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마주 보며 먹는 급식.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 떨며 쉬는 시간. 운동장에서 즐기는 스포츠. 이런 모습이 모두 사라졌다.

복장과 지각을 단속하던 교사는 체온과 마스크를 가장 먼저 확인한다. 학생들은 2m 간격으로 떨어져 차례차례 체온을 재고 손을 소독해야 등교할 수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5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하면서 생긴 풍경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등학교는 전체 학생의 3분의 2, 유치원과 초‧중학교 및 특수학교는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내에서 등교해야 한다. 고 3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입시까지 준비하니 특히 불안하고 답답하다.

서울 성북구 동구마케팅고 3학년인 한서연 양과는 서면으로 인터뷰를 했다가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어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려 했다. 약속보다 1시간 늦게 연락이 됐다.

설사 증상이 있어 학교에 가지 않아 연락이 늦었다고 했다. 코로나 의심 증상이 하나라도 있으면 등교를 하지 못한다. 한 양은 선별 진료소를 다녀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혹시 몰라 다음날까지 자가 격리를 했다.

▲ 서울 성북구 동구마케팅고 급식실에는 칸막이를 설치했다. (한서연 양 제공)

한 양은 불안하다. 5월 발생한 서울 용산구의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집과 학교 근처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학교에 나가지만 예방 절차가 효과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실습실을 포함해 모든 교실을 매일 소독하기는 쉽지 않다. 일부 학생은 집단감염에 두려움을 느끼며 다니는데 어느 학생들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모여서 수다를 떤다.

한 양은 학교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바람에 피부가 간지럽다. “친구는 마스크를 너무 오래 껴서 호흡 곤란 증상도 왔었다.”

김성국 군(19)과 이경태 군(19)은 서울 성동구 덕수고에 다닌다. 두 학생 모두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 학교에서 아무리 조심해도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오면 모두가 걸리는 건 시간문제라고 이 군은 생각한다.

김 군도 비슷하다. 입시에 지장이 있는 건 둘째치고 코로나 자체가 무섭다. 대중교통을 가능하면 타지 말라고 부모가 당부해서 매일 자전거로 학교를 오간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5월 27일 ‘다중이용시설 에어컨 사용지침’을 내놨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최소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를 해야 한다. 또 코로나 환자가 다수 발생하는 유행지역에서 환기가 불가능한 밀폐시설은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다고 권고했다.

김 군이 다니는 학교는 창문을 열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해서 쉬는 시간에 등목으로 더위를 견디는 중이다. 최근에는 에어컨 사용이 허가되어 교실에서 에어컨을 튼다.

교사 역시 답답하고 힘들다. 기자는 5월 26일 서울 노원구의 염광고를 찾앗다. 외부인 출입에 민감한 시기라서 학생이 모두 하교한 뒤였다.

정문에서 출입증을 받고 중앙 통로로 향했다. 체온을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가 보였다. 나머지 통로는 모두 폐쇄됐다. 교무실에서는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했다.

장훈 교사는 학생이 등교할 때 한 명씩 체온을 잰다. 급식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체온을 잰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지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

탈의실이나 화장실은 교사가 통제할 수 없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염광고는 급식실 좌석에 번호를 붙이는 ‘지정좌석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일선에서는 원격수업으로 다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북 김천시의 권 모 교사는 “이제는 온라인 수업에 더 많은 자료와 더 좋은 수업 내용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백신이 나오면 모든 학생이 함께 개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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