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버지니아대는 미국 동부 웨스트버지니아주의 모건타운라는 도시에 있다. 인구 3만의 소도시다. 하지만 웨스트버지니아대 미디어대학은 미국 저널리즘 현업자 사이에서 꽤 회자된다. 지역신문 발행인을 육성하기 위한 ‘미디어 솔루션‧혁신’ 전공 석사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초기인 2020년 초 코스를 개설해 더 관심을 모았다.

12개월 동안 수업을 듣고 개별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지역신문을 창업하거나 기존 지역신문을 인수하는 것이 이 과정의 목표다. 지역신문 발행인 육성 그 자체를 위한 석사과정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곳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도 사례가 거의 없다.

▲ 웨스트버지니아대 리드미디어대학(출처=웨스트버지니아대 홈페이지)

또한 웨스트버지니아대는 별도 장학금을 만들어 이 과정에 입학하는 학생 중 상당수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 ‘뉴 스타트 펠로우십’이라는 이름의 장학금으로, 뉴스 사막(지역 내 언론이 없어 뉴스가 다뤄지지 않는 지역)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든 장학제도다. 프로그램을 설립해 미래 발행인을 육성하는 짐 이오비노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괄호 안은 기자의 보충 설명)

- 이 프로그램을 개설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웨스트버지니아대의 역사와 특징을 소개하겠다. 우리 학교는 주립대 중에서도 랜드그랜트대학(land grant institution‧공익 목적을 실천하기 위해 정부 토지를 기증받아 설립된 대학)이다.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대학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 미디어대학도 웨스트버지니아주 지역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을 개설하게 된 데는 지역 언론계의 요청이 컸다. 웨스트버지니아에는 지역신문이 여럿 있는데, 발행인이 나이가 들어 은퇴할 때가 됐지만 마땅한 승계자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면 두 가지 매각 루트가 있다. 하나는 대형 미디어그룹에 매각하거나, 아니면 개인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것이다. 대형 미디어그룹에 매각하면 지역신문의 정체성이 아예 바뀔 수 있다. 개인이 인수하면 나중에 없어질 수 있다. 그러면 그 지역은 뉴스 사막이 된다.

따라서 이들 지역신문이 지속가능하도록 승계자를 찾아주는 한편, 미디어 분야에서 자신의 사업을 해보고 싶은 젊은이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리고 모든 제자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또 지속적인 멘토링을 한다.”

(이오비노 교수는 웨스트버지니아에서 기자로 오래 일하는 한편, 교육자로서도 많은 학생을 가르쳤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 번 제자는 영원한 제자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하기 며칠 전에도 사내 벤처를 만들었던 제자가 독립해 새 미디어 스타트업을 꾸린다고 해서 조언했다고 한다.)

▲ 짐 이오비노 교수(출처=웨스트버지니아대 홈페이지)

- 수업을 12개월 동안 매주 온라인으로 하는데….
“그렇다. 수업을 듣는 학생 100%가 현업 기자다. 다 각자의 직장이 있거나 창업을 했다. 이 때문에 수업을 온라인으로 한다. 수업은 12개월 코스로, 8주마다 2개 과목씩 모듈 형태로 듣는다. 또한 개별 프로젝트가 하나씩 있다.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서 매체를 창업하거나 인수하기 위한 과정이다.”

- 무슨 과목을 배우나.
“독자 개발, 독자 인게이지먼트, 비즈니스 모델, 스타트업 창업, 인수합병을 배운다. 다만, 수업할 때 어떤 케이스를 주고 금과옥조인양 말하지는 않는다. 미국 내에 이런 사례가 있는데, 너희의 타깃 지역에서는 어떨지 논의해 보자는 식이다. 학생 스스로가 연구를 통해 내 타깃 지역에서 이런 것을 해보겠다는 결론을 얻도록 논의를 이끈다.”

- 비즈니스스쿨과 협업도 하나.
“그렇다. 경영학 교수가 와서 비즈니스 모델이나 창업 준비 과정, 재무를 가르치고 코칭한다. 경영대 교수진과 점심 미팅도 한다.”

- 졸업생은 모두 웨스트버지니아 지역에서 창업이나 인수를 하나?
“그렇지 않다.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고, 외국인도 입학이 가능하다. 2020년 첫 기수 6명 중 1명은 웨스트버지니아에 집중해 사업을 준비하는 중이다. 다른 한 명은 웨스트버지니아에 있는 매체를 인수하려고 이야기 중이다. 한 명은 애리조나에서 미디어스타트업 ‘디스이즈투싼’을 만들었다. 졸업 후 구글에 취업한 사람도 있다.”

- 미래의 저널리스트에게 조언한다면….
“나는 고교 시절부터 스포츠 기자가 꿈이었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 스포츠기자가 됐다. 대학에서 방송 관련 수업은 듣지도 않았고, 그때는 소셜미디어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가지만 파고드는 것이 아닌, 미디어 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한 시대다. 나중에 어떤 분야에서 일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한 기술이 부족해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진출하지 못해서도 안 된다. 따라서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팟캐스트도 할 수 있고, 소셜미디어도 알아야 한다. 당연히 글도 잘 써야 한다. 구독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저널리즘은 물론이고 비즈니스적인 측면도 알아야 한다.

또한 현업자의 관점에서는, 편집국과 비즈니스 부서의 장벽이 없어야 한다. 기자들도 어디서 수익이 나오는지 알아야 하는 시대다. 또한 저널리즘에 깊이가 있더라도,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 열린 마인드가 있어야 하고 새로운 스킬을 배울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