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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 이야기 ② 20대 후반 한국인이 떠나지 않는 이유
이슬비 기자 | 승인 2020.12.06 20:26

 

서울지하철 2호선 대림역 일대는 한국에서 중국으로, 중국에서 한국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듯하다.

기자는 10월 5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낮 시간대와 출·퇴근 시간에 대림역을 찾았다. 오후 1시의 대림역은 한적했다. 환승객 몇몇만 바쁘게 움직였다. 조용한 가운데 중국어가 간혹 들렸다. 묘한 향신료 냄새가 이질감을 더했다.

오후 5시의 대림역은 달랐다. 승객이 우르르 내렸다. 환승역 7호선에서 내린 승객들은 갈 길을 바삐 재촉했다.

▲ 낮 시간대(왼쪽)와 출퇴근 시간대의 대림역

대림동은 ‘한국 속 작은 중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재한 조선족이 많은 곳이다. 대림2동은 주민의 70%가 외국인, 그중에서 절반이 조선족이다. 내국인은 18년 만에 반으로 줄었다. 그런데 대림동의 20대 후반(25~29세)을 보면 한국인은 늘어나고 조선족이 줄어드는 중이다.

기자의 관찰에 따르면 대림역에서 내린 승객은 대부분 구로디지털단지역이나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탑승했다. 두 역 근처에는 정보기술(IT) 기업, 특히 젊은 층의 비율이 높은 스타트업이 많다. 서울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중에서 48%가 이곳에 있다.

20대 후반의 한국인이 대림동을 떠날 수 없는 요인이 일자리임을 의미한다. 대림역 근처에 사는 강지원(29) 씨는 “구로디지털단지에 근무하면서 이곳으로 이사했다”며 “IT 업종에 종사하는 젊은 직장인은 이곳에 거주하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원룸 보증금 300, 월세 35.’ 10월 초 대림역 근처의 부동산 유리창에 붙은 내용이다. 서울의 원룸 평균 월세(47만 원)보다 낮다.

대림3동으로 5개월 전에 이사한 최영진(28) 씨는 “직장 위치와 경제적 요건을 고려했다. 신림동 원룸과 대림동 투룸을 고민하다 대림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 대림동의 인구 현황

지하철역 근처에는 청년이 많이 보이지만 길거리에서는 중년 여성과 노인이 더 많았다. 청년이 가끔 지나가서 물어보면 “학생이에요”, “여기 안 살아요”라고 대답했다.

기자가 길거리를 서성이자 어느 가게의 중년 여성이 뭘 찾느냐고 물었다. 청년 취재원을 찾는다고 답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긴 청년들 없어!” 강 씨는 “여기는 잠만 자는 곳이다. 활동은 다른 곳에서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김흥순 교수의 연구(중국인 밀집 지역에서 내국인 거주자의 지역 만족도와 이미지 분석)에 따르면 10~20대의 대림동 거주 만족도는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최 씨는 “직접 거주해보니 중국 교포에 대한 공포나 나쁜 이미지는 덜하다”고 했다. 강 씨도 “지금 사는 곳에 점수를 매기자면 10점 만점에 8점으로 만족해 떠날 생각은 없다. 거주 전에는 편견이 있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모 씨(46)는 20대에 결혼해서 대림역 부근으로 이사했다. 15년째 사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동네에 인간미가 있다. 정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게 이 동네의 큰 매력이다. 중국 교포도 과거와 달리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한국문화에 적응하면서 전체적 이미지가 좋아졌다.”

고민경 건국대 HK연구교수는 “조선족 젊은 세대가 떠나는 상황에서도 조선족과 중국인이 증가하는 걸 봐서는 대림동이 앞으로도 이민자 한국 정착의 출발지 기능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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