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Y대 3학년 김모양(21)은 '네트워크 고도리' 게임에 푹 빠져있다. 김양은 주로 게임 접속자가 폭주하는 저녁시간을 피한 아침시간을 이용해 게임을 즐기는데 매일 한 시간 이상씩은 꼭 해야만 그날 밤에 잠이 들 정도다. 처음에 10만점이었던 점수는 오래전에 마이너스로 내여갔다. 하지만 그녀는 '재미있고 빠르기 때문에'자연스럽게 매일 접속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젠 강의실 칠판이 고도리 판으로 보인다는 김양. 하지만 자신은 고도리 게임 마니아들에 비하면 '양과'란다. 그녀는 심한 경우 하루에 9~10시간씩 PC방 컴퓨터 앞에서 고도리게임에 열중하는 친구들도 여럿 보았다며 네티즌들의 '고도리 열풍'을 설명한다. 

어린 중,고등학생부터 30~50대 주부, 회사원들까지 다양한 네티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네트워크 고도리게임. 하지만 이 게임은 담요 위에서 펼쳐지는 현실 속의 고스톱게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무대만 담요에서 모니터로 얾겨졌을 뿐 게임의 법칙과 점수를 내는 방식은 똑같다. 게임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고도리게임 사이트에 접속하여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람들과 게임을 즐기면 된다. 네트워크 고도리게임은 '머리 좋은'컴퓨터와 단둘이 TL름을 벌이던 예전의 고도리 게임과 비교해 '실력에 따라 정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과 채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보너스. 실제 고스톱 게임처럼 '돈'을 걸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점수'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굳이 눈에 불을 켜고 승부에 집착할 필요도 없고 그러다보니 게임을 하면서 사람들과 가벼운 농담이나 대화를 나누면서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 텔레콤(www.wetelecom.co.kr)에서 제공하고 있는 '네트워크 비주얼 고도리'는 현재 가입자 238만명(18세이상 185만, 18세 이하 53만 -우리 텔레콤 제공)인 고도리게임 전문 사이트. 이 사이트는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처음에 가입하면 기본으로 10만점이 주어지며 일정 승수 또는 승률을 올리게 되면 랭킹에 오르게된다. 20대부터 40대 이상까지 각 연령층을 위한 방이 나누어져 있으며 게임을 위해 한 방에 들어가게 되면 그 사람의 캐릭터(자신이 고를 수 있다)와 점수가 ID가 함께 홤녀의 중아에 소개된다. 게임 스피드는 5~10까지 다양해서 게임자가 원하는대로 조절이 가능하다.

'비주얼 고도리'에는 특이한 기능들도 많다. 게임 중 '침묵게임모드'로 바꾸면 채팅창이 가맣게 바뀌며 '게임만 열심히...'라는 멘트가 뜨는데 주로 채팅에는 관심없는 고수들이 이 기능을 많이 이용한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는 참여할 수도 볼 수도 없게 된다. 또한 '초대'기능을 사용, 원하는 사람들에게 참여 토대장을 보내 상대방의 허락하에 함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제조업을 하고있는 사업가 남 모씨(27)는 틈틈이 점심시간을 이요해 고도리 사이트에서 친구들을 '초대'해서 게임을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비주얼 고도리'가 가진 장점은 효과음이다. 성사를 하면 '악'하는 사람소리가 나고 네장을 다 가져가는 경우엔 '히히'하는 웃음소리가 난다. 이 밖에도 '쪽'했을 때, 원고, 투고, 쓰리고와 패를 나누어 줄 대, 게임이 끝났을 때마다 다양한 효과음이 들린다. 때문에 네티즌들은 이런 재미있는 음향 효과와 더불어 더욱 흥미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한편 '비주얼 고도리'측은 속도가 느린 전화모뎀 사용자들을 위해 웹브라우저 없이 바로 게임에 접속해 인터넷 게임과 인터넷 연결을 쉽게 할 수 있는 'OK Internet'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고도리게임 전문 사이트인 고스톱넷(www.gostop.net)에서는 'Go手를 위하여'라는 ask화를 연재하고 'best  매너왕', 'best 최다게임왕'을 뽑는 등 색다른 이벤트를 통해 회원을 늘려가고 있다. 벌점이 0 점인 사람에 한해 마이너스 점수인 사람들은 게임 참여에 따라 점수를 원상복귀시키는 '마이너스 구제금융'제도를 운영중이기도 하다.

네트워크 고도리 게임은 이 밖에도 한게임닷컴, 게임열전, 지텔, 테라파크 등의 게임 사이트와 머큐니티 사이트인 네띠앙과 검색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통해서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지금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다양한 고도리 게임 사이트들은 네티즌 사이에서의 네트워크 고도리 게임의 인기를 증명해준다. 한동안 젊은 네티즌 사이에서 '국민게임'으로 불리면서 사람 받았던 '스타크래프트'바람이 사그라든 사이 이제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고도리 게임 열풍이 그 자리를 대신할 태세다. Y대 la양은 '원래는 고스톰 게임을 잘몰랐어요. 어른들만 하는 게임인줄 알았으니까요. 규칙 같은 건 네트워크 고도리 게임을 하면서 알게된 거죠'라고 말한다.

"스타크래프트는 어려워서 하기 싫었느데 고도리는 쉽기 때문에 여학생들도 많이 해요"라는 김양의 말처럼 네트워크 고도리 게임음 특별한 기술을 알지 못해도 쉽게 할 수 있다. 담요를 깔고 패를 돌리는 귀찮은 작업도 필요없고 마우스 하나면 빠르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네트워크 고도리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다. 

자다가도 천장을 보면서 고도리 패를 생각한다는 S대 J양 (21)도 "빠르잖아요. 1분이면 게임 한 판이 끝나는 걸요. 게다가 돈이 걸린 게 아니니 부담스럽지도 않고요" 라고 네트워크 고도리 게임의 장점을 설명한다.

 물론 문제점도 있다. 음란, 욕설 등 언어 폭력 사건은 게임 중에 종종 발생하는 일. 실제로 이모양(20)은 "같이 게임을 하던 여자가 'XX년'이라고 욕설을 퍼부으면서 싸움을 걸어와 혼이 났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해 '비주얼 고도리'는 최근 5월 9일 있었던 업데이트에서 욕설 방지기능을 추가했다. 채팅 창을 이용해서 음란, 욕설 등 언어폭력을 휘두르는 일부 사람들로부터 회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고도리 게임 자체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 세 명만 모이면 고스톰'이란 우스개소리도 있듯이 우리나라에는 고스톱이라는 게임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제배적이다. 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명절 때면 심지어는 막히는 고속도로에서까지 고스톱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못마땅했던 사람들은 네트워크 고도리 게임이 '고스톱을 인터넷에 옮겨놓은 것'과 무엇이 다르나며 비난을 가한다. 게다가 '주니어 게임실'까지 만들어 어린 학생들도 게임을 즐기게 했으니 기성세대들의 우려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텔레콤측은 '단순히 그냥 즐기고 마는 게임이 아니라, 인터넷이란 매개체를 통하여 새로운 보드게임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중이다. 사행성 게임으로서의 고스톱이 아니라 한국의 보드게임 고스톱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준비중이며, 일부의 "인터넷 도박"이라는 저급 문화와 분리해 도박이 아닌 게임으로 다시금 태어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

이들은 '고스톱=도박게임'이라는 인식을 뿌리 뽑기 위해, 화폐 개념을 갖는 Money로서의 점수가 아니라 단순히 게임 Score 개념의 점수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네트워크 고도리 게임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의문이지만 전망은 긍정적이다. 원래부터 고스톱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 컴퓨터 앞으로 유도하기만 하면 어렵지 않게 다양하고 폭 넓은 연령층의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J양(20)도 '요즘에는 아버지도 밤늦게까지 마우스를 놓지 않으셔서 어머니께 매일 혼이 나신다'고 말한다. 게다가 고도리는 유행을 타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사이트를 이용하는 회원들이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하지만 수요자가 늘면 공급자측이 자만하기 마련. 회원들이 늘어날수록 고도리 게임 운영 사이트들은 회원에 대한 질적인  서비스 제공에 소홀하기 쉽다. 이들은 회원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하기 보다는 계속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회원들의 건의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텔레콤은 '새로운 한국적인 분위기의 화투패와 새로운 취향에 맞춘 화투패'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며, 고스톱넷 역시 '기능개선 건의함' 코너를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받는 등 게임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앞으로 네티즌들의 날카로운 눈을 통해 지켜봐야 할 부분.

'네트워크 고도리 게임'이 현실 속의 고도리 게임과 같은 부정적 인식의 도박이 아닌 건전한 놀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게임 운영자들 뿐 아니라 회원들의 성숙한 사고방식도 필요하다. Y대 김양은 "자기가 점수를 많이 잃겠다 싶으면 중간에 접속을 끊어 버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요. 게임은 '즐기기 위한'것 뿐인데 점수 좀 잃는게 어때서 그러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요"라고 말한다. 그녀의 말대로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점수가 마이너스 3만점이어도 언제나 게임이 즐겁기만 하다.

윤혜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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