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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특집 (88) 갈 곳 잃은 카공족
이예경 기자 | 승인 2020.12.20 19:18

 

충남대 사회학과 이유정 씨(21)는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카페에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학교에 가서도 마찬가지. 요즘은 코로나 확산으로 카페에 가지 못한다. 환경이 바뀌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 카공족에게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카공족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말한다. 2016년 아르바이트 포털인 알바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4명이 자신을 카공족이라고 정의했다.

또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2017년 ‘카공족과 카페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더니 대학생 10명 중 9명이 카페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 중 45.2%는 매주 1회 이상 카페에서 공부한다고 응답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화여대 이수연 양(19‧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은 매장에 카공족이 적어도 절반은 있었다고 말했다. 카공이 새로운 문화가 아니라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카페가 텅 비었다.

이유는 다양하다. 이유정 씨는 카페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했다. “집은 너무 시끄러워서 공부에 방해가 되고, 열람실은 너무 조용해서 졸리거든요. 반면 카페는 적당한 소음이 있고 잔잔한 음악이 나와서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허유진 씨(20)는 집에서 혼자 공부를 하는 것보다 밖에서 사람들이 활기차게 사는 모습을 보면 의욕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집에서는 공부를 시작하는 게 제일 어렵기 때문에 일단 카페를 가면 공부의 반은 성공하는 셈이에요. 마음을 먹고 갔으니 바로 책을 펴게 되니까요.”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독서실에서는 대화할 수 없지만 카페에서는 모르는 내용을 서로 묻고 알려줄 수 있다. 공부하다 지칠 때는 옆의 친구를 보며 위안이나 자극을 받는다.

이런 상황을 코로나 19가 바꿨다. 지난 8월 경기 파주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며 카페의 위험성이 더욱 부각됐다.

대학생 커뮤니티에는 카페가 아니라 집에서 공부하니까 너무 답답하고 힘들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여기에 공감하며 신세를 한탄하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허 씨는 가족의 대화 소리, TV 소음, 그리고 침대마저 공부를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켜보는 사람도, 공부를 함께하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에 자꾸 딴짓을 해요.”

자취를 3년째 한다는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김혜원 씨(21)는 집 밖에서 공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너무 절망스럽다. 작은 원룸. 무선 인터넷이 불안정해서 수업 시간마다 가슴을 졸였다.

실시간 원격수업에서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 수업 참여가 불가능하다. “하루 종일 좁은 방에 있으니 기분이 너무 우울해지고, 침대에 앉아 끊기는 강의를 듣다 보면 속이 상해요.”
충남대 중어중문학과 이지민 씨(21)는 “공부를 하기 위해 카페에 가지만 집을 나선다는 것만으로 기분 전환이 된다. 외출하는 기분으로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 공부를 한다는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좀 사라졌다”고 카공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는 온종일 방에 앉아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는 일상이 반복되니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무기력해진다고 말했다. 이런 심리가 학습 능력을 낮추고 성적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했다.

입학하고 4학기 동안, 그는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유지했다. 최근에는 집에서 홀로 공부하며 무기력증이 생기고 의욕이 떨어져 여러 과목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수도권 방역 조치가 12월 8일부터 2.5단계로 강화되면서 카공족은 정말 갈 곳을 잃었다. 집에 있던 카공족도, 불안감을 안고 카페로 향하던 카공족도 점점 답답해졌다. 카공을 누구보다 즐기는 이유정 씨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잠깐 참고 집에서 공부하면 곧 카페로 갈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네요. 집에서 공부하느라 지쳤는데 언제쯤 다시 카페로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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