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한국언론진흥재단
주제=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언론 산업과 대응 전략
일시=2020년 10월 22일(목) 오전 10시~낮 12시 35분
방식=유튜브 채널 온라인 생중계
기조연설=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좌장=김영욱 카이스트 초빙교수(문술미래전략대학원)
발표=얼 윌킨슨(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대표) 빅터 피카드(미국 펜실베니아대 아넨버그 커뮤니케이션스쿨 교수) 박영흠(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 ‘2020 저널리즘 주간’ 행사를 개최했다. 국내외 언론인, 언론학자, 전문가가 저널리즘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컨퍼런스, 영화제, 토크쇼가 열렸다.

컨퍼런스 첫날(22일) 주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언론 산업과 대응 전략’이었다. ‘총, 균, 쇠’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 대해 기조연설을 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을 소개했다. 백신이 언제 나오느냐,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사망자가 얼마나 나올지, 종식을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이아몬드 교수는 언론이 그런 의문점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언론은 코로나19가 갖는 복잡성을 비교적 잘 전달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다른 전염병에 비해 전염성은 높은 대신 사망률은 낮은데 왜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째는 사람 간 확산 속도가 기존의 다른 전염병보다 확연히 빠르다는 점, 둘째는 세계 인구가 늘어 코로나19로 사망할 수 있는 인구 자체도 늘었다는 점, 마지막은 새로운 병이어서 그 누구도 유전적 면역체가 없다는 점이다.”

그는 전 세계인이 지구적 문제에 직면한 사실을 느끼고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경 안에서 코로나19를 종식시키더라도 다른 나라 국민의 이동으로 재확산될 수 있으므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아가 언론이 기후변화, 자원고갈, 불평등 같은 복잡한 문제를 더 잘 설명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인데 코로나19 같은 질병의 잦은 발병을 초래함에도 관심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집에서 화상연결로 기조연설을 했다. (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다이아몬드 교수는 각국이 눈앞에 닥친 코로나19 문제에만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나 자원고갈, 불평등 문제가 느린 속도로, 우리가 알지 못하게 사람을 죽이고 경제를 파괴시킨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그는 코로나19가 전 지구적 협력을 이끌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이 협력해서 대응하면 보다 근본적인 기후변화, 불평등, 자원고갈의 문제에도 공동체적 협력을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언론인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언론인은 코로나19의 무지를 부추기는 나라의 정치인과 맞서야 하고 불평등, 자원고갈, 기후변화 등 복잡한 문제를 알기 쉽게 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언론이 문제 해결에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기조연설 다음에는 얼 윌킨슨 국제뉴스미디어협회 대표가 발표를 했다. 주제는 ‘2021 뉴스미디어 전망: 코로나 상황에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였다. 그는 세계 각국의 저널리즘 현황을 소개했다. 

윌킨슨 대표는 밀턴 프리드먼의 말을 인용해 재난 상황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아이디어가 더 드러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맞은 뉴스업계에도 새롭게 등장한 건 없고, 디지털 전환 같은 기존 인식만 더 가속화됐다.”

그는 디지털 전환을 저널리즘, 데이터, 구독, 상품, 광고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의 변화에 필요한 전략도 이 다섯 개의 키워드와 연관된 디지털화, 개인화, 프리미엄화, 문화화, 습관화라고 했다.

그는 데이터를 강조했다. 몇 년 후면 구글이 사용자 행동추적의 기반이 되는 ‘써드파티 쿠키(third-party cookies)’ 사용을 중단하므로 데이터 수집체계가 변한다고 했다. “앞으로는 언론 스스로 독자에 관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는 활동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변화를 그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어차피 언론은 포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언론이 데이터 기반에 더 투자하면 구독 모델의 성장과 콘텐츠 차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 얼 윌킨슨 국제뉴스미디어협회 대표(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두 번째 발표는 빅터 피카드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아넨버그 커뮤니케이션스쿨)가 맡았다. 주제는 ‘위기에 직면하다: 저널리즘을 위한 공공 모델 상상하기’였다. 그는 저널리즘 역시 코로나19로 위기지만, 그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된다고 했다.

그가 꼽은 저널리즘의 첫 번째 위기는 정파성의 심화다. 원인은 공공미디어의 취약함에서 찾았다. 공공미디어가 없으면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전해야할 얘기를 아예 못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지방언론의 위기를 지적했다. 그는 게으름이 지방언론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광고에 의존하는 상업적 모델을 추구해온 탓에 언론은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피카드 교수는 시장에만 맡기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공적지원을 통해 공공미디어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는 박영흠 협성대 교수(미디어영상광고학과)가 했다. 주제는 ‘코로나19 이후 언론의 새로운 규범과 역할’이었다.

그는 언론이 맞닥뜨린 최대 난제가 신뢰의 추락이지만 피카드 교수 말대로 코로나19 확산이 신뢰 회복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위기상황 속에서 시민은 정보를 얻고자 미디어에 집중하기 때문에 뉴스 이용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전염병이기에 위기의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어게 보도해야 하는지 몰라서 생기는 문제를 언급했다.

“신속한 정보 제공이냐 정확한 정보 제공이냐, 위험에 대한 경고냐 과도한 불안 해소냐, 정부 정책 협조냐 권력 감시와 견제냐 등 가치 선택의 시험대에 끊임없이 오르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한국 언론은 단순 사실 중계 중심의 보도에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 사실만 전달하는 스트레이트 보도가 전체 기사에서 88.3%를 차지하는데, 보다 심층적인 해석과 관점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박 교수는 부정적 보도를 통한 불안 조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 분야 역시 정파적으로 접근하는 보도가 이어졌는데, 그런 부정확하거나 극단적인 보도가 독자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보도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진자 게이클럽 방문이나 공포의 31번 확진자 등 개인을 특정하거나 소수자로 낙인찍는 보도가 대표적인데, 언론이 대중의 혐오 정서에 편승하면 방역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

박 교수는 신속성보다는 정확성과 심층성을 강조해 단순 사실 전달보다는 심층해석 전달에 주력함으로써 시민에게 대체 불가능한 효용을 제공해야만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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