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우니까 사람들이 음료는 많이 마시는데, 버릴 곳은 없지. 그러니까 다 저런데 버리더라구요.”

6월 1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의 지하철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 근처를 지나던 주민 송수지 씨(26)가 인상을 찌푸렸다. 역 근처의 자전거 바구니에 쓰레기가 가득해서다.

음료가 반쯤 남은 페트병부터 바나나 껍질까지. 날이 더워지면서 음식물이 썩어 날파리가 모였다. 송 씨는 “쓰레기통이 없으니까 한 명, 두 명 쓰레기를 버리면서 저렇게 쌓였다”고 말했다.

▲ 쓰레기가 가득한 자전거 바구니

서울시는 2013년 이후 해마다 쓰레기통을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숫자가 부족해 무단투기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일수록 그렇다.

망원역 근처는 망원시장, 망원 한강공원으로 가는 길목이라 늘 시민으로 붐빈다. 주위에 프랜차이즈 카페도 많다. 기자가 망원역 5번 출구 앞에 5분간 서 있었더니 스타벅스 망원역점에서 음료를 들고 나오는 손님이 13명이었다.

하지만 2번 출구에서 망원시장을 거쳐 망원 한강공원까지 왕복 3㎞를 걷는 동안 쓰레기통은 하나도 없었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서야 공공 쓰레기통이 보였다. 무단투기를 금지한다는 마포구청의 경고문이 무색하게 쓰레기가 길 곳곳에 쌓였다.

망원 한강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따릉이 대여소 옆의 폐드럼통은 버려진 테이크아웃 컵으로 가득했다. 망원시장에서 떡볶이, 닭강정, 핫바 등 먹을거리를 팔다 보니 떡볶이 담은 컵을 가로수 밑에 버리기도 한다.

▲ 폐드럼통의 테이크아웃 컵

주변 상인은 길에 버려지는 쓰레기로 고통을 받는다. 한강공원 근처 한식당 종업원 권용희 씨(29)는 “2시간마다 가게 앞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다”고 말했다.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이다. 주위에 쓰레기통이 없냐고 물었더니 권 씨는 없다고 했다.
 
쓰레기는 라이딩족에게 위험하다. 자전거를 타고 전방을 주시하다 보면 쓰레기를 못 보는 경우가 많다. 나종인 씨(28)는 “길에 버려진 쓰레기가 자전거 바퀴에 걸려 넘어질 뻔 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시민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쓰레기통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쓰레기통을 늘려달라는 민원이 계속 있었다. 쓰레기통을 재배치하고 필요한 곳에는 추가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피부로 느낄 정도까지 쓰레기통이 늘어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망원2동 주민 이혜주 씨(26)는 “계속 확충했다는 사실을 기자님께 들어서 알았다”며 “늘리겠다고는 하는데 이곳 주위에 (쓰레기통이) 생길지는 두고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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