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을 많이 확보해야 논제와 관련한 여러 사례를 비교하고 참고할 수 있다. 기자 지망생의 대부분은 글감을 뉴스에서 찾는다.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기사 읽기는 중요하다. 자신이 들어가려는 분야, 회사, 직종에서 만드는 유일한 제품이 뉴스니까 많이 읽을수록, 열심히 읽을수록 좋다.

문제는 뉴스만으로 논술을 구성하면 다른 지망생과 차별화하기 어려운 점이라고 지난 칼럼에서 얘기했다. 과거의 사례, 역사 속의 일화를 활용하도록 권유한 이유다.

다양하고 풍부하지만 동서고금의 사례, 역사 속의 일화는 시의성이 조금 떨어진다. 이런 내용만으로 논리를 전개하면 현실적이지 않고 한가하다는 느낌을 줄지 모른다.

논제는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중요한 현안에서 나온다. 주제가 현재의 문제이므로 본문 역시 현실성과 연관성이 높은 내용을 포함해야 설득력이 높아진다.

이런 글감을 찾는데 행정안전부의 ‘온-나라 정책연구’(www.prism.go.kr)가 유용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연구정보를 모은 사이트다.

정책연구는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방향을 보여준다. 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참고할 내용을 전문가와 연구기관이 정리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의 정책연구는 개선 필요성, 실태조사, 국내외 사례, 법적 제도적 조건, 예산, 통계-설문, 참고문헌을 담는다. 정책과 대안을 담았으니 역사 못지않은 글감의 보고(寶庫)다.

사례 하나를 보자. 프리즘에서 행정수도라는 단어로 검색하니까 2건이 나온다. 하나는 <행정수도 지위확보를 위한 개헌방안 연구>로 숭실대 산학협력단이 2017년 수행했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Ⅰ. 머리말
Ⅱ. 세종시의 행정수도 지위 확보를 위한 헌법적 논의 전개와 현황
Ⅲ. 주요 국가에서 헌법상 수도 규정과 이전 사례
Ⅳ. 수도 선정의 중요한 판단기준과 수도의 다양한 기능
Ⅴ. 행정수도로서의 세종시 지위 확보를 위한 헌법개정의 의미와 당위성
Ⅵ. 행정수도 세종시를 위한 헌법개정 방안
Ⅶ. 행정수도로서 세종시의 헌법적 지위 및 그 전형적 모델에 대한 검토
Ⅷ. 결론
참고문헌

보고서는 112쪽이다. 정치권에서 불거진 행정수도 논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6장의 세부목차를 보자.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한 헌법개정의 방안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가. 수도 규정 없이 행정수도만 규정하는 방안
나. 수도의 근거 규정만 두고, 법률에서 세부 사항을 규정하는 방안
다. 수도와 행정수도를 모두 규정하는 방안
라. 수도 규정을 두되, 세종시를 행정 중추기능 수행 도시로만 규정하는 방안
마. 세종시를 수도로 규정하는 방안
바. 총리의 관저와 국회의 위치만 규정하는 방안
사. 그 밖에 법률을 개정하여 행정수도를 명시하는 방안

프리즘은 기자에게도 필독 사이트라고 생각한다. 내가 언론사에 근무하는 동안에 정책방향을 예상하고 기획기사를 구상하는데 참고했다.

연구물을 활용하면서 유의할 점이 있다. 발주처를 확인해야 한다. 상당수는 발주처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연구 필요성, 본문과 결론, 개념과 사례와 통계에 발주처 입김이 반영된다는 뜻이다.

앞에서 언급한 행정수도 연구는 세종시가 발주했다. 특별자치시에서 행정수도로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와 계획을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이 연구는 행정수도 개념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았다. 수도와 행정수도가 같은지, 다른지는 세종시의 법적성격에 중요한 문제인데도 말이다. 각국이 수도를 어떻게 규정하는지를 헌법 또는 법률을 통해 자세하게 설명하지만 행정수도 부분은 넘어간다.

연구진은 “주요 국가를 보면, 상당 수 많은 국가들이 정치 중심 도시로서 수도와 경제 중심 도시로서 수도를 공간적으로 나누어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40쪽에서 밝혔다. 상당수 국가의 수도가 실제로 2개인지,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프리즘은 기자의 취재보도에, 기자 지망생의 논술준비에 도움이 된다. 자주 활용하기를 권한다. 단, 정책연구라는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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