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지하철1호선 노량진역 근처. 기자가 6월 16일 오후 3시 찾았을 때, 컵밥 거리는 조용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이 40%는 넘게 줄었어요.” 10년 넘게 컵밥 가게를 운영하는 장현주 씨(61)는 한숨을 지었다.

컵밥 거리는 길에 서서 컵밥과 토스트, 팬 케익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노량진의 ‘명물’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 학원생과 고시촌 수험생이 자주 찾는데 최근에는 발길이 뚝 끊겼다.

장 씨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몰라서 더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수입은 나날이 줄기만 하는데 재료비가 올라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 노량진 일대는 평일 낮인데도 인적이 드물다.

팬 케익과 컵밥을 파는 김 모 씨(63) 역시 비슷하다. 2012년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가 유명해졌지만 지금은 다른 가게와 다르지 않다.

1997년의 외환위기 이전부터 노량진에서 장사했는데 지금이 제일 힘들다고 한다. 김 씨는 매출이 지난해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얼마나 그리운지 모르겠어요.”

노량진 일대에는 경찰, 공기업, 자격증 등의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이 50여 개 있다. 같은 자리에서 20년 넘게 노점을 하는 김유봉 씨(68)는 “지방 학생이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노량진으로 오지 않아서 장사가 더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초 노량진 학원이 많이 휴원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특히 음료수와 담배가 전혀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처럼 계속 장사가 안 되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이라고 덧붙였다.

▲ 발길이 끊긴 노량진 컵밥 거리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오대열 씨(26)는 “날씨가 더워져서 길거리에서 땀 흘리면서 뜨거운 음식을 먹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재 씨(28) 역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데 “코로나19로 인해 길거리 음식을 먹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서유성 씨(24)는 법원 공무원이 되기 위해 자취하며 공부한다. “노량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학생들이 외출을 조심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은우 씨(23)는 노량진 학원에 다니며 공부한다. 그는 길거리보다는 더 안전한 곳에서 식사를 한다. 사람이 밀집된 곳에 가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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