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아=대선을 20일 앞두고 시민을 만났다. 가장 먼저 시장을 찾았다. 눈이 마주친 상인에게 말을 걸었다. 대화하다가 상인이 눈물을 흘렸다. 코로나 19 장기화로 인한 그동안의 어려움을 생각하면서다. 상인의 속내에 비해 기자의 질문, 선거철 시장을 찾는 정치인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다음 날에는 다른 가게에 들렀다. 기자는 그곳에서 라면을 두 봉지 먹었다. 주인이 끓여줬다. 그는 남에게 해주기를 좋아하는 편이라고 했다. 대선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없다고 했다. 장난으로 지난 선거에는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투표하러 가면 얼마 줄 건데? (웃음)”

김현호=정해진 기간에 취재원 1000명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지만 최대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목표에 수렴하도록 하겠다.

남동연=대선 취재를 하는 기자가 몇이나 될까. 학생 기자임에도 대선 취재를 맡게 돼 기대가 크다. 또한 초접전, 족집게 지역을 돌며 단순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유권자의 생각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 열심히 발로 뛰며 귀담아듣고 사실만을 쓰겠다.

민경연=수치로 나타날 한 번의 선택을 위해서 얼마나 복잡한 생각을 거쳤을까. 고민 끝에 하나를 선택한 이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이도 있었다. 이유는 모두 달라도 고민의 밀도만큼은 똑같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표면에 드러나면 변화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무미건조한 숫자 아래 숨겨진 목소리를 듣는 그런 기자가 되겠다.

배지현=주권재민의 원칙. 그 당연함이 일반 대선 보도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3월 9일까지 유권자의 목소리를 담아보겠다고 다짐한다. 발로 뛰겠다.

▲ 취재팀이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주민 채창수 씨와 이야기하고 있다.
▲ 취재팀이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주민 채창수 씨와 이야기하고 있다.

서정윤=한파 특보가 내려진 2월 16일, 오류시장 근처에서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어느 가게 주인이 말했다. “추운데 일단 들어와서 얘기해요.” 여덟 번만이었다. 핫팩과 수첩, 볼펜 한 자루를 들고 아침부터 길거리를 서성였지만,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사람은 없었다. 어렵게 들은 만큼 유권자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다루겠다. 여론조사에서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속 깊은 이야기를 듣고 오겠다. 사람 냄새나는 기사를 쓰겠다.

손민익=궁금했다. 기자란 무엇인가. ‘기자란 ○○이다’ ‘기자란 ○○ 하는 사람이다’라는 정의를 내리는 답을 찾으려는 의도가 아니다. 그저 무슨 일을 하며 지내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다. 몸으로 직접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취재원 1000명을 만나는 목표를 세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선 이건 알 수 있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작업과 취재원을 확보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서툴지만 남은 기간에 최선을 다하겠다.

신다혜=현장에 답이 있다. 유권자 1000명을 만나 우리나라의 미래를 직접 듣고 전하겠다.

안경준=포장마차 주인은 말했다. “허경영이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 것도 알고 공약이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요즘 장사가 너무 안되고 살기 힘드니 위안이라도 얻고자 믿고 따른다.” 선거철이 되면 신문에서 여론조사를 확인한다. 하지만 후보자의 지지율로 유권자의 심경과 지지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지지자의 목소리를 숫자로만 대변하니 서로를 이해할 수 없고 갈등은 깊어진다. 소통하고 화합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겠다.

유서현=발로 뛰겠다. 여론조사의 숫자가 담지 못하는 유권자의 심정과 고민을 생생히 담겠다. 기자는 현상의 이면을 봐야 한다. 그렇기에 후일 기자가 됐을 때도 지금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되리라 믿는다.

유현승=세상에는 주목받지 못하고 묻히게 되는 목소리가 참 많다. 질문하고 기록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되기 쉽다. 현장을 찾아가 숨겨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나라에 무엇이 진짜 필요한지 알아내고 싶다. 가능한 한 다양하고 깊은 목소리를 녹여낸다면 세상이 조금은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이도흔=화서1동의 시민들은 다짜고짜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사이비 종교집단이 아니라고, 유권자 민심을 듣고 싶다고 설명하며 발품을 팔았다. 10명에게 거절당한 뒤에야 인터뷰에 응하는 시민을 만났다. 아침부터 시장을 서성이는 기자가 딱하다며, 얘기나 들어보자는 상인도 있었다. 수많은 거절 끝에 얻은 귀한 이야기를 기사에 담고자 한다. 유권자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기사가 되었으면 한다.

이미쁨=포털 사이트에서 기사를 읽고 나면 그 아래에 자극적인 내용의 댓글이 가득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하며 상대를 쉽게 비난한다. 다양성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소통의 전제로 쓰이기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니 네 의견을 나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분열의 근거로 쓰이는 듯하다. 길에서 시민을 만나 얼굴을 보고, 그들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나와 평행선을 달린다고 생각했던 이들, 왜 저런 선택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이들조차 저마다의 논리가 있음을 인정하게 됐다. 우리는 온라인에서만 살지 않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시민의 이야기를 오프라인에서 들어봤다. SOS 기자단의 취재가 한국 사회의 닫힌 정치 토론 문화에 소통의 열쇠로 쓰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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