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1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청년들이 바라보는 중국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중국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현재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나라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을 싫어하고 위협으로 느끼는 심리가 만연한 건 이해가 되지만, 다소 비합리적인 정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2월 셋째 주 주말의 늦은 밤 대화하고 있는 이들은 ‘시민의 소리’ 패널단이다. 기자단은 작년 7월부터 시민을 선거의 주역으로 만들기 위한 ‘시민의 소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두 달의 준비 기간을 거친 9월 초, 목소리를 내어줄 시민 패널단을 꾸렸다. 온라인 모집을 통해 시민 80명(2월 26일 기준)이 모였다. 초창기 6명이었던 기자단은 현재 10명이 활동하고 있다. 

▲시민의소리 패널단이 대화를 나누는 카톡방 캡쳐본
▲시민의소리 패널단이 대화를 나누는 카톡방 캡쳐본

시민의 소리 패널단은 20대 청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20대가 81%, 30대가 8%로, 21세부터 33세까지 있다. 20대 중에서도 95, 96년생이 각각 1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프로젝트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전 국민이 대상이어야 했지만, 청년으로 구성된 기자단이 온라인으로 접촉할 수 있는 대상은 한계가 있었다. 

패널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직업은 크게 4가지다. ▲대학생 ▲대학원생 ▲직장인 ▲취업준비생이다. 이 중 대학생이 39%로 가장 많다. 대학원생은 24%, 직장인은 16%, 취업준비생은 11%로 뒤를 이었다. 

성별 구성은 남성 58%, 여성 32%, 무응답 8%다. 남성은 20~30대 전반적으로 분포해 있지만, 여성 패널은 모두 20대다. 

현재 패널 대부분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가장 높은 분포를 보인 지역은 서울(63%)이며, 경기도(17%)가 두 번째였다. 이외에 대전은 4%, 인천·세종·충북·울산·경북·대구는 1%다. 앞서 언급된 곳을 제외한 지역은 아직 패널단에 없다. 

▲시민의 소리 패널단 통계
▲시민의 소리 패널단 통계

패널단 활동은 기본적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이뤄진다. 프로필 사진과 닉네임을 통해 익명성을 보장하고 있다. 익명 채팅을 택한 이유는 개인적, 사회적 위협 없이 활발하게 논의하기 위해서다. 논의와 의제를 기사로 옮길 때는 실명으로 처리한다. 

6개월간 패널들은 정기적인 대화를 나눴다. 지금까지 고발 사주·대장동 등 대선 후보의 각종 의혹과 행보, 대선 보도, 차기 대통령의 과제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패널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밝혔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토의는 저녁 시간에 가장 활발했다. 기자단은 대학(원)생과 직장인이 활동을 마무리하는 오후 6시 이후에 주로 질문을 던졌다. 질문이 주어진 시간부터 오후 11시까지, 늦게는 새벽까지도 대화가 이어지곤 했다. 아침에도 대화가 있었지만, 저녁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았다.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을 활용한 온라인 토의도 진행했다. 기자단이 발제하면 패널은 해당 주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히고 대화하는 방식이었다. 패널은 오픈채팅방 닉네임 또는 실명으로 참여할 수 있었으며 카메라는 자유롭게 켜고 끌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진행한 첫 토의는 ‘취업, 그 어려움에 대해’라는 주제로, 자원한 패널 6명과 기자단이 약 한 시간 동안 대화했다. 온라인 모임은 ‘청년과 집’을 주제로 한 차례 더 진행됐다.

기자단은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대선 의제 3가지를 조사했다. 패널을 포함한 100인이 참여한 결과, 1위는 부동산, 2위는 일자리, 3위는 기후였다. ‘청년이 말하는 청년 정책’에 대한 토의도 세 차례 진행해 청년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았다. 

최근에는 ‘2030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과 ‘청년들이 말하는 대선 의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선거가 치러지기 전, 해당 내용의 기사가 게재될 예정이다.

패널 김준현 씨(27)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관점을 확장하기 위해 패널단에 참가했다. 김 씨는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지혜를 모아나갈 수 있는 시간이 돼 즐겁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기자단은 시민의 소리 패널단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현재 20대 수도권 대학생에서 확장된, 다양한 범주의 ‘시민’을 모을 계획이다. 이번 대선 논의에 그치지 않고, 다가올 지방선거까지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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