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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취재하는 기자, 매기 하버만
권현지 기자 | 승인 2021.01.17 18:2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좋아한다. 대통령 전용기를 좋아한다. 행정권이 얼마나 강력한지 안다. 대통령이라는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저 대통령이 가진 권력에 관심 있었을 뿐이다.”

매기 하버만이 2018년 2월 <NBC> 토크쇼 ‘레이트 나잇’에서 했던 말이다. 성공한 사업가 트럼프는 왜 미국 대통령이 되길 원했냐는 진행자 질문에 대한 대답.

하버만은 <뉴욕타임스> 기자다.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취재한다. 모르는 게 없다. 언제 화를 내는지, 무슨 TV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지, 누구와 가장 친한지까지.

▲ 매기 하버만 기자가 <NBC> 토크쇼에서 이야기하는 모습(출처=유튜브)

하버만은 오래전부터 트럼프를 취재했다. 뉴욕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던 2006년, 트럼프는 하버만 기사에 처음 등장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때 하버만은 대선 캠프 취재를 맡았다.

대부분의 기자가 트럼프의 <NBC> 리얼리티 TV쇼(어프렌티스) 진행 이력을 언급할 때, 하버만은 트럼프와 가까운 취재원을 확보했다. 과거 취재 경험, 개인적 인연이 도움이 됐다. 2018년에는 ‘트럼프-러시아 스캔들’을 보도해 동료들과 함께 퓰리처상(국내보도 부문)을 받았다.

하버만은 1998년 <뉴욕포스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첫 출입처는 뉴욕시청. 루디 줄리아니 당시 시장의 정치 행보에 흥미를 느꼈다. 하버만은 “그때부터 정치에 빠졌다(hooked)”고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후 10년간 <뉴욕포스트>와 <뉴욕데일리뉴스>를 오가며 뉴욕 정치를 취재했다.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는 “뉴욕 정치인들이 하버만 기자에게 두려움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2008년부터는 대선 캠프로 취재 영역을 넓혔다. 수많은 정치 거물을 취재했다. 존 매케인,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2015년에 <뉴욕타임스>로 옮겨 백악관을 담당한다.

백악관 취재는 매일 오전 6시 트위터 확인으로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트윗을 올릴지 예측할 수 없어서다. 본격적인 백악관 취재는 밤 10시부터다. 백악관 직원은 근무를 끝내고 취재에 응한다.

취재원 보호가 중요한 만큼 제약도 많다. 암호화된 메시지 및 통화를 주고받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몰래 만난다. 하버만은 2020년 9월 온라인 매체 <밸런스 더 그라인드>와 인터뷰하면서 백악관 취재를 “유통기한이 있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 하버만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사진을 찍었다. (출처=트위터)

하버만의 보도는 때로는 치명적인 피해를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하버만을 3류 기자(third rate reporter), 뉴욕타임스를 가짜뉴스라고 공격했다. 트럼프-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양측 공모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뮬러 특검이 발표하자 퓰리처상 박탈을 촉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인연을 맺은 하버만을 특별대우하기도 한다. 하버만은 백악관 집무실에 마주 앉아 대통령을 취재하는 몇 안 되는 기자 중 한 명이다.

둘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일화. 하버만은 2017년 앤드류 슈워츠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대변인과의 대담에서 “트럼프에게 ‘두 명의 매기(two maggie)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사적으로 아는 하버만과 기자로서 하버만을 다르게 생각한다는 의미다.

▲ 매기 하버만(오른쪽 두번째)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를 취재하는 모습(출처=뉴욕타임스)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보도하면서 부담은 없을까. 하버만은 <더 스펙트럼>과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진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권력을 취재하는 일을 하버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대통령에게 인정받기 위해 기사를 쓰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스러워할 보도만 한다면 그건 진실을 보도하는 게 아니다. 기자가 하는 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힘들어도 이 일을 좋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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