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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상 특집 ⑪ 털어봤다! 동네의회-업무추진비 편(SBS)
박선정·황성준 기자 | 승인 2021.02.21 19:34

 

제 7회 전국 지방선거(2018년)에서 당선된 광역 및 기초의원은 3750명이다. 같은 해에 지방의회 예산은 2342억 원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243개 지방의회 중 167개 지방의회가 감사 대상이 아니다. 시민단체 ‘주민참여’의 최동길 대표는 지방의회를 “행정 감시 활동의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전국 기초의회 226곳 예산집행 내역을 분석했다.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배여운 기자는 “기초의회 의원은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인데 상대적으로 덜 조명을 받는다”고 분석이유를 말했다.

취재에 인내심이 필요했다. 마부작침은 홈페이지에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기초의회에 일일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자료를 비공개 처리하면 이의신청과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했다. 짧게는 열흘, 길게는 두 달 이상 걸렸다.

취재결과에 따르면 기초의회 업무추진비 92.9%는 식비로 사용됐다. 마부작침은 소액결제를 분석해 업무 관련성이 없는 사례를 잡아냈다. 분석 기준은 1만 원 또는 5000원 미만으로 세분화했다.

배 기자는 “간혹 혼자 사용한 사례가 보인다. 지적을 하려면 근거가 필요했기 때문에 상호를 검색하고 가격을 대조해 (혼자 사용한 게 맞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임태근 서울 성북구 의원이 전남 보성군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정황이 보이자 현장에 가서 검증하고 반론도 들었다. 결국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발견해 340만 원을 환수토록 했다. 배 기자는 “데이터와 현장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탐사보도”라고 설명했다.

▲ 서울 강북구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출처=SBS)

어려움도 있었다. 정보공개청구로 업무추진비 데이터를 받았으나 형식이 제각각이었다. 지방의회 226곳 중 기자가 요청한 엑셀로 보내준 곳은 5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PDF, HWP, JPG 등 제각각이었다. 형식이 다른 정보를 일일이 엑셀로 변환했다.

공식적인 데이터 관리 규정이 없어서 생긴 문제였다. “제목 넣고 열 병합, 셀 병합해서 상사가 봤을 때 깔끔하고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지금까지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이었던 거죠.” 분석할 수 없는 데이터를 공개하다 보니 현행 제도는 말 그대로 공개를 위한 공개가 됐다.

배 기자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공공기관이 데이터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2018년부터 분기마다 정보공개를 청구해 업무추진비를 분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가 계속 청구해서 엑셀로 받으면 다음에 누군가 지방의회 업무추진비를 감시해보고 싶을 때 엑셀 파일로 받아서 볼 수 있고, (따로 분석할) 고생을 안 해도 되는 거죠.”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의 김예찬 활동가는 정보공개청구제도 활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시민이 청구해도 공공기관이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시민이 청구한 정보가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면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전미선 사회보장위원회 전문위원은 공공기관이 “비난 회피를 위해 단순하게 비공개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공개 의사결정 절차는 매우 임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민참여’의 최동길 대표는 지방의회가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정보를 비공개한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지방의회의 문제가 단발적으로 생기지 않으므로 언론과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누군가 지방의회를 감시한다는 사실을 알린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마부작침 보도를 평가했다.

마부작침은 2016년 출범했다. 언론사에서 흔치 않던 데이터 분석 전담팀을 5년 넘게 유지하고 한국기자상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배 기자는 “SBS가 데이터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며 “이게 진짜 고생은 하고 빛은 안 나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부작침은 올해도 지방의회 업무추진비와 국회 예산 회의록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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