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연(26) 씨는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시간을 내서 독서하기가 쉽지 않았다. 1주일 목표를 정해서 읽으려 했지만 혼자서 했던 약속이라 자주 어겼다.

그는 SNS에서 알게 된 앱 ‘챌린저스’를 다운로드했다. 2주 동안 주 5일 이상 책을 읽겠다는 약속에 돈 1만 원을 걸었다. 퇴근하고 다른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도 인증이 생각나서 자리에 앉아 책을 폈다.

읽기 전의 1쪽, 마지막으로 읽은 1쪽. 사진 2장을 앱에 올렸다. 인증만을 위해서 자리에 앉았다가도 막상 앉으면 5~10쪽씩 읽게 됐다. 습관의 힘이다.

그는 3월 1일부터 14일까지 성공률 70%를 달성해 7000원을 돌려받았다. 85% 미만이면 일부를 환급받는다. 최 씨는 “책에 손도 안 대는 것보다는 3000원을 내고 책 읽는 습관을 조금이라도 쌓은 셈이기 때문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 독서 인증 앱

챌린저스는 습관 형성을 위해 돈을 거는 앱이다. 참가비는 1만 원에서 최대 20만 원. 달성률이 85%이면 전액 환급받는다. 최 씨가 했던 ‘책 읽기’ 도전은 1만 원을 걸고 100% 성공하면 최대 1만 1268원을 받는다.

참가비가 높을수록 상금이 많아진다. 20만 원을 걸고 도전하면 상금이 최대 2만 5538원이다. 성공률이 85% 미만이면 일부 액수를 벌금으로 내는 셈이다. 미환급금은 100% 성공한 사람의 상금이 되고 일부는 앱을 운영하는 곳에 수수료로 들어간다.

▲ 최주연 씨가 인증하는 모습

사업가 김예지 씨(26)도 챌린저스를 이용했다. 1월에 하루 3개 목표 쓰기. 단순해 보이지만 목표를 정하면서 하루하루가 달라졌다고 느꼈다. 그는 홈트레이닝과 요가, 달리기를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했다. 이제는 돈을 걸지 않아도 하루의 필수 코스다.

최 씨는 “돈을 벌 목적보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 금액을 낸다”고 말했다. 그는 1시간 공부 인증하기도 도전했다. 교재 사진만 찍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교재를 펴니 실제 공부를 하는 일이 늘었다.

챌린저스에 따르면 누족 이용자 중에서 85% 이상이 20대와 30대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관계’ 카테고리에 도전하는 이용자가 많다. ‘부모님께 전화드리기’ 도전의 누적 참가자는 4055명이다. 날짜와 함께 전화내역을 보여주는 휴대폰 화면을 캡처해서 올려야 한다.

왜 이런 습관을 만드는 데 돈을 걸까? 김 씨는 “불확실함 가운데 내가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라도 확실한 성취로 만들고 싶어서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을 하는 한수아 씨(30)는 매일 스쿼트 하기에 도전했다. “운동을 너무 안 해서 억지로라도 하기 위해서 시작했다. 돈을 거는 행위가 무언가를 하겠다는 나의 의지를 보여주니 하나의 동력이 되기도 했다.”

모두가 성공하지는 않는다. 한 씨는 “취지가 좋았지만 너무 강제적이라서 그런지 안 하게 됐다. 한 번 실패하니 자신감을 잃어서 이후로는 포기하는 경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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