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2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이 2월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의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한국기자상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나고 사회적인 파급 효과가 큰 기사에 수여하는 상이다. 한국기자협회가 1967년 제정했다. 심사위원회는 후보작 101편을 심사해 9개 부문에서 11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대상은 2개 언론사가 받았다. ‘n번방 사건과 그 후’를 보도한 한겨레신문(김완 오연서)과 국민일보(박민지 황윤태 김지애 정우진 송경모 강보현 정현수)다. 대상은 국정농단 보도로 TV조선·JTBC·한겨레신문이 받은 이후 4년 만에 나왔다.

한겨레신문과 국민일보는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이용해 성착취 영상물을 유포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실상을 폭로했다.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고 경찰 수사와 용의자 검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변화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기자상 특집 ① 시상식

취재보도부문에서는 JTBC의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박준우 조소희 이예원 김지성 여도현)이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택배노동자의 열악한 근로 환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비슷한 유형의 보도도 줄을 이었다”며 “(JTBC 보도가) 여론의 반향이 가장 크고 사회적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이 ‘2020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김동현 임주형 하종훈 장은석 홍인기 강윤혁 나상현)으로 수상했다. 취재팀은 서울 강남 3구의 초고가 아파트 10개 단지의 등기부등본 8000건, 1급 이상 고위공직자 787명의 재산 목록, 지난 20년간 사회간접자본 예비타당성 조사 사례 370건을 분석했다.
 
기획보도부문 수상작은 2편이다. 경향신문의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윤지원 허진무)에 대해 심사위원회는 “검찰과 법무부의 비밀주의 관행을 깨뜨려 국민의 기본권 확보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KBS의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홍혜림 왕인흡 우한솔 전현우)는 요양병원의 약물 오·남용과 식비 착복 실태를 고발했다. 연속 보도를 통해 노인 복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우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경인일보의 ‘화재 참변 인천 초등생 형제’(조재현 공승배 박현주)가 수상했다. 보도는 코로나19로 학교를 가지 않은 아이들이 집에서 당한 사고라는 점에 주목했다. 1회성 기사로 끝날 수 있는 사안을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했다고 심사위원회는 설명했다.

지역 기획보도부문 수상작은 KBS광주의 ‘농민 없는 농업법인…특혜로 키운 불법 온상’(김효신 유승용 이승준 신한비)이다. 치밀한 확인 취재로 뿌리 깊은 부패 구조를 파헤쳤다는 평을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온라인) 수상작은 2편이다. SBS의 ‘털어봤다! 동네의회-업무추진비 편’(심영구 배여운 정혜경 배정훈)과 부산일보의 ‘살아남은 형제들’이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시민 감시가 소홀한 기초의회의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를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부산일보는 형제복지원 감금 피해자 33인의 증언을 인터랙티브 동영상으로 소개했다.

이희용 심사위원장(한국언론진흥재단 경영본부장)은 “(기자들은) 음지에서 애쓴 택배 노동자의 눈물에 주목하는가 하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의 한숨과 어린이들의 울음소리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함께 열린 제11회 조계창 국제보도상 시상식에서는 연합뉴스 이광빈 기자가 ‘베를린 소녀상 설치와 철거 명령 논란’ 보도로 수상했다. 연합뉴스 선양 특파원으로 재직하다가 숨진 조계창 기자를 기리기 위해 한국기자협회와 연합뉴스가 2010년 공동으로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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