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으로 유명한 ‘자유조선’의 핵심인물 크리스토퍼 안을 국내외 언론사 중 처음으로 인터뷰해 김한솔 구출 작전의 베일을 벗겨냈으며, 미국 유력 매체들도 잇따라 그를 인터뷰하도록 선도한 공로.”

관훈언론상 심사위원회는 국민일보 하윤해 정치부장의 기사를 이렇게 평가했다. 하 부장은 미국 워싱턴 특파원 시절에 썼던 기사로 국제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관훈언론상의 국제보도 부문 수상자는 3년 만에 나왔다.

심사 기준은 ▲ 국제 이슈나 국제관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거나 탁월하게 분석한 보도 ▲ 외국 현지를 직접 취재해 뛰어난 기사로 국내에 보도 ▲ 한국발 뉴스를 세계에 알려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 증진에 기여 등이다.

하 부장은 관훈언론상에 앞서 이달의 기자상(취재보도2 부문‧제368회)을 탔다. 한국기자협회는 “스페인 북한대사관 진입과 김한솔 구출작전 관련 보도를 외신에 의존했던 답답한 상황을 만회한 기자의 노력은 평가받아 마땅했다”고 했다.

하 부장은 1월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식당에서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과 만나 “특파원 생활을 하며 외신 받아쓰기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유조선과 관련한 뉴스만큼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가 먼저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유조선의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은 지명 수배 중인 상황. 외부에 알려진 회원 중에서 접근이 가능한 인물은 보석을 허가받은 크리스토퍼 안뿐이었다.

그를 인터뷰하려고 약 1년 7개월 동안 30여 명에게 연락했다. 미국에 있는 북한이탈주민, 미국 국적의 한반도 전문가 등. 연락처를 구하기 어려웠고,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연락이 끊기는 일이 많았다. 취재에 도움이 될만한 얘기를 들으면 찾아갔다. 자동차로 6시간이 걸려도.

▲ 김정은의 조카 김한솔(왼쪽)과 크리스토퍼 안이 같이 찍은 사진(출처=자유조선 홈페이지)

인터뷰 기사(4편)가 나가자 국내외 언론이 크리스토퍼 안을 뒤따라 인터뷰했다. 중앙일보는 작년 5월 28일, 조선일보는 6월 21일자 지면에 실었다. 두 언론사는 영상을 온라인에 추가했다.

외신도 나섰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크리스토퍼 안은 주 스페인 북한대사관 사건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했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고(故) 오토 웜비어의 부모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는 크리스토퍼 안(출처=폭스뉴스)

관훈언론상 심사를 맡았던 연합뉴스의 신지홍 논설위원실장은 심사자료에서 “국제적 뉴스메이커를 찾아내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외신에 의존하던 정보의 일방성을 해갈시켜준 점에서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1월 2일 지인을 통해 ‘고펀드미’에 근황을 전했다. 고펀드미는 그가 재판 비용을 모금하는데 쓴 사이트다. “판사가 범죄인 인도 조치를 기각할지 승인할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소리(VOA) 한국어 방송은 1월 4일 법원이 올해 안에 크리스토퍼 안의 스페인 신병 인도 결정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범죄인 인도에 몇 가지 예외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희대 송세련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인권보호 측면에서 범죄인 인도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로펌에서 근무하는 김원근 변호사는 “법리가 복잡하기는 하나 정치적 목적의 범죄는 범죄인 인도를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단국대 박정원 교수(법학과)는 “자국민에 대한 관할권은 국적국의 국가가 가장 강력하게 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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