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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의 어제 그리고 오늘 ④ 여기는 이주민의 고향이다
양지훈‧이세희 기자 | 승인 2021.06.27 20:29

 

중년 남성이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공원 앞에서 취재팀을 반겼다. 문화인류학과 학생이냐고 물었다. 안산시 외국인주민정책과의 박재현 주무관. 대학교수와 문화인류학과 학생이 연구나 과제 때문에 매주 찾아와 인터뷰를 요청한다고 했다.

그는 안산시를 치안이 안정된 도시라고 설명했다. 원곡동 일대를 순찰할 때는 곤봉을 휴대하지 않았다. 규정상 입던 방검조끼도 부임 1주일 후 벗었다.

로보캅 순찰대는 안산시가 2008년 만든 치안봉사 단체다. 안산시 단원구와 상록구에 각각 210명씩, 2인 1조로 학교 인근과 공원을 순찰한다. 초중고 주변의 학교폭력과 아동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박 주무관은 2019년 5대 로보캅 순찰대장을 지냈다.

박 주무관은 안산시의 외국인 범죄율이 높다는 생각은 선입견이라고 했다. “여기서 근무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폭력 사건은) 딱 2건 있었다.”

▲ 안산시 외국인주민정책과의 박재현 주무관

실제 안산단원경찰서는 2018년 치안 종합성과 평가에서 경기도 30개 경찰서 중 1위를 했다. 원곡동도 이곳 관할구역이다. 안산시 범죄 감소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안산시 범죄 건수는 2015년 3만 6349건에서 2019년 2만 7755건으로 23.6% 줄었다.

안산시는 지금까지 다문화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2005년 6월 15일에는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AFC)를, 2008년 3월 23일에는 외국인주민센터(현 외국인주민지원본부)을 열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운영한다.

원곡동 일대는 2009년에 국내 처음으로 다문화 특구로 지정됐다. 운영 기간은 10년이었지만 2023년까지 5년 연장됐다. 사업비는 260억 8000만 원에서 416억 8000만 원으로 늘었다.

안산시는 104개 국적, 8만여 이주민의 터전이다. 오후 5시쯤이 되면 원곡동 거리에 봉고차가 늘어선다. 외국인 근로자가 줄지어 내린다. 인근 시화·반월공단은 물론 호남과 제주 지역까지 다녀온다. 박 주무관은 “안산시는 (이주민에게) 고향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취재팀은 5월 15일 고려인을 지원하는 센터 ‘고려인너머’를 찾았다. 사무실이 어디냐고 어느 남성에게 물었다. 그는 잠시 당황한 듯했다. 그러더니 서투른 한국어로 사무실을 안내했다. “이쪽으로….”

1층 교실에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고려인 아동·청소년을 위한 한국어 수업, 그리고 댄스 합창 미술 등 취미 수업이 열린다. 센터는 2016년 개관했다.

▲ 안산시 고려인문화센터

고려인은 1937년 전까지 러시아 연해주에 모여 살았다. 소련은 그들을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으로 강제로 옮겼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고려인은 일자리를 잃고 이곳저곳을 떠돌았다.

이들을 위한 재외동포법이 1999년 12월 발효했다. 한국인과 똑같은 법적 지위를 보장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중국과 구 소련, 일본 동포는 입국할 수 없었다.

방문취업제를 2006년 2월 시행하면서 고려인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15년이 지난 현재, 약 8만 명이 한국에 자리 잡았다. 안산시에는 1만 7200여 명이 산다.

‘고려인너머’의 김명숙 사무국장은 “(아직) 한국에서 외국인과 이주민에 대한 선입견, 편견, 차별이 있다”고 걱정했다. 고려인을 보는 시선도 마찬가지. 연민, 패배의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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