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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근의 교학상장(敎學相長) (19) 시도(試圖)
송상근 스토리오브서울 편집장·이화여대 특임교수 | 승인 2020.05.31 11:50

 

취재를 실제로 하라고 말하면 학생은 메일부터 보낸다. 그리고 기다린다. 취재원은 메일을 읽지 않거나 답을 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어느 취재원이 학생 기자의 요청을 바로 받아주는가. 기성 언론이 전화해도 바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렵게 통화가 되지만 취재에 필요한 대화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시간이 지나도 취재원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학생은 불안하다. 실습기사를 제출할 기한이 다가올수록 초조하다. 그러다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묻는다.

내 조언은 간단하다. 직접 찾아가라! 학생은 이해하지 못한다. 직접 찾아가라? 직접 찾아가면 만나주나? 학생이 가면 만나주나?

나는 다시 얘기한다. 찾아가지 않으면 절대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찾아가면 만날 확률과 만나지 못할 확률이 반반이다. 어느 쪽을 택하겠나?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다.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하지만 시도하면 성공과 실패 가능성이 반반이다. 어느 쪽이 현명한가?

경험에서 얘기하면 시도하지 않는 시점의 성사 가능성은 0%다. 하지만 시도하려고 마음먹으면 가능성이 50%로 늘어나고, 실제 시도하면 가능성이 100%에 가까워진다.

퓰리처상 수상작을 읽고 토론하는데 학생이 질문했다. 취재원이 불법 이민자라서 풀 네임을 기사에 쓰지 않았다는데 얼굴이 사진에 나온다, 취재원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사례로 보인다,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나는 메일을 보내라고 조언했다. 학생이 다시 질문했다. 미국 기자, 퓰리처상 수상자가 한국 학생의 질문에 대답하겠냐고. 앞에서처럼 조언했다. 0%, 50%, 100%.

학생이 메일을 보내니 미국 기자가 친절하게 설명했다. 신용카드와 운전면허증과 사회복지카드로 추적되니까 풀 네임을 쓰지 않았다, 얼굴만으로는 남미 출신을 추적하기 어렵다고 봤다, 보도하기 전에 이런 사정을 설명했더니 취재원이 동의해서 사진을 사용했다….

내게 질문하는 시점의 가능성 0%가 메일을 보낸 시점에 50%가 됐고 미국 기자가 읽는 시점에 100%가 됐다. 이런 경험을 학생이 방송사 자기소개서에 넣었다. 저녁 9시 뉴스에서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가능성 0%를 50%로, 50%를 100%로 만들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무슨 일이든 시도해야 한다. 학업과 시험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늘은 스스로 시도하는 학생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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