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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집 (74) 해외는 지금 ④ 호주
홍자영 기자 | 승인 2020.09.14 16:25

 

호주 멜버른이 있는 빅토리아주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7월에 100명을 넘었다. 캔버라와 시드니가 있는 뉴사우스웨일스주는 같은 날에 5명, 브리즈번이 있는 퀸즐랜드주는 0명이었다. 결국 7월 9일 빅토리아주에서만 또 한 번의 3단계 봉쇄령(lockdown)이 내려졌다.

봉쇄령 시행 하루 전인 7월 8일 저녁. 카페와 레스토랑의 직원들은 테이블과 의자를 정리하느라 바빴다. 2단계에서는 최대 20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지만 이날 11시 59분부터 포장(take-away)과 배달만 가능했다.

멜버른에 사는 고건하(34) 씨는 “그 때(4월)는 코로나 전과 다를 게 없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금요일과 토요일의 밤거리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모여서 술에 취한 젊은이가 많았다.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빅토리아주는 6월까지 일일 확진자가 100명을 넘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7월에 100명을 넘자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기 시작했다. 중국인 유학생 한나 씨(24)는 “외출을 했던 이전과는 달리 지금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 멜버른의 식당. 테이블과 의자를 정리했다.

자영업자의 피해는 커졌다. 셀리 캡 멜버른 시장은 두 번째 봉쇄조치가 많은 업자에게 엄청난 어려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건하 씨는 멜버른에서 직원 200명을 고용한 요식업체 사장이다. 매출 외에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를 봤다.

고 씨는 첫 봉쇄 당시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직원을 붙잡았다. 숙소와 음식을 제공하며 오히려 인테리어를 다시 하고 직원을 교육했다. 사정이 금방 괜찮아진다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봉쇄조치가 2단계로 완화됐다. 하지만 두 달 만에 3단계 봉쇄령이 다시 내려지면서 모든 준비가 물거품이 됐다. 매출이 70% 이상 떨어졌다.

직원도 더 붙잡을 수 없었다. ‘일자리 지키기(JobKeeper)’ 지원금은 영주권 이상을 소지해야 받을 수 있다. 결국 직원 200명 중 150명이 고국으로 돌아갔다. 호주 연구소는 자격이 되지 않아 해고된 비정규직 근로자와 임시 비자 소지자가 70만 명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 통금령 이후의 멜버른 시내(출처=데일리메일뉴스)

새로운 마스크 의무화 정책도 심각한 상황을 보여준다. 봉쇄 조치에도 확진자가 감소하지 않자 빅토리아주 스콧 모리슨 총리는 7월 22일 밤 11시 59분부터 외출 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고 발표했다. 어기면 약 17만 원($200)의 벌금을 내야 한다.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순찰하는 경찰과 군인. 이들을 마주하는 게 멜버른 거리의 새로운 풍경이 됐다. 카페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이먼 씨(42)는 마스크 의무화에 사람들이 겁을 먹고 더 돌아다니지 않는다며 “안 그래도 떨어진 매출에서 50%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의 대부분이 동양인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지 않는다고 한나 씨(24)는 말했다. 케난 씨(26)도 정부 발표 이후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해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 멜버른 서든크로스역의 경찰과 군인

“존버(끝까지 버틴다는 뜻의 속어)라는 말이 이제는 통하지 않아요.” 고건하 씨는 배달에 적합만 메뉴, 집에서 데우면 되는 반조리 식품을 개발하는 중이다. 백신이 나오지 않으면 레스토랑을 언제 열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항균 필름 사업과 유튜브에도 도전할 계획.

요리사 안드레스 씨는 디저트와 아르헨티나 전통 만두인 엠파나다스(empanadas)를 페이스북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든 일이 금방 괜찮아진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 영업을 시작했다.

유학원에서 상담업무를 했던 산티아고 씨도 절반으로 줄어든 근무시간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줄어든 수입을 채우기 위해 빅토리아 주정부가 마련한 청소(소독) 일을 한다.

또 전공 분야인 음악에 시간을 쏟는다. 가수와 곡을 만들고 뮤직비디오 촬영을 기획하고 홍보한다. “언제 제가 진짜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겠어요. 그 결과 하고 싶었던 음악 프로듀싱을 하게 돼서 기뻐요.”

케난 씨는 봉쇄령이 풀려도 단체로 하는 활동은 한동안 피하겠다고 말했다. 혼자 할 수 있는 낚시나 캠핑 등 다른 취미를 찾기 위해 고민한다.

빅토리아주의 하루 확진자는 8월 2일에 626명을 기록했다. 같은 날, 뉴사우스웨일스주는 11명, 퀸즐랜드주는 1명이다. 빅토리아주는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4단계 봉쇄령을 내렸다.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출퇴근, 간호, 치료 목적 외의 외출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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