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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키움식당의 도전
오주비 기자 | 승인 2020.06.28 14:06

 

점심시간이 되자 곽지민(26) 씨는 음식 준비와 손님맞이로 정신이 없었다. 영업을 시작한 지 1시간 30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주문이 밀리기 시작했다.

곽 씨는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하루에 50건 정도 주문이 꾸준하게 들어온다”고 말했다. 비건 햄버거가 인기인 음식점 ‘베이크빈’. 이화여대생 5명과 경희대생 1명이 창업했다.

이수민(26) 씨는 커피 전문점 ‘수밀리’를 4월 1일 창업했다. 부모는 열을 가해 볶으면 원두가 되는 커피콩 ‘생두’ 사업을 했다. 덕분에 다양한 커피를 접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 “많은 사람이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

준비를 위해 작년 11월 에티오피아의 커피 농장을 찾아가 생두를 골랐다. 그는 대학 수업이 온라인으로 결정되면서 주 고객층인 대학생이 많지 않아 아쉽지만 계속 영업을 하려고 한다.

베이크빈과 수밀리 모두 서울 서대문구의 신촌 박스퀘어에 있는 청년키움식당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관하는 외식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이다. 

프로그램에 선정된 청년 창업가는 최대 3개월 동안 교육과 임대료·관리비를 지원받는다. 서울 신촌·종로·성수·은평, 인천 미추홀구, 전북 완주군, 충남 공주시까지 모두 7곳에서 운영된다.

청년키움식당의 창업가는 독특하고 참신한 메뉴를 내세워 눈길을 끈다. 베이크빈의 비건 햄버거와 빵은 채식에 거부감이 적은 대학생을 공략한 메뉴다. 인스턴트 햄버거의 고기 패티가 아니라 직접 만든 콩 패티와 두부 패티를 넣었다.

이화여대 대학원생인 박혜령 씨(24)에 따르면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곳 음식이 소문이 났다. “두부 패티와 가지가 들어간 햄버거를 가장 좋아한다. 온라인 수업으로 학교에 갈 일이 줄어들면서 자주 먹으러 가지 못해 아쉽다.”

수밀리는 스페셜티 커피를 내세워 프랜차이즈 커피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스페셜티 커피란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 평가에서 80점 이상을 획득한 상위 7%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말한다.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낮은 가격에 커피의 단맛, 신맛, 고소한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다.

▲ ‘베이크빈’과 ‘수밀리’의 인스타그램 후기(출처=인스타그램)

청년키움식당 종로점 ‘제로비건’은 이른 점심시간에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해장국을 찾는 손님으로 붐볐다. 일반 해장국과 달리 고기가 없다. 채소를 넣고 끓인 국물과 버섯으로 맛을 내는 채식 해장국은 김보배 씨(37)가 개발한 메뉴다.

국과 찌개는 젓갈과 육수로 맛을 내기에 채식하는 이들이 먹기 어려웠다. 김 씨는 “버스를 타고 집에 가면서 설렁탕집, 순댓국집, 해장국집을 봤지만 채식을 하는 제가 먹을 수 있는 건 없었다”며 “채식하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한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와 함께 제로비건을 운영하는 임은정 씨(35)는 채식 해장국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했다. ‘칼칼 채수 해장국’, ‘과일 매콤 쫄면’, 삼계탕 맛이 나는 ‘노루궁뎅이 보양해장국’ 등 독특하면서도 참신한 음식 덕분에 코로나19 타격을 피했다. 주문은 평일 70건, 주말 100건 정도.

김 씨는 “손님들이 맛있다고 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망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고 했다. 임 씨는 “소소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사명감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 ‘든든’은 관악구에서 영업을 계속한다.

또 다른 청년키움식당 성수점 ‘든든’도 직장인에게 입소문이 났다. 인기 메뉴는 ‘든든 가지 덮밥’이다. 양 씨는 “가지를 싫어하는 제가 먹어도 맛있으면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시도 끝에 우삼겹 가지덮밥으로 발전시켰다.

이제 양 씨는 관악구의 공유주방에서 영업을 하는 중이다. 성수점에서의 3개월 운영 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단골이 많아서 가게를 옮기기가 아쉽지만 그는 “여기서 잘했으니까 관악구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년키움식당 신촌점의 허유라 매니저(24)는 “청년 창업가가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며 매장과 음식에 재밌고 참신한 스토리텔링을 부여해 지나가던 소비자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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