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경제
구직을 위한 수도권 행렬
고건 기자 | 승인 2020.11.29 14:53

 

통계청이 6월 29일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과 향후 인구 전망’을 보면 작년에 직업을 이유로 수도권에 유입된 인구가 6만 4000명이다.

특히 20대의 수도권 유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직업을 구하려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청년이 2016년 1만 6000명에서 2019년 6만 4000명으로 늘었다.

반지호 씨(24)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10월 16일 밤 12시가 되자 일을 마치고 원룸에 도착했다. 옷을 벗기 전에 노트북을 켰다. ‘Primere Pro’라 적힌 아이콘을 클릭하면서 눈과 손이 바빠졌다. “서울까지 올라와서 배운 거를 안 잊으려고 퇴근 후에도 이렇게 공부한다.”

그는 연예 기획사 인턴이다. 영상 미디어 활용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본가가 있는 경남 창원에는 영상 편집과 포토샵을 배울 시설과 공간이 없어 서울로 옮겼다.

▲ 반지호 씨의 원룸

제주가 고향인 박효근 씨(29)도 마찬가지. 대기업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그는 “도내에서 취업을 시도했지만 하고 싶은 분야가 없었다”고 말했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취업을 하려면 수도권에 올라가야 했다.

취업준비생 권혁란 씨(27)는 일요일 아침부터 분주했다. 토익 시험을 다섯 번째 치르는 날. 대기업을 준비하면서 자격증 응시가 일상이 됐다. 고사장으로 향하는 길, 표정이 밝았다. “지방에서 시험 한번 보려면 왕복 2시간은 걸렸다. 지금은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다.”

언론사를 준비하는 김예진 씨(27)는 거제 출신이다. 신촌에서 논술과 시사상식 스터디를 한다. “스터디를 하면 동기부여가 되고 정보 공유가 빨라서 좋다”고 말했다. 권 씨도 자소서와 면접 스터디에 참여한다.

박 씨는 “인적성 스터디에서 얻은 문제 풀이 팁이 합격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스터디를 취업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스터디가 취업에 큰 도움을 주지만 수도권을 벗어나면 구하기가 어렵다.

▲권혁란 씨의 자격증 시험 문제집

승강기 기술직으로 근무하는 전하용 씨(26)는 경남의 지사를 원했다. 하지만 정원이 너무 적어서 강남 지사로 발령받고 서울에 왔다. “처음에는 두려웠는데 문화생활을 많이 즐길 수 있고 교통이 편리해서 만족스럽다.”

도찬울 씨(29)는 대구에 살다가 취업을 하면서 서울로 왔다. “많은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했다고 해도 수도권에 비해 채용 규모가 작고 원하는 직무도 없었다.” 그는 대기업의 정보기술(IT) 직무에 합격하면서 본사가 있는 서울로 옮겼다.

반 씨는 “요즘은 서울에 사는 것도 스펙이라고 한다. 한 달에 100만 원 정도 되는 월세와 생활비가 부담스럽긴 한데, 꿈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비를 벌려고 전단지 배포, 페스티벌과 박람회 스텝 등 하지 않은 아르바이트가 없다.

권 씨는 매달 지출비를 걱정할 때마다 김해로 돌아갈지 고민했다. 그럼에도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내가 가고 싶은 기업을 가려면 서울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한다. 특히 대기업은 채용 트렌드와 정보가 중요하니까.”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11-1 이화여자대학교  |  대표전화 : 02-3277-2267  |  팩스 : 02-3277-2908
발행인·편집인 : 이재경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경
Copyright © 2013~2021 스토리오브서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