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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가 불안하다
김미수·신다혜·필태연 기자 | 승인 2020.12.20 19:21

 

“취지는 좋은데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실 성인도 아닌 중학생에게 전동킥보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중학생 자녀가 있는 학부모 최세영 씨(45)는 전동킥보드 규제 완화에 대한 걱정을 이같이 전했다. 12월 10일부터 시행 중인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운전면허 없이도 만 13세 이상은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다.

퍼스널모빌리티산업협의회(SPMA)는 법 개정에 반대했다. 회원사인 공유 전동킥보드 13개 업체는 개정안과 관계없이 연령 제한을 만 16세 이상으로 유지한다고 11월 27일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전동킥보도를 이용할 수 있는 나이를 만 16세 이상으로 되돌리는 법안을 12월 3일 통과시켰다. 유예기간이 지나는 내년 4월 이후에야 적용된다.

최 씨는 성장기 아이들이 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이소영 씨도 청소년은 교통흐름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하므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수진 씨(45)에게는 만 15세 자녀가 있다. 그는 중학생 2명이 전동킥보드를 타는 모습을 봤다. 보행자는 물론 탑승자도 위험해 보인다고 했다.

학부모 엄태기 씨(50)는 밤에 개인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져서 무릎을 다쳤다. 타이어 고장으로 손목에 골절상도 입었다. 그는 공유 전동킥보드가 개인 전동킥보드보다 부품 고장에 더 취약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서울 양천경찰서의 정종원 경위(53‧사고조사1팀장)는 전동킥보드 사고가 올해 늘었다고 했다. 학부모 걱정처럼 학생이 내는 사고도 마찬가지. 차에 해당하므로 인도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보행자를 다치게 하면 가해자로 처벌받는다.

▲ 전동킥보드 교통사고(출처=도로교통공단)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엄현승 군(13)은 학생이 무분별하게 빌려 타면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동엽 군(16)은 편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한번은 타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서울석병원’의 이기석 원장은 “단순히 나이가 어려서 반대하는 게 아니라 어린 아이가 안전에 부주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4년차 소아 전문의이다.

이 원장에 따르면 체조를 성인보다 어린이가 더 잘하듯이 반응속도는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좋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면 안전 수칙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어서 위험하다.

어느 24세 여성은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쇄골이 골절됐다. 혼자 넘어지면 땅을 짚으면서 손목이나 팔꿈치를 다치지만, 다른 곳에 부딪치면 몸이 붕 뜨면서 떨어져 머리를 다칠 수 있다. 이 원장은 “다치지 않아도 될 아이들이 부상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넘어져서 피가 나면 지혈을 하고, 뼈를 다쳤으면 물건을 이용해 고정해야 한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고정할 물건이 없으면 반대 손으로 잡아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머리를 다쳤으면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한다.

▲ 일부 사용자는 전동킥보드를 아무렇게나 놓고 간다.

채민 씨(30)는 킥보드의 위험성을 유튜브에서 알려준다.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킥고잉’의 브랜드매니저. 안전 수칙을 알리거나 궁금증을 풀어주려고 영상을 제작해 올린다.

가장 많은 위법행위가 무엇인지 묻자 그는 “두 명이 타는 걸 많이 보는데 안전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동킥보드는 혼자서 타야 하며,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음주운전은 당연히 금지된다.

시민이 참여하는 오프라인 활동도 했다. 작년 8월 ‘이동에 안전을 더하다’ 캠페인을 하면서 전동킥보드 안전운행법과 에티켓 영상을 서울 도심의 옥외 전광판에 상영했다. 크리스마스에는 산타복을 입고 피켓을 들며 안전 수칙을 홍보했다. 

최근에는 주차 캠페인에 집중한다. 전동킥보드를 길 한가운데는 물론 소방시설이나 노란 선 안에 두는 사례가 많아서다. ‘챌린지’ 형태로 캠페인을 하면서 문제점을 알리려 한다.

킥고잉의 대외협력 담당자인 박여진 씨는 기술적인 노력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올해 특허출원한 시스템에는 감지형 카메라를 넣었다. 전동킥보드 앞뒤와 양옆의 카메라가 주변을 인지해서 보행자가 있거나 인도로 진입하면 속도를 자동으로 줄이도록 한다.

박 씨는 “편리함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래야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전통킥보드 이용자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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