘들어 죽겠어요.”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 매출이 줄었다. 영업 제한 때문이다.

73세 여성은 무조건 윤석열 후보라고 말했다. “윤석열 찍어야죠. 이번엔 정권 교체 꼭 해야 해요.”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세금 정책에 반대했다. 세금 폭탄 때문에 힘들다며 부동산 규제가 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피스텔에 사는 정하늘 씨(35)는 뽑고 싶은 후보가 없다. 누가 당선될 것 같은지 묻자, 그래도 윤석열 후보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정 씨 남편의 추측이다. “이대로 흘러가지 않을까요”라며 정 씨는 미소를 지었다.

중앙시장 뒷골목을 걷는데 “그러니까 이번 선거가 중요하다는 거야. 그래서 투표를 해야 되는 거야”라는 말이 들렸다. 취기가 오른 듯, 남성 2명이 정치 이야기를 나눴다. 누굴 뽑을지 묻자 1초도 안 돼 둘이 입을 모아 말했다. “이미 결정했어. 이재명이지.”

정치 유튜버라는 1명은 인터뷰를 피했다. 황 모 씨(65)가 주로 말했다. 그에게 대통령은 국민을 잘살게 하고 공평하고 국가를 재건하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어느 당이 법 제정을 하더라도 무조건 반대하면 안 돼. 반대했다가 또 그게 틀렸다 싶으면 교묘하게 말을 돌린다? 딱 짚으면 국힘당(국민의 힘)이 그래.”

황 씨는 인터뷰 내내 국민의힘을 한나라당과 섞어서 불렀다. 국민의힘의 역사는 ‘교활한 역사’라고 했다. 진보 정권이 좋은 제도를 만들려고 하면 보수가 훼방만 놓는다며 불만이 많다.

문재인 정부 5년이 만족스러웠는지 묻자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보다 백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국제기구와 언론서 이미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 주민들의 이야기
▲ 주민들의 이야기

 

▣ 유현승 기자가 이 기사를 같이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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