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은 부활절이었다. 민주당의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베다니교회 부활절 예배, 명동성당 부활절대축일 교중미사,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했다.

오후에는 노원구를 찾았다. 오후 5시 40분, 노원 롯데백화점 앞의 유세 차량 앞에 지지자가 몰렸다. 박 후보가 도착하기 전에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먼저 나섰다.

“아이들에게 평등하게 교육을 하는 것처럼 영양도 평등하게 제공해야 한다. 적어도 성장기만이라도 그렇게 하자는 것이 무상급식의 철학이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공약 중 하나인 ‘유치원 무상급식’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 선대위원장이 “유치원 아이들에게 하루 한 끼라도 균형 있게 주자는 사람과 무상급식이 싫어 시장직을 때려치운 사람. 누가 더 시장에 걸맞은 사람인가?”라고 외치자 지지자는 ‘박영선!’을 외쳤다.

취업준비생 박지현 씨(29)는 “박영선이라는 후보 자체를 지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오세훈 후보는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사퇴한 이력, 최근에는 내곡동 부동산 비리까지 터졌기 때문에 서울시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선대위원장이 연설을 하는데 박 후보가 도착했다. “박영선! 박영선!” 환호가 커졌다. 박 후보는 오후 6시 3분경 유세 차량에 오르면서 손을 흔들고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누구는 ‘재보궐선거 투표합시다’라는 패널을 들었다. 누구는 후보 얼굴이 나온 현수막을 들고 이름을 크게 외쳤다. 누구는 ‘투표합시다’라고 적힌 파란 풍선을 흔들었다.

박 후보가 마이크를 잡았다. “노원에 오니 승리가 눈앞에 보인다. 부활절을 맞아 진심이 거짓에 승리하는 서울을 만들어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 박 후보가 민주당 의원들과 손을 번쩍 들었다.

박 후보는 민심의 변화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용산 참사 발언에서 서울시민이 과거의 오세훈 후보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이 다시 뽑힌다면 노원의 재건축과 재개발이 어떻게 되겠느냐.”

노원구민 김점윤 씨(67)는 “아직 어떤 후보를 뽑을지 고민 중이지만 오늘 유세를 들어보니 박 후보가 더 나은 것 같다”면서 “누가 시장이 되든 내뱉은 공약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민주당의 우원식 고용진 김성환 의원,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이 유세 차량에 올랐다. 박 후보는 이들에게 지지 연설을 부탁하며 지하철 4호선 쌍문역으로 향했다.

오후 6시 40분 쌍문역 2번 출구 앞. ‘쌍문에서도 노원의 열기 이어가겠습니다!’ 박 후보 선거 운동원들이 트로트를 개사한 로고송에 맞춰 춤을 췄다. 민주당 당원인 이승식 씨(52)는 박수를 쳤다. “유세현장을 처음 와봅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오후 6시 50분 찬조연설을 하면서 오세훈 후보의 무능력함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 소상공인이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었던 박 후보에게 감사를 전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여러분 가운데서도 새벽에 자고 있는데 재난지원금 들어온 경험하신 분 손 한 번 들어보세요. 박영선 전 장관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단 이야기를 제가 들었습니다. 안심이 돼서 눈물을 흘리고 그 어려움에 동정심이 생겨서 눈물을 흘린 박영선입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박 후보는 고 김근태 전 의원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근태 고문님 12월 28일 미사에 제가 꼭 참석을 하는데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취소가 됐습니다.” 김 전 의원은 서울 도봉갑에서 세 번 당선됐다.

박 후보는 도봉구 교통이 불편하다면서 “우리 국회의원님, 시의원님, 구의원님들과 함께 해결하겠습니다 여러분!”이라고 외쳤다. 도봉구를 어떻게 발전시킬지도 강조했다. “동북권 청년혁신기지라는 별명이 붙도록 혁신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봉구와의 인연을 다시 강조했다. “정직과 믿음과 신뢰가 이기는 세상. 그것은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국회의원을 하셨던 김근태 고문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지지자들이 파란색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환호했다. 일요일 일정이 끝났다.

4월 5일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6번 출구. 박 후보가 보이자 지지자들은 ‘써니언니’를 계속 외쳤다. 시민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주의의 승리를 보여준다면 첫 여성 서울시장이 탄생한다고 박 후보가 말하자 환호성이 나왔다.

▲ 민주당의 영등포역 유세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지난 총선을 언급하며 실제 투표는 여론조사와 달리 민주당을 향할 것이라고 했다. “미워도 다시 한번 민주당을 뽑아주십시오! 한명숙 때처럼 1프로도 안 되는 표로 다시는 질 수 없습니다!”

허광태 전 서울시의회 의장은 오세훈 후보를 비판했다. “배고프다고 우는 어린아이는 많이 봤지만 밥 주지 말자고 우는 서울시장은 처음 봤습니다!…오세훈식 재개발·재건축은 주민 동의제를 없애기 때문에 제2의 용산 참사가 될 겁니다!”

지하철 5호선 발산역 3번 출구 앞에서는 박 후보의 선거 운동원(써니 서포터즈)이 공연을 했다. 지지자들은 박 후보를 기다리며 30분 동안 노래를 따라했다.

“강서구민 여러분! 토론 일정을 마치고 바로 제가 강서구를 먼저 찾았습니다.” 박 후보의 첫 마디였다.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후보자 토론회(방송기자클럽 주최)에 다녀온 직후였다. 그는 목이 잠기는 듯 기침을 서너 번 했다.

▲ 발산역 유세현장

유세장에는 긴 막대기에 꽂힌 파란 풍선이 많았다. 선거운동원은 ‘투표합시다!’라는 쪽지가 붙은 풍선을 시민에게 나눠줬다. 반대편 블록에서는 강서장애인부모연대가 박 후보를 지지했다. ‘서울시장 우리가 지킨다!’ ‘우리의 선택 합시다! 서울시장.’

박 후보는 “마곡지구는 원래 LG나 코오롱 계열사가 지원해주는 스타트업이 아니면 입주를 못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규제를 풀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일자리 창출에 힘을 발휘할 적임자라는 뜻이다.

유세를 듣던 이소희 씨(26)는 “박영선 후보라면 청년에게 필요한 일자리를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에 박 후보는 이렇게 강조했다. “열 분씩만 투표장으로 같이 가자고 전화해 달라, 그러면 제가 승리한다.”


▣ 김채빈·이혁재 기자가 이 기사의 취재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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