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한국언론학회·연합뉴스
주제=뉴스통신사의 역할과 미래
일시=2020년 6월 25일 (목) 오후 3시~5시
장소=연합뉴스 연우홀
사회=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발표=이호규(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선호(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오종환(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강사) 정진석(한국외대 명예교수)
토론=김종우(연합뉴스 미디어전략홍보부 부장) 박영흠(협성대 미디어광고학과 교수) 오세욱(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이나연(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운희(엔씨소프트 R&I 실장)

 

전통언론의 위기 속에서 뉴스통신사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연합뉴스 창립 40주년을 맞아 한국언론학회와 연합뉴스가 ‘뉴스통신사의 역할과 미래’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다.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다른 언론사와 비교하여 뉴스통신사는 과거보다 더 높은 성장 가능성과 영향력을 누릴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문헌의 문구를 소개했다. 디지털 환경의 도래는 뉴스통신사에 기회가 된다는 의미였다.

김 위원은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해결할 과제를 제시했다. “뉴스통신사가 지금보다 연결성과 심층성을 갖춘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 신문방송의 위기를 함께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전통언론의 위기는 뉴스통신사의 전재료 수입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큰 과제는 1인 미디어와 인터넷 매체가 뉴스통신사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때 뉴스통신사가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국가기간통신사로서 공적 책무를 다할 수 있는 방법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예를 들어 북한이나 재난재해 뉴스에서다.

이규호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북한 보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너진 남북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언론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 언론은 이런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 가짜뉴스가 너무 많은데 이를 구별할 전문기자가 없고 북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그대로 뉴스에 반영되거나 정치적인 틀에서 이슈가 각색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적 임무가 있는 연합뉴스가 ‘행위자’로 나서야 한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국가기간통신사의 북한 보도가 모범이 되어 보도 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왜곡된 인식이 뉴스에 반영되거나 북한 이슈가 정파성을 띠지 않도록 하려면 기자들은 자신의 인식을 성찰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북한 기사를 쓸 때 무엇을 위해 쓰는 것인가? 왜 쓰는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조선족 및 고려인과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정보를 교차 검증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므로 취재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가짜뉴스를 검증하기 위한 전문 인력은 국내에도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해줄 기관으로는 연합뉴스의 통일언론연구소가 언급됐다. 이 교수는 통일언론연구소에서 북한 뉴스를 모두 관장하도록 제안했다. 또 뉴스를 잘못 내보냈을 경우 정정 보도를 하도록 제안했다.

▲ 뉴스통신사의 역할과 미래를 다룬 세미나

북한 보도만큼 최근 문제가 된 것은 재난재해 보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뉴스 소비가 늘었으나 언론사의 신뢰도는 하락했다. 김선호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언론사가 보도에 정파적 프레임을 사용한 점이 문제라고 했다.

재난재해 보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뉴스통신사의 역할이 거론됐다. 김 위원은 ‘협업 저널리즘’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사끼리 속보 경쟁을 하던 관행을 버리고 함께 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코로나19 같은 현안을 연구하는 중인데 연합뉴스에도 이런 연구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가 뉴스통신사로서 장점을 살려 협업 저널리즘을 국내 최초로 실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

두 번째 발제에서는 뉴스룸에서 인공지능과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오종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강사는 로봇 저널리즘의 시작인 ‘내러티브사이언스(Narrative Science)’ 사례를 소개했다.

오 강사는 로봇 저널리즘에 대한 국내 언론사의 반응이 좋지 않다고 했다. “알파고의 영향일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인간과 인공지능을 대립적인 구도로 보고 로봇 저널리즘이 기자를 대체할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

인공지능이 기사를 작성할 때 바탕이 되는 자연어 기술은 계속 발전하는 중이다. 이에 대한 언론사의 반응은 부정적이고 인공지능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오 강사는 “자연어 발달에도 불구하고 알고리즘을 적용한 기사가 질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텍스트를 더욱 사람같이 만들려는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인간을 모사하는 텍스트 작성에 매몰되지 않으면 인공지능으로 질 높은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이 100% 만족스러운 기사를 쓰지 못한다고 등한시하지 말고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 적절히 이용하자고 했다. 구체적으로 오 강사는 명백한 사실은 인공지능이, 나머지는 기자가 작성하는 ‘휴먼인더루프(Human-in-the-Loop)’모델을 제시했다.

이어서 연합뉴스의 한계와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박영흠 협성대 미디어광고학과 교수는 ‘협업 저널리즘’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연합뉴스가 언론생태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언론의 위상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오세욱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지능의 언어 연구에서 훈련시킬 한국어 데이터가 없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기사를 사용할 때 저작권이 문제라는 것이다. 해결방법으로 연합뉴스가 그동안의 기사를 연구에 제공하고 결과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나연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가 정부 보조금을 받는 만큼 공적 기능 수행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언론사가 할 수 없었던 해외뉴스, 통일, 재난 뉴스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운희 엔씨소프트 R&I 실장은 좋은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답으로 이 시대의 좋은 기술을 내재화해서 저널리즘에 적용하는 방안을 꼽았다. 그러나 사장이 바뀔 때마다 그동안 해왔던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해서 연합뉴스에서는 연속성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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