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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그것이 알고 싶다 (9) 선고 ①
박유빈 기자 | 승인 2021.10.26 16:23

 

자본시장에서 금융투자업자가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 신의성실이다.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이행하면서 형평에 어긋나거나 상대의 신뢰를 저버리면 안된다는 뜻이다.

옵티머스 사건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중 사기와 횡령에 해당한다. 법에서 정한 가장 높은 단계의 ‘제 5 유형’에 속했다. 사기 또는 횡령의 이득이 300억 원이 넘은 경우다. 옵티머스 사건의 피해 규모는 1조 3194억 원으로 추정된다.

재판부는 펀드 사기를 인식한 시기를 근거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 김재현(옵티머스 대표), 피고인 송상희(옵티머스 이사), 피고인 윤석호(옵티머스 전 이사)가 피해자를 속이고 은폐하고자 문서를 위조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재판장 허선아 부장판사)는 김 대표에게 징역 25년에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추징금 751억 7500만 원을 명령했다. 윤 전 이사에게는 징역 8년 및 벌금 2억 원을, 송 이사에게는 징역 3년 및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

사건 중심에 김 대표가 있다. 공소사실 13개 중에서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피고인 중에서 가장 많다.

김 대표는 매출채권 펀드 판매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2017년 8월부터 피고인 유현권(스킨앤스킨 고문)과 공모해 허위 펀드를 판매한 혐의다.

재판부가 8월부터 인정한 기준은 ‘옵티머스레포연계BIG&SAFE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3호’ 펀드다. 김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7년 6월 30일 이후 2017년 8월 17일 3호 펀드가 설정됐기 때문이다.

검사는 김 대표가 2017년 6월 5일 1호 펀드부터 설정했다고 주장했다. 유 고문도 같이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대표의 경우 2017년 8월부터 2018년 8월까지의 혐의에 대해, 유 고문의 경우 2017년 6월부터 2018년 11월까지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 피고인 김재현 송상희 윤석호의 유무죄 일람표(출처=판결문)

김 대표와 송 이사는 2018년 4월 17일 신규 펀드를 설정했다. ‘옵티머스안정형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다. 재판부는 이 혐의에 대해 매출채권 펀드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했다.

김 대표는 옵티머스 투자를 홍보했다. 펀드 투자를 유치하려고 투자증권사를 찾았다. NH투자증권 상품승인소위원회에 2019년 6월 18일 참석해 상품기획부장에게 펀드를 소개했다. 주요 투자 대상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질의를 해서 문제가 없다고 인정 받았다”고 속였다.

위원들의 부탁으로 윤 전 이사는 검토의견서를 작성하면서 펀드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요청으로 입장을 바꿔 2차 의견서를 보냈다. 이메일 본문에는 ‘다음부터는 보다 대표님 의중을 잘 파악하여 작성하겠습니다’라고 썼다.

김 대표는 매출채권양수도계약서 위조를 지시했다. 실사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옵티머스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펀드 판매회사 6곳을 통해 약 1조 1402억 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받았다. 라임 사태 이후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2~3월경 옵티머스를 실사하겠다고 통보했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양수받은 내용의 허위 서류가 필요했다. 김 대표는 실사 전부터 반복적으로 STX 건설 대표에게 허위 매출채권양수도계약서를 받았다. 그는 송 이사와 서류를 더 위조하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건설사 인감을 조각했다. 하나은행의 계약서에 맞춰 위조된 천공기를 준비했다. 계약서 하단에 ‘OPTIMUS’와 ‘HANA’라고 조각된 천공기로 구멍을 뚫었다. 같은 방법으로 매출채권양수도계약서 13매를 만들었다.

김 대표와 송 이사는 2020년 4월 28일 옵티머스 사무실에서 NH투자증권 소속 직원에게 위조된 서류를 내밀었다. 한국투자증권의 실사도 마찬가지. 위조된 매출채권양수도계약서를 이용했다.

NH투자증권 측으로부터 2020년 6월 초 재실사 통보를 받았다. 이때부터 윤 전 이사가 사문서 위조에 본격적으로 가담했다. 이번에도 위조된 계약서를 준비해 보여줬다.

송 이사는 2016년 4월경부터 옵티머스의 자산관리팀장으로 일했지만 2018년 4월 17일부터의 행위에 대해 유죄 선고를 받았다. 그는 2018년 3월 21일 옵티머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재판부는 취임 전의 행위를 범죄가 아니라고 봤다.

윤 전 이사는 2020년 3월 24일부터의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옵티머스에 실사를 요구하자 윤 전 이사는 채권양도 통지 도달을 확인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적어도 이 때부터 펀드 사기를 인식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윤 전 이사는 사문서 위조 및 행사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검사는 2021년 6월 8일 최후 의견을 밝혔다. “남편 사망금을 투자한 70대 할머니는 높은 이자를 보장하는 안전한 펀드라는 이야기에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투자했습니다. 할머니는 죄책감에 자녀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80세 아버지의 노후자금을 보호하고 있다가 안전하다는 말에 투자한 주부 등이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수익률은 낮지만 안전한 펀드에 투자하기를 원했던 피해자들이 가장 큰 피해입었음을 기억해주시고 엄정한 형을 선고해주길 앙망합니다.”

피해자의 카톡 방장인 박성진 씨(45)는 2019년 9월 NH투자증권의 권유로 펀드에 가입했다. 신뢰할 만한 금융기관에서 판매하는 국공채. 6개월과 1년짜리 단기 상품. 3%의 높지 않은 이윤. 그가 옵티머스 펀드를 믿었던 이유다. 그는 주택을 마련하려고 모은 3억 원을 투자했다.

다른 피해자는 전세 자금, 상가 잔금을 넣었다. 노후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박 씨는 “이혼까지 할 뻔했다. 자식들한테 말 못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원금만이라도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취재팀이 검사의 구형을 알려주자 피해자 김 모씨(70)는 “그 정도로 받아야 다음 도둑이 줄어들겠죠”라고 했다.
 

▣ 신다혜 기자가 이 기사의 취재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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