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3 수험생 김민제 양(18·부산 동여자고)은 11월 14일 오전, 기자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숨을 자주 쉬었다. 그는 코로나 19로 입시일정이 바뀌어 혼란을 겪었다고 했다.

“3월, 4월 모의고사가 한 달 뒤에 치러지고, 그러고 바로 6월 모의고사에 중간고사, 기말고사까지 일정이 빠듯했어요.” 김 양은 지친 기색이었다.

고 3 수험생 권지후 양(18·경기 부천 원종고)이 다니는 학교는 EBS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했다. 그는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학교에서와 달리 궁금한 부분을 질문할 수 없어서다. 녹화 강의를 들을 때는 집중도가 떨어졌다.

그는 자사고와 특목고가 화상 수업을 통해 교사와 소통하며 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커졌다. 수업의 질 차이가 대면 수업보다 더 커졌기에 자신이 뒤처질까 불안했다.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권 양은 코로나 19로 평가 방식이 바뀌자 걱정이 커졌다. “1학년 때부터 차곡차곡 비교과 활동을 잘 쌓아왔는데 수시모집에서 비교과 비중을 줄이겠다고 하니 당황스러웠다.”

▲ 수험생 권지후 양이 고3 수험생이 EBS 온라인 수업을 듣는 모습


주부 홍정미 씨는 수험생인 자녀가 재수 이야기를 계속 했다고 전했다. 불안해하는 아이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입시 커뮤니티에 ‘올해는 재수, 반수를 하기에 최적이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고 3 수험생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코로나 19로 스트레스를 푸는 창구가 막힌 점도 문제. 고 3 수험생 김은진 양(18·경기 부천원종고)은 학교와 집에만 머무는 반복적인 생활에 더욱 스트레스를 느꼈다. “친구와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풀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졌다.”

김 양은 코인 노래방과 PC방을 통해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코로나 19로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기 힘들어 답답함이 커졌다.

주부 이은서 씨는 수험생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입시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싶었다. 하지만 심기를 건드릴까 걱정되어 대화를 자제하게 됐다.

교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경기 파주 금촌고의 조재형 교사는 온라인으로 상담을 하니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12월 3일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임상아 군(18)은 “관리감독이 심할 줄 알았는데 수시 1차 실기시험을 보러 갔을 때보다 훨씬 허술한 체온체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학생이 다른 반에서 넘어온 학생과 삼삼오오 모여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했다고 말했다.
 
수능이 끝났지만 일부 수험생은 여전히 코로나 블루에 시달린다. 홍성빈 양(18·경기 부천 원종고)은 “작년까지만 해도 수능 끝나면 실컷 놀아야지라고 생각하며 공부했는데 수능이 끝나도 자유를 만끽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억울하다”고 말했다.

실기 및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학생은 학원에 갈 수 없어 막막하다. 예대 입시를 준비하는 임 군은 “음악 수업이기 때문에 대면 수업이 더욱 중요한데 온라인으로 수업해서 효과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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