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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양성희 기자
우한나 기자 | 승인 2021.11.14 21:49

 

“‘최대 지원 최소 간섭’이 언제나 문화를 흥하게 하는 제1법칙임을 또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중앙일보 9월 29일자 칼럼이다. 제목은 <‘오징어 게임’ 그 뿌리>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흥행 비결을 분석하며 한국 콘텐츠가 세계 문화의 중심에 선 이유를 설명했다.

양성희 중앙일보 기자는 문화인이 투쟁해서 얻어낸 창작의 자유가 오늘날 한류의 토대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유례없는 ‘언론징벌법’에 미련을 못 버리고, ‘역사’에 대한 다른 목소리를 불허하며 표현의 자유에 쉽게 제동을 걸려 하는 이 정부에 들려주고 싶은 얘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8월 4일 칼럼에서 “페미니즘을 오독하지 말라. 시민 인권교육으로서 페미니즘 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썼다. 안산 선수가 논란에 휩싸이자 양 기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단지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라고 공격을 받다니, 국가적 망신”이라고 했다.

▲ 양성희 기자(출처=중앙일보)

양 기자에게 10월 29일 메일을 보내 인터뷰를 요청했다. 1시간 만에 답장이 왔다. “제 기사를 관심 갖고 읽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하면 어떨까요?”

그는 문화와 여성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1991년 잡지기자로 출발했다. 언론정보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방송 및 대중문화 비평을 쓰면서였다. 1995년부터는 문화일보에서 일하다 2005년 중앙일보로 옮겼다.

올해 1월 칼럼니스트로 임명됐다. 전에는 문화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냈다. 여성이자 문화 담당으로는 최초의 칼럼니스트다. 그는 “회사가 여성·문화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라고 말했다.

기명 칼럼(양성희의 시시각각)을 격주로, 심층이슈 분석기사(양성희의 퍼스펙티브)를 6주마다 쓴다. 두 시리즈는 사내외의 필자가 같이 참여한다.

시시각각에서 양 기자는 육아휴직을 쓴 여성 팀장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남양유업, 그리고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를 거머쥔 윤여정을 다뤘다. 퍼스펙티브에서는 “언론중재법은 개혁의 허울을 두른 자멸적 언론통제”라고 지적했다.

또 책을 소개하는 칼럼(문장으로 읽는 책)을 매주 쓴다. 강진아(미러볼 아래서) 이스마엘 베아(집으로 가는 길) 데즈먼드 모리스(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를 다뤘다.

그는 <파워 콘텐츠 공식>이라는 책을 2014년 출간했다. 국내 파워 콘텐츠의 흥행 공식을 분석했다. 싸이와 K팝 아이돌, <겨울연가>와 같은 로맨스 드라마, 예능 <무한도전>과 <슈퍼스타K>를 비롯한 오디션 프로그램, <응답하라> 시리즈, 관객 1000만 명을 동원한 영화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다뤘다.

양 기자는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80년, 부모 몰래 미국 가수인 레이프 가렛의 내한공연을 보러 갔다. 이후에 기자이자 팬의 입장으로 기사와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팬심이 강했고, 그런 팬샘이 지금의 모습을 만든 셈이다.

▲ 양성희 기자의 저서(출처=커뮤니케이션북스)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를 묻자 문화일보의 ‘스타이미지 뒤집기’와 중앙일보의 ‘양양의 컬처코드’라고 대답했다. ‘스타이미지 뒤집기’는 2003년 2월부터 2005년 8월까지 33회 게재됐다. 이효리 전지현 권상우 김태희 한석규 등 한류 스타를 둘러싼 팬덤과 문화현상에 주목했다.

‘양양의 컬처코드’는 2008년 12월부터 2010년 3월까지 38회 연재됐다. 시리즈에서 양 기자는 “종교적 열정에 비견될 정도의 순수하고 맹목적인 열정 공동체”라고 팬덤을 정의한다.

그에 따르면 열정적인 팬덤은 새로운 삶의 방식이나 조건이 되어 누구의 팬이라는 사실 자체가 새로운 정체성이 된다. 양 기자는 이런 기사를 통해 “한국 신문에서 대중문화를 다루는 방식에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문화란 세상을 읽는 텍스트라고 양 기자는 말한다. “문화부 기자는 문화가 가진 사회적 의미에 민감해야 한다.” 문화에 투영된 세상의 변화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글쓰기에 대해서는 “뻔한 글, 남들도 다 아는 글은 아무도 읽지 않는다. 새로운 해석과 독창적인 시선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기자는 자기 기사가 언론인을 지망하는 학생의 공부 자료로 쓰이거나 취재원에게서 전문성을 인정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언론사 시험을 준비 중인 김도연 씨는 “글쓰기에 대한 인사이트를 많이 얻는다. 글의 짜임새, 제목 구성에 대해 생각할 부분이 많아 자주 읽는 편이다. 특히 쉽게 지나쳤던 대중문화와 사회현상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지점을 제공받아서 좋다”고 말했다.

양 기자는 기자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제너럴리스트 기자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관심 있고 전문성을 쌓을 분야가 명백해야 합니다.” 기자에 대해서는 “사회 변화에 늘 민감한 촉수를 세우며 젊게 살아갈 수 있는 직업”이고 “긍정적 자극을 주는 멋진 사람을 마음껏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독자인 양희연 씨는 “여성과 문화에 관심이 많아 양성희 기자의 칼럼을 자주 읽는다. 글이 흥미로워서 한 번에 10개씩 몰입해서 읽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가 강조한 전문성과 흡입력 있는 글쓰기 능력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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