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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선거의 주역으로, <스토리 오브 서울> 시민의 소리 프로젝트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10.26 16:20

 

“여론 조사에 대한 언론의 과도한 믿음과 (중략) 미국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가 트럼프에게 혜택을 주었다.” 뉴욕 타임즈의 전 편집인 질 에이브람슨(Jill Abramson)이 같은  신문 칼럼니스트인 프랭크 브루니(Frank Bruni)의 2019년 1월 11일 칼럼에서 밝힌 내용이다. 

브루니는 이 글에서 누가 앞서고, 누가 뒤에 있고, 누가 질주하는지에 대해 보도하는 ‘경마 집착’을 피해야 선거보도가 연극과 스포츠식 보도에서 벗어나 정책과 거버넌스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해외의 저널리스트들은 2020년 대선 보도에 임하며 시민에 집중하자고 주장했다. 브루니에 따르면 “2016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의 선거보도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21년 한국 언론 진흥재단의 <미디어 이슈> 7권 2호에 실린 ‘선거 보도 및 선거 여론조사 보도에 대한 시민인식’에 따르면, 조사대상 1000명중 60%가 넘는 사람들이 선거 보도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선거 여론조사 보도를 불신하는 유권자들도 절반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정치 일반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4월 7일 서울 시장 보궐선거 유권자의 75.5%가 우리나라의 정치가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렇다면 선거보도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까. 워싱턴 포스트의 미디어 칼럼니스트인 마가렛 설리반(Margaret Sullivan)은 2019년 1월 7일 칼럼에서 뉴욕 대학의 저널리즘 교수인 제이 로젠(Jay Rosen)의 주장에서 대안을 찾는다. 로젠 교수는 ‘시민 의제(citizens agenda)’라는 접근방식을 제시한다. 로젠 교수는 선거 보도는 누가 승리할지가 아니라 유권자가 원하고 알아야 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권자인 시민에게 보도의 초점을 맞추라는 주문이다.  

▲ 제이 로젠 교수 (출처=니먼 리포트)

로젠 교수는 시민 의제 접근방식의 핵심을 다음 질문에서 찾는다. “후보자들이 투표를 위해 경쟁할 때 무엇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는 이 질문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중에게 던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좋은 기자들은 유권자의 말을 경청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로젠 교수가 2018년 11월 7일 자신의 Press Think 블로그에서 했던 말이다. 

로젠 교수의 ‘시민 의제’ 접근 방식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더라도 시민 생각에 주목하는 뉴스룸은 늘고 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시민 담론을 복원하고자 하는 스페이스십 미디어는 5년 전부터 타임지, 어드밴스 로컬 미디어 등 유력 전국지와 협력해 오고 있다. 디트로이트 지역의 아웃라이어 미디어 역시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시민의 목소리를 들으며 기사를 발굴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한국에도 존재한다. 2020년 <신문과 방송> 600호 특집이었던 ‘한국 언론, 어떻게 재건축 하나’에서 언론을 재건축하기 위해 언론이 취해야할 세 가지를 물었더니 50인의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이 ‘독자’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는 신문과 방송 인터뷰에서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기사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부족했다. 기자와 언론사가 쓰고 싶어 하는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기사를 써야 하는 시대임을 망각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모든 매체들이 대선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시민이 주어로 등장하는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스토리오브서울은 시민에게 집중하는 대선 보도를 시도하기 위해 지난 7월 ‘시민의 소리’ 취재팀을 만들었다. 윤세영저널리즘스쿨 15기 학생 4명과 주니어반 1명, 이화여대 학생 1명이 모여 공부를 시작했다.  

BBC보도와 스페이스십 미디어, 아웃 라이어 미디어 등 해외 매체들이 어떻게 시민을 중심으로 기사를 만들어 내는지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그러면서 한국 현실에 맞는 취재 방법을 찾는 작업을 진행했다.

9월초부터 작업을 시작해, 약 오십 명으로 구성된 시민 패널단을 꾸렸다. 시민의 소리 프로젝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전 국민이 대상이어야겠지만 20대 청년으로 구성된 기자단이 접촉할 수 있는 대상은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패널단은 20대, 서울권 대학 출신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남녀 구성은 거의 비슷하다.

▲ 시민의 소리 패널단 모집 포스터 일부

패널단을 중심으로 익명 카톡방에서 정치와 사회 문제에 대한 대화를 시작했다.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선택한 것은 그것이 가장 익숙한 메신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고 익명을 택한 이유는 활발한 논의를 위해서다. 카톡방에서의 논의를 기사로 옮길 때는 실명으로 처리한다. 

“알리려는 특정 대중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저널리스트의 기본업무다”라는 로젠 교수의 글처럼 20대는 누구이고 무엇에 관심을 가지는지 드러내는 게 프로젝트의 첫 단계다. 따라서 참석하는 패널들에게 이번 대선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할 의제가 무엇인지부터 질문했고, 패널단의 답변을 정리해 기사화할 예정이다. 

▲ 패널단에게 질문하는 취재팀

앞으로 써나갈 기사를 통해 2022년 대선을 위한 시민 의제를 발굴해 내는 게 우리의 목표다. 현재 패널단 구성으로는 청년의제를 기대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패널단의 인적 구성을 ‘시민’이라는 이름에 맞게 확장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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