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랑 동물원 왔어요.” 대만 타이베이에 사는 장가청 씨의 말이다. 화상회의 줌(Zoom)을 통해 대화하면서 장 씨는 스마트폰으로 동물원 곳곳을 보여줬다.
화면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관람객이 절반 정도였다. 대만에서도 공공장소에 입장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체온을 잰다고 한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는 9월 22일 기준으로 모두 2만 3106명이다. 대만은 509명이다. 장 씨는 “(정부의) 강제력보다 다들 스스로 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베이 중심지 부근에 사는데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길거리에서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장 씨는 타이베이대 조교로 일한다. 학교는 개강을 2주 동안 연기하고 화상 앱으로 수업을 하도록 했다. 이 후에는 정상적으로 운영했다. 교직원과 조교가 매일 오전 8시 정문에서 체온과 마스크 착용을 검사한다.
대만 정치대 직원 라정순 씨는 “교외 인사는 교정에 들어갈 수 없다. 교내 인사와 학생은 모두 실명을 기록하고 체온 측정과 소독을 하고 입장한다”고 했다. 감기 증상을 보이거나 체온이 37.5도가 넘으면 검사를 받도록 돌려보낸다.
코로나 전과 달리, 교실에서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다. 또 QR코드를 이용해 방문 체크를 한다. 하지만 운동장과 같은 야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는 아니다.
라 씨는 “코로나 초기에는 마스크 사재기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3월부터 1인당 1주일에 9개씩만 구매하도록 했다. 정치대는 학생을 위한 마스크를 충분히 확보했다.
장 씨와 라 씨 모두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경험이 도움 됐다”고 말했다. 사스를 겪은 후 대만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손 세척이 습관화됐다.
장 씨는 “처음에 중국인 입국을 막은 것도 잘한 점이다. 다른 나라보다 더 급하고 빠르게 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 대만 사스 감염자는 346명, 사망자는 37명이다. 반면 한국에서 감염자는 3명, 사망자는 없었다.
신주시 사립 초등학교의 장릉교 교사는 “정부가 매일 기자회견을 통해 브리핑을 하고 학생들이 순순히 정부의 조치를 잘 따르고 있다”고 했다. 장 교사에 따르면 코로나 초기에 개학을 1주일 미뤘지만 현재는 정상적으로 운영한다.
학생과 교사 모두 교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독을 한다. 교사의 고충은 마스크 때문에 학생과 대화할 때 표정이 안 보여 답답하다는 점이다.
방역 수칙을 어기면 처벌을 받는다. 외국에서 입국하면 14일 동안 집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장 씨는 “격리 장소를 이탈하거나 격리 수칙을 어기면 20만 대만 달러 이상, 최대 100만 대만 달러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고 했다. 원화로 800만~4000만 원.
대만대 유학생 김지현 씨는 졸업 후 대만에서 직업을 구하려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유학생 다수가 김 씨처럼 본국으로 돌아갔다.
대만의 관광 및 요식업계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 장 씨는 “원래 한국 일본 중국 관광객이 많은데 문 닫은 점포들이 보인다. 특히 펑리수(대만 파인애플 케이크) 가게는 거의 다 닫았다”고 했다.
대만 정부는 경제를 활성화하려고 소비 쿠폰을 발행했다. 1000 대만 달러를 내면 3000 대만 달러 쿠폰을 준다. 장 씨는 “3배 쿠폰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미 다 썼다. 신용카드로 연결할 수 있고 종이 쿠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