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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17) 기타 후보의 유세 현장(4월 2일~4월 3일)
이슬아 기자 | 승인 2021.04.06 16:58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후보 12명 중 5명이 여성이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그중 여성의당 김진아, 무소속 신지예 후보의 유세 현장을 찾았다.

4월 2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분홍빛 트럭이 등장했다. 신 후보의 유세차량이었다. 슬로건은 ‘당신의 자리가 있는 서울’. 연설하지 않고 시민에게 명함을 전했다. 성대 결절을 우려해 목을 최대한 쓰지 않는 중이라고 했다. 인사는 선거운동원이 했다.

점심시간에 청계천 주변에 나온 직장인은 전광판에서 나오는 영상과 패널을 흥미롭게 봤다. 여성, 성 소수자, 노동 약자, 청소년 등 서울시에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설 곳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인근 회사에 다닌다는 김현빈 씨(24)는 “(신 후보를) 최근에 알게 됐다”면서도 “박원순 전 시장 때문에 이번에는 무조건 여성을 뽑으려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 신지예 후보가 명함을 나눠주고 있다.

김상철 공동선거운동본부장은 신 후보를 대신해서 마이크를 잡았다. “10년 전 이미 심판받은 오세훈 후보를 선택하는 게 어떻게 정권 심판이 될 수 있느냐. 거대 양당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무소속 후보이자 새로운 정치 세력인 신지예를 지지해 달라.”

중년 여성이 신 후보에게 명함을 달라고 했다. 백발의 노인은 주먹을 꼭 쥐어 보이며 파이팅을 외쳤다. 신 후보는 “박 전 시장과 민주당의 위선에 성별, 세대를 뛰어넘는 분노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유플렉스 앞에서는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유세를 했다. 차 앞에 시민이 앉도록 훌라후프와 간이방석으로 좌석을 마련했다. 김도해 운동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기 위해 훌라후프로 1m 간격을 뒀다”고 설명했다.

빗방울이 떨어져 시민이 하나둘 떠났지만 홍보 영상 시청, 시민의 지지 발언 등 순서를 이어갔다. 신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부시장 후보 6명이 연설에 나섰다.

이가현 성평등부시장 후보는 “박영선 후보는 오늘에서야 성평등 대책을 발표했고, 오세훈 후보는 그마저도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불리한 선거에만 여성 후보를 내서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신 후보는 마지막 무렵에 나왔다. 목소리가 갈라진 상태.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모두 심판할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국에서 선거는 언제나 거대 양당의 리턴 매치였다며 낡고 부패한 기득권 정치가 우리 삶과 일상을 좀먹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시민은 호감을 보였지만 당선 가능성에는 회의적이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을 지나던 장동완 씨(28)는 “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여성 후보가 많이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지현 씨(20)는 “여성이 정치의 주체가 된 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페미니즘을 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다 보니 그냥 유명한 후보로만 남을 느낌”이라고 했다.

▲ 신지예 후보의 홍보 패널

4월 3일 오후 2시.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코엑스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김진아 후보의 선거송이 울려 퍼졌다. 김 후보는 보라색 선거복과 군복 무늬 바지를 입었다. 머리는 짧았다.

김 후보는 명함 인사로만 유세를 했다. 휴대용 스피커의 비트에 맞춰 선거운동원과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다. 유세차는 재정적인 이유로 마련하지 못했다고 했다. 왜 선거에 나왔는지, 공약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기회가 없었다.

그는 구호부터 공약까지 여성만 얘기했다. 선거송 가사는 채용·임금·승진에서 성차별을 없애겠다는, 여자 혼자도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는, 디지털 성범죄와 가정·학교·직장 내 성폭력을 근절하겠다는 내용이었다.

▲ 김진아 후보와 선거운동원

시민의 반응은 신기함 반, 싸늘함 반이었다. 지난해 출범한 신생 정당이라서 인지도가 아주 낮았다. 근처를 지나는 중장년층 20명에게 김 후보를 아느냐고 물었는데 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른다고 했다.

김 후보는 “지지층의 80%가 2030 여성이기 때문에 온라인 중심으로 활동한다. 이번 선거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다양한 세대와 연령으로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의당 지지자라고 밝힌 홍예준 씨(24)는 “박원순 전 시장의 위계 성폭력으로 인한 선거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성 후보가 당선돼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여성이 위협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서울을 만들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진아 후보가 서울대입구역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김 후보의 저녁 유세는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열렸다. 오후 6시가 되도록 비가 계속 내려서 역사 안에서 승객을 만나기로 했다. 코엑스에서는 5명이던 운동원이 이곳에서는 20명으로 늘었다.

취업준비생 윤슬 씨(25)는 이런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김 후보의 공약에 대해 옆의 친구와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여성만을 위해 행동하는 당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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