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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근의 교학상장(敎學相長) (18) 인용(引用)
송상근 스토리오브서울 편집장·이화여대 특임교수 | 승인 2020.05.31 11:49

 

내가 윤세영저널리즘스쿨(YJS)에서 맡은 과목은 실습이다. 학생이 사회현안을 실제로 취재하고 기사를 쓰도록 한다. 학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습(實習)은 배운 이론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익히는 일이다. 사범대학의 교생실습을 생각하자. 대학생이 중고교에 직접 가서 교사처럼 학생을 가르쳐야 한다. 학교에 가지 않고 학생을 만나지 않으면 실습이라고 하기 어렵다.

저널리즘스쿨과 학부의 실습에서 현장을 가고 취재원을 만나고 자료를 찾도록 한다. 현장을 가지 않고 취재원을 만나지 않고 자료를 발굴하지 않으면 취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 칼럼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취재(取材)는 말 그대로 기사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는 행위다. 대화 및 현장 관찰이 충실해야 기사가 생생하다. 두 가지 방법으로 충분하지 않으면 자료로 보완하면 된다. 인터넷에서 긁은 내용을 위주로 정리하면 짜깁기에 그치고, 표절로 이어지기 쉽다.”

오늘 얘기할 부분은 자료의 활용방법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직하게 활용해야 한다. 참고한 자료를 기사에 밝히지 않으면 곤란하다. 학자가 논문을 쓰면서 참고문헌을 제대로 인용하지 않으면 표절이라는 연구부정 행위가 되듯이 말이다.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학생이 기사를 썼다. 몇 개월 전의 보도와 비교하니 주제 및 대상이 같았다. 나는 통계를 인용한 부분에 주목했다.

“가리봉동의 전체 인구는 1만9500여명이고 그 중 외국인 거주자는 67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34%를 차지한다.” (학생 과제)

“가리봉동 전체인구 1만9500여명 중 외국인 거주자는 6700여명으로 34%를 차지한다.” (이전 보도)

학생은 구청 자료라고 각주에 표기했다. 내가 찾은 구청 자료는 가리봉동 인구를 1만 2874명이라고 했다. 가리봉동 홈페이지에는 1만 2451명이라고 나왔다.

무엇을 참고했을까. 메일로 해명할 기회를 학생에게 줬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그 후에는 아예 수업에 나오지 않았다.

내 결론은 이렇다. 학생은 구청 자료를 참고하지 않고 기존 보도를 옮겼다! 보도가 정확하지 않아서 과제 역시 잘못됐다! 성적을 제출하는 날까지 아무 연락이 없어서 F 등급으로 처리했다.

미국 미주리대 교수진의 취재보도 교재에 이런 말이 나온다. ‘통계는 믿을만한 출처에서 사용하라(Use reliable sources for statistics.)’

예를 들어 기사와 논문과 보고서에서 실업률, 교통사고 건수, 자살자를 언급하며 출처를 제시하면 그대로 인용하지 말고, 통계를 만든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한다. 기사와 논문과 보고서의 저자가 아무리 유명하고 실력이 있어도 말이다.

교학상장(敎學相長) 7회에서 확인(確認)의 중요성을 말하며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소개했다. 책에 나오는 원칙 열 가지를 되새기도록 다시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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