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펜실베이니아는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최대 경합지로 꼽혔다. 선거 8일 전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동시에 찾은 이유다. 

펜실베이니아의 초접전 양상을 미국 여론조사기관 서스쿼해나(Susquehanna Polling & Research)는 면도칼 격차(razor-thin)라고 표현했다. 펜실베이니아가 선택한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와의 득표율 차이는 1.17%p였다. 

한국의 20대 대선은 초접전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에서 엎치락뒤치락한다. 여론조사기관마다 순위가 바뀌기도 한다. 스토리오브서울은 여기에 주목해서 초접전 지역을 추렸다. 

취재팀은 1, 2위 득표율 차이가 5%p 미만이면 접전이라고 정의했다. 13대(1987년)~20대 대선(2017년)을 분석했더니 6회 이상 접전지가 없었다. 이명박 후보가 17대 대선에서 22.5%p 차이로,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선에서 17.1%p 차이로 이긴 점이 평균 산출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17대와 19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다섯 번의 대선에서 접전지를 찾았다. 누가 승리할지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전국에 16곳이었다. 서울 13곳, 경기 2곳, 충북 1곳으로 나왔다. 

▲ 전국 접전지(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전국 접전지(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울에서 접전지역이 많은 곳은 용산구(4곳)로 나왔다. 다음은 강서구와 중랑구(각 2곳)였다. 구로구 동대문구 동작구 중랑구 송파구는 1곳이었다. 

용산구 원효로제2동은 1, 2위의 득표 차이가 평균 1.30%p를 기록했다. 효창동은 평균 2.70%p, 용산2가동은 1.95%p, 보광동은 2.99%p의 차이였다. 초박빙, 초접전인 셈이다. 

▲ 서울 접전지(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서울 접전지(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용산구에서는 보수정당이 역대 대선에서 계속 이겼다.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와 비슷하다. 부촌이 많아서다. 국민의힘 용산구의원은 서빙고동(신동아아파트) 이촌1동(동부이촌동) 한남동(한남더힐)에서 국민의힘 표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선거 자료를 보면 이촌1동은 전통적 부촌으로 보수정당을 지지한다. 14~19대 대선에서 큰 차이로 보수정당 후보를 지지했다. 서빙고동은 신흥 보수정당 지지지역이다. 

▲ 서울 용산구 접전지(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서울 용산구 접전지(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하지만 용산구에서 4곳(보광동, 용산2가동, 원효로제2동, 효창동)은 용산구 전체의 흐름과 다르다. 민주당 표가 더 많았다. 원효로제2동에는 KTX 호남선의 종착역(용산역)이 있다. 호남 출신이 상경해 역 근처에 정착한 경우가 많아서 민주당 지지도가 높다고 추정된다. 

보광동과 효창동에서 민주당이 강한 이유는 젊은 유권자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통계청 인구자료를 보면 20~39세가 효창동에서 전체의 33.9%, 보광동은 32.8%였다. 보수정당 지지도가 높은 서빙고동(25.35%) 이촌1동(23.6%)과 대조적이다.

효창동에서 2년째 사는 이미해 씨(26)는 효창동이 용산구의 교통 요충지라 신혼부부 같은 젊은 층이 많다고 했다. 보광동에서는 재개발과 재건축이 늘면서 젊은 층이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가 계속 들어섰다. 

경기도에서 초접전 지역은 2곳이다. 1, 2위 득표율 차이가 고양시 덕양구 성사2동은 평균 2.5%p,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은 2.67%p로 나왔다. 충청도의 접전지는 1곳이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서 득표을 차이가 평균 2.59%였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전략기획위원장)은 이번 대선이 마지막까지 초박빙이라고 예상했다. 이화여대 유성진 교수(스크랜튼학부)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수도권이나 충청권에 관심이 쏠리는 일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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