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카 바’는 중동의 전통 물담배 ‘시샤(일명 후카)’를 피울 수 있는 시설이다. 일반 담배보다 역한 냄새가 덜하고 내뿜는 연기가 2~3배여서 국내에서는 젊은 층이 주로 찾는다.

후카 바는 2000년대 초반 서울의 홍대 근처와 이태원을 중심으로 퍼졌다. 이색적인 데이트 코스로 알려졌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연기를 내뿜으니까 코로나 감염에 취약하다.

김웅진 씨(28)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 강남과 홍대 근처를 비롯해 후카 바 3곳에서 바텐더로 일했다. 물담배가 주는 이국적인 느낌에 끌려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카 바의 테이블이 붙어있고 환기가 잘 안 된다며 비말 감염을 걱정했다.

▲ 후카 바의 모습

상당수의 후카 바는 클럽처럼 운영된다. 라운지 바를 중심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형태가 일반적이라고 한다.

기자가 찾은 서울 성북구의 후카 바도 비슷했다. 테이블마다 2~5명이 앉았다. 담배 연기가 자욱했고 귀가 먹먹할 정도의 전자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누군가 주위 일행에게 담배 연기를 장난스럽게 얼굴에 뿜었다.

김 씨는 “테이블 거리가 가깝고, 뿜어내는 연기가 2~3m는 날아가니 바이러스 덩어리를 공유하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장성훈 씨(28)가 한번 정도 찾다가 최근 끊은 이유다.

박성준 씨(29)는 후카 바의 위생상태를 걱정한다. “술에 취하면 물담배를 공유하는 경우가 잦다. 하나의 흡연 기구를 같이 사용하니 간접 키스와 다를 바 없다.”

후카 바를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유학생 S 씨(23)는 “후카 바도 문제지만 카페나 음식점 등 다른 대중시설도 문제지 않냐”고 반문했다.  CNN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는 카페와 음식점에서의 후카 제공을 3월부터 금지했다. 코로나 확산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 서울 중구 을지로의 야외 음식점

취재팀은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의 야외 음식점 거리를 찾았다. 테이블 사이의 거리는 30㎝가 되지 않았다. 반경 5m 내에 20여 명이 마스크를 벗고 맥주를 마셨다.

서울 양천구에서 음식점 창업을 준비 중인 허원무 씨(28)는 “유명 음식점 거리를 답사할 때마다 놀랍다”고 했다. 감염 위험에도 많은 사람이 야외 테라스에 모였기 때문이다.

경기 수원의 광교호수공원 주변도 비슷했다. 실내는 꽉 찼고, 야외의 테라스는 빈 곳을 찾기 드물었다. 테이블 간격은 2m를 넘지 않았다.

허 씨는 코로나 위험을 고려해 음식점 개업을 미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조심하면 건강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 잠시라도 모이는 일을 멈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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