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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중국혐오 실태 ③ 방치된 혐오
김예원·노선웅·변은샘·이유진 기자 | 승인 2020.06.21 11:26

 

경희대 에브리타임에는 1월 31일 ‘그래도 이거 하나만은 지킵시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중국 학생도 같은 학교이니 혐오 표현을 자제하자는 내용이었다.

글이 올라온 지 10분이 안 돼서 혐오 표현 댓글이 달렸다. ‘같은 학교 학우더라도 짱깨는 짱깨임 진짜 존나 싫어…개 역겨움’과 같은 내용이었다. 댓글 7개 중 6개가 중국인을 비하했다.

작년 11월 국민대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글에는 ‘네다짱(네 다음 짱깨)’, ‘말하는 거에서 짱깨 냄새남’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중국을 옹호하면 다 중국인인 줄 안다’는 글에 달린 표현이었다. 9개 댓글 중 8개가 글쓴이를 중국 학생으로 간주하고 비난했다.

중국 학생이 주제인 글이면 혐오표현이 자주 나타났다.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16학번 김성수 씨는 1월 28일 ‘중국인 유학생분들게’라는 글을 작성했다.

최근 중국인을 향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혐오 댓글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로 피해 본 사람을 위로하는 글이었지만 댓글은 부정적이었다. ‘응 착짱죽짱’, ‘박쥐 좀 드시지 마세요..몇 번째입니까’와 같은 내용이었다.

지난해 8월 서울 모 사립대 에브리타임 익명게시판에서 같은 학교 여학생을 8차례 걸쳐 성적으로 비하하는 댓글을 달아 불구속 입건된 사건이 있었다.

작년 11월 성균관대에서는 혐오발언 사례를 고발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이들이 공개한 게시물 중에는 ‘XX여대는 모르는 남자 XX도 꿀떡꿀떡 마시는 애들 천지’와 같은 노골적인 혐오표현이 있었다.

▲ 성균관대(왼쪽)와 국민대의 에브리타임

당시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과)는 “익명으로 소통하는 커뮤니티에서 자극적 표현을 써 주목받고 싶어하는 심리”라며 “대다수가 범죄인 줄도 모르고 놀이처럼 사이버 폭력을 저지르는 만큼 경각심을 일깨우고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대학은 국제화 지수 평가와 함께 재정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외국 학생을 적극 유치했다. 정부는 2023년까지 2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그러나 외국 학생을 맞을 준비, 예를 들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미흡하다. 이런 상황에서 유학생이 늘어나자 한국 학생들은 저하되는 수업의 질에 대한 화살을 유학생에게로 돌린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혐오는 진짜 책임 있는 자들을 숨긴다”고 말했다. 중국 학생을 혐오한다고 저하되는 수업의 질과 불안한 치안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외국의 주요 대학은 차별금지 원칙을 구체화했다. 홍 교수는 “한국 대학에서도 반차별 교육을 하고, 차별을 당한 사람에 대한 구제절차도 마련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공생하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갈등과 혐오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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