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를 종이 돌멩이라고 합니다. 한 장 한 장에는 힘아리가 없겠지만, 투표용지가 모이면 돌멩이처럼 힘이 생긴다는 겁니다. 이 종이 돌멩이, 다 행사하실 거지요?”

4월 3일 오전 10시, 지하철 3호선 수서역 3번 출구. 오세훈 후보가 시민의 투표를 독려했다. 맨 앞자리에는 휠체어를 탄 노인들이 자리를 잡았다. 강남구 지체장애인협회 회원들이다.

오 후보는 강남구 국회의원이었던 사실을 먼저 언급했다. “17년 만에 이 자리에 다시 선 것 같다…그동안 국민의힘은 청년들에게 외면을 많이 당해왔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고, 이는 여당의 위선적인 행태에 대한 청년들의 유쾌한 반란”이라고 말했다.

유세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렸다. 다들 우산만 펼 뿐 자리를 뜨지는 않았다. 연설이 끝나자 지지자들이 유세차량 근처로 몰렸다. 오 후보와 인사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뉴욕에서 일한다는 민유나 씨(51)는 딸(주찬이‧13)과 함께 있었다. 민 씨는 “원래는 중도였지만, 캄캄해진 젊은이들의 미래와 실패한 부동산 정책 때문에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 오세훈 후보의 연설 모습

오전 10시 50분, 서울 서초구의 고투몰 G8-2번 출구. 선거운동복과 우비를 입은 국민의힘 당원들이 유세차량 뒤에서 대기했다. 건너편에는 선거운동원과 시민이 자리했다. 오 후보가 도착하기 전인데도 앞자리가 꽉 찼다.

오 후보가 오전 11시, 유세차량 위로 올라섰다. 마이크를 먼저 받은 사람은 2030 시민 참여 유세자로 나온 연세대 의대 본과 2학년 한상현 씨(22)였다.

“사실 저는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을 이야기해 드리겠다”고 했다. 잘못했으면 사과해야 하고, 약속은 지켜야 하며, 남을 거짓말로 모함해서는 안 된다는 것. 한 씨는 여권이 상식 밖으로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한 씨를 포함해 2명의 발언이 끝나고 오 후보가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이 청년들이 왜 이렇게 분노하고 나섰겠습니까…문재인 정부가 젊은이들에게 가장 잘못한 것은, 통합의 정치가 아닌 분열의 정치로 국민들을 둘로 나누고 넷으로 나눠서 분열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입니다.”

4분간의 연설 후 ‘오세훈’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계속됐다. 빗줄기가 굵어졌지만 자리를 떠나는 시민은 없었다. 유세차량에서 내려온 한 씨에게 유세 참여 동기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선대위 뉴미디어본부장의 페이스북을 통해 2030 시민 참여 유세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앞서 발언하셨던 분들의 영상을 보며 ‘나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서울 토박이로 영등포구에 산다.

▲ 왼쪽부터 안철수 대표, 2030 시민 참여 유세자인 김동민 구군모 씨, 오세훈 후보

낮 12시에는 지하철 1호선 용산역 광장 계단 앞에서 유세가 있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함께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4월 7일은 정권을 심판하는 날이라고 했다. 2015년 목함지뢰사건으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를 언급하며 북한의 도발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문 정권을 비판했다.

안 대표는 “야권이 이겨야 대한민국이 살 수 있다는 약속 지키러 여기 왔다”며 포문을 열었다. 또 문재인 정부를 ‘파파괴 정부’, 즉 ‘파도 파도 괴담만 나오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20대인 김동민 구군모 씨가 국민의힘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얘기했다.

다음 유세 장소는 양천구의 고척 스카이돔이었다. 올해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날이었다. 배현진 원내부대표와 이준석 선대위 뉴미디어본부장이 동행했다.

▲ 오세훈 후보의 이동 유세(출처=오세훈 공식 페이스북)

오후 3시 홈플러스 금천점 앞에 유세차량이 멈췄다. 금천에서 관악까지 이동하는 유세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오 후보는 도착하자마자 모자를 벗고 인사하며 “오늘 오후 6시까지, 또는 4월 7일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취재팀은 관악지역 유세의 시작점인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2번 출구로 갔다. 오신환 공동선대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일할 수 있는, 일할 줄 아는 기호 2번 오세훈이 뽑혀야 합니다.”

오 후보가 유세차량 위로 탑승했다.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반갑다는 듯 인사하자 오 후보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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