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한국언론진흥재단
주제=독자 커뮤니티와 참여
일시=2020년 10월 23일(금) 오후 4시~6시
방식=유튜브 채널 온라인생중계
좌장=김춘식 한국외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발표=진민정(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이정환(미디어오늘 대표) 류이근(한겨레신문 미디어전략부 부장)
토론=박대용(미디어재단 TBS 뉴미디어전략팀장) 양정애(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독자 커뮤니티와 참여’를 주제로 하는 세션은 뉴스 생태계에서 중요해진 독자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다.

첫 발표자는 원래 프랑스 르몽드의 질 반 코트 독자부서장이었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하면서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이 대신 했다.

주제는 ‘뉴스룸과 독자 사이의 새로운 신뢰 관계와 강력한 독자 공동체 구축하기’였다. 르몽드에는 메디아퇴르(Médiateur)라는 직책이 있다. 1990년대 생겼는데 저널리즘 책무 이행을 감시하거나 조언을 하는 자리.

르몽드는 메디아퇴르를 중심으로 독자 소통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르몽드 페스티벌, 르몽드 편집국과의 대화, 저널리즘 인터네셔널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이런 행사를 통해 뉴스의 생산 방식과 이면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독자 의견을 수용했다.

진 연구위원은 독자와 직접 소통하는 시간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르몽드의 기자와 신문을 만드는 일종의 미디어 리터러시도 인상 깊었다.”

독자를 중시하는 르몽드의 전략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나타난다. 독자가 코로나19에 대해 질문하면 전염병 전문 언론인이 대답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외출 금지 기간에는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생방송을 했다.

진 연구원은 르몽드가 독자와의 직접적 교류를 통해 신뢰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에 디지털 유료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대중을 상대로 헛발질할 게 아니라 구체적인 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뉴스 생태계를 건설해야 할 때다.”

▲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원(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오늘 이정환 대표는 ‘독자 우선 전략과 지속가능한 뉴스 생태계 모델’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먼저 저널리즘이 공공의 가치에 복무해야 하며, 독자 우선 전략이 독자에게 영합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했다.

이 대표는 미디어오늘의 페이월(paywall) ‘미오 친구’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실패한 이유를 독자 데이터 부족, 관리 시스템의 부족, 기자들의 냉소, 무력감이라고 지적했다.

좋은 방식으로는 ‘freemium(free+premium) paywall’을 제시했다. 무료 기사가 있지만, 돈을 내면 더 좋은 기사를 보여준다. 뉴욕타임스의 ‘미터드 페이월(metered paywall)’이 대표적. 일부 기사는 무료이지만 일정한 숫자를 넘으면 유료로 전환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이 대표는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력한 독자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은 여전히 공급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독자 의견을 잘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많은 언론사가 디지털보다는 ‘페이버 퍼스트’를 표방하는 점도 해결할 과제라고 말했다. 종이신문을 발행하고 인터넷에 기사를 업로드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외면받기 쉽다는 뜻이다.

한겨레신문의 류이근 미디어전략부장은 ‘구독에서 후원으로 전환과정에서 맞닥뜨린 도전들’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광고와 포털이 저널리즘 구조의 교란자라고 말했다. 광고로 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 독자에게 투자할 유인이 적고 포털이 혁신의 필요성을 떨어트렸다.

하지만 신문 구독자의 감소와 디지털 뉴스 이용자의 증가로 독자의 개념과 정체성에 커다란 변화를 느꼈다. 류 부장은 독자 참여 없이는 후원제가 불가능함을 깨닫고 “독자에게 말 걸려는 전략을 취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겨레는 후원자 분석 틀을 만드는 중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후원자 개인을 분석할 수 없었는데, 보다 구체적으로 후원자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사내 인사 중에 공학 전공자가 없어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도 문제. 류 부장은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단계부터 목적을 명확히 하고 디지털 부문과 협업해야 후원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발제 이후 패널 토론의 모습(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패널 토론자인 미디어재단 TBS의 박대용 뉴미디어전략팀장은 매체의 주된 수익 기반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구성원이 독자와 관계를 맺는 깊이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익 기반이 다른 세 개의 언론사에서 근무했다.

독자와 가장 깊은 관계를 맺는 수익 구조는 ‘독자 후원제’였다. 독자 후원을 바탕으로 운영하면서 소통하지만 독자를 완벽히 신뢰하지 않으면 어떠한 시도도 변죽만 울리다 끝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양정애 선임연구위원은 르몽드와 뉴스타파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겨레신문의 후원제 변경에 대해 조언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독자 의견이지만 목소리를 내는 독자는 제한적이라고 했다. 조용하게 한겨레를 지지하고 후원 의지가 있는 독자를 찾는 일이 후원제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라는 말이다.

후원의 대가로는 베타 콘텐츠나 오프라인 행사에서의 우선권 제공을, 독자와 소통할 방법으로는 뉴스레터를 제시했다. ‘뉴닉(NEWNEEK)’이 뉴스레터 마지막에 독자 의견을 수용할 공간을 만들었는데 전통언론이 참고할만한 방안이라고 했다.

세션을 진행한 한국외대 김춘식 교수는 “독자가 효능감을 느끼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며 독자와 언론의 소통은 아직 과도기이니 많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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