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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집 (62) 체육시설의 한숨
이수진 기자 | 승인 2020.06.28 14:10

 

모두 사라졌다. 여름을 맞아 헬스장으로 향하는 사람도, 수영을 배워보겠다는 사람도, 체육대학을 준비하겠다는 학생도.

나현지 씨(24)는 서울 종로구의 체대입시 학원에서 근무한다. 코로나19 초기만 하더라도 크게 불안하지 않았는데 정부가 체육 시설 방문 자제령을 내리며 학원 내 운동이 불가능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학원이 문을 다시 열었다. 몇 가지 지침이 생겼다. 원내에서는 마스크 착용하기, 샤워시설 이용 시 개인 물품 지참하기, 모여 있지 않기 등. 또 학원에 들어오는 사람은 발열체크를 하고 방문 사실을 기록하고 손을 소독해야 한다.

나 씨는 “학생이 마스크 착용을 가장 불편해한다. 아직 어리기도 하고 자신들은 건강해서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땀을 흘리며 운동해서 숨이 가빠도 마스크를 벗지 말라고 한다.

인천 연수구의 체대입시 학원에서 5월에 확진자가 나와 원내 감염에 항상 긴장해야 한다. 답답함을 호소하는 학생을 보면 안타깝지만 나 씨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그만두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새 학생이 늘어날 때인데 거의 없다. 나 씨가 근무하는 학원의 학생은 30~40명이다.

전에는 학원 입구에서부터 활기가 넘쳤다. 학생과 강사가 친하게 지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지금은 모여 있지 말라고, 얘기하지 말라고 지시하며 딱딱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밖에 없다.

학원은 나 씨의 수업 일수를 줄였다. 강사는 시급제로 급여를 받는다. 어느 강사는 다른 일자리를 찾으러 나갔다. 나 씨는 “수업이 너무 유동적으로 변했다. 갑자기 연락 와서 나오지 말라고 할 때도 있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 텅 빈 체대입시 학원

수영 시설도 마찬가지. 이찬영 씨(25)는 경기 김포시 장기동의 ‘발리마린 키즈 어린이 수영장’에서 근무하는데 수업이 크게 줄었다.

그는 대학 생활과 강사를 병행하며 초등학생에게 수영을 가르쳤다. 이번 학기에는 생존 수영을 가르칠 계획이었다. 등교개학이 연기되면서 맡기는 학교가 없어졌다.

1주일에 15시간 일하던 이 씨는 이제 3시간만 일한다. 시간제로 급여를 받으니까 액수가 많이 줄었다. “생존 수영을 가르치지 못해서 많이 아쉽긴 하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고, 다들 어쩔 수 없고 생각한다.”

수영장 학생도 많이 줄었다. 배정받은 시간표에는 이전과는 다르게 매우 적은 수의 수업만 적혔다. 많은 학생이 떠들던 소리는 사라지고 앞으로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그나마 자녀를 수영장에 보내는 학부모가 있어서 강사가 적게나마 급여를 받는다.

경기 하남시 중학교의 스포츠 강사 김윤혜 씨(26)는 고민이 많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온라인 수업만 했다. 그가 스포츠 종목 영상을 올리면 학생이 소감문을 제출하는 형식이었다.

축구 탁구 클라이밍 배드민턴, 피구 등 5개 종목의 기본기술을 배우는 영상을 각각 하나씩 올렸다. 5~7분 분량으로 교육적인 영상을 골랐다. 그는 “유튜브에 교육적인 내용의 영상이 생각보다 많이 없다. 문제없는 영상을 고르기까지 애 먹었다”고 말했다.

애써 올린 영상에 대한 소감문은 그를 힘 빠지게 했다. ‘좋다’ ‘재밌다’ 등 성의 없는 답변이 있어서다. 김 씨는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등교개학을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등교개학을 하는 학교에서는 학생이 학년별로 나눠서 등교한다. 그가 보여준 시간표에 형형색색의 색깔이 칠해져 한눈에 알기 힘들었다. 시간표에 맞춰 1학년이 등교하면 오프라인으로 수업하고 2학년을 위해 온라인에 영상을 올려야 했다.

김 씨는 임용고시 준비생이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체육 교사를 체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학교 스포츠 강사 공고가 뜨자마자 지원했다. 처음 마주한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다. 이 모습을 보고 그는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 전원이 뽑힌 러닝머신

체대입시 학원과 헬스장을 함께 운영하는 최동석 씨(45)도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회원이 확 줄어서다. 그의 학원은 태권도장과 같은 층을 쓴다. 평소라면 태권도장과 헬스장 회원으로 가득했겠지만 지금은 간간이 노래만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헬스장에 5명 정도가 러닝머신을 조용히 이용했다. 여름을 맞아 운동하러 오는 사람이 찾던 기구가 지금은 제 자리를 지킨다.

재난지원금을 헬스장에  쓰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차라리 문을 닫으면 마음이 편하겠다. 하지만 유지비, 관리비 등이 산더미”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그는 입시를 치르는 학생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가 운영하는 ‘서울 휘트니스’는 인천 서구 불로동에 있어서 인천뿐만 아니라 경기 김포시 등 다양한 지역의 고등학생이 다니기 때문에 방역에 더욱 신경을 쓴다.

샤워장의 사우나는 코로나19 초기부터 폐쇄했다. 그는 감염에 대해 교육하며 외출을 자제하라는 말로 수업을 시작한다. 또 문자를 가끔 보내며 경각심을 심어준다.
 
그는 공간을 축구장, 실내 운동장, 근력 운동장으로 나눠 각각 7~8명이 수업을 하도록 했다. 현재는 학생 숫자가 많지 않지만 입시가 다가와 학생이 늘어날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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