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오브서울 편집장으로서 불편한 점은 기사를 게재하지 않는다고 윤세영저널리즘스쿨(YJS) 학생에게 알리는 일이다. 수업을 듣고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바쁜 가운데서 취재하고 작성했음을 아니까 미안하다.

YJS에는 다른 선생님이 담당하는 분반이 있다. 거기서 나온 몇몇 기사에 문제가 있으면 언론계 용어로 킬(kill) 시킨다. 선생님과 학생 모두 기분이 좋지 않음을 안다.

무엇을 기준으로 게재 여부를 판단하는가. 주제와 사례와 표현을 검토하기 전에 취재원(source)에 주목한다. 기사에 필요한 정보를 많은 사람이 제공하는지, 주제에 적절한지, 실명인지 익명인지를 일별한다. 여기서 기사 수준과 학생의 노력이 드러난다.

취재원이 다양하지 않은 이유는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고 현장을 많이 돌아다니지 않아서다. 대화와 관찰이 부족하면 이전 보도나 논문이나 통계로 채운다. 뉴스(news)의 본래 의미, 새로운 내용(new things)이 적으면 게재하지 않는다.

취재원이 많다고 그냥 넘기지는 않는다. 복수의 취재원이 하나의 사안을 전해야 하는데 적절하지 않은 방법은 수용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친구 중심은 안 된다. 나이 소속 직업 직책 주소는 전부 또는 일부를 넣어야 한다.

취재원이 아무리 많아도 익명이면 곤란하다. 기사에서는 실명이 원칙이고 익명이 예외다. 국내외 언론사나 언론단체의 윤리강령 또는 취재준칙이 명시한 점이다. 학생이라고, 실습기사라고 봐줄 수는 없다. 오히려 학생이 배움의 길에 있으니 더 강조해야 한다고 본다.

다양성, 심층성, 투명성을 기준으로 취재원을 검토하면 기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제가 좋고 사례가 풍부한지 알 수 있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느낄 수 있다.

한국언론은 취재원의 다양성 심층성 투명성이라는 면에서 미국언론에 미치지 못한다. 국내외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취재원 숫자가 적고, 적절하지 않으며, 익명이 많다. 언론 수준이 높아지려면 기사품질을 개선해야 하는데, 취재원 활용방식의 개선이 출발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월호 보도를 예로 들자. 충격에 빠진 승객 및 유가족의 말과 모습을 취재진 일부가 신분을 속인 상태에서 취재했다. 어느 방송사는 취재원의 말을 확인하지 않고 ‘전원 구조’라고 보도했다. 취재원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언론(인) 수준을 보여준다.

문장은 마지막 검토사항이다. 표기법과 맞춤법을 틀린 부분이 많으면 보완을 요구한다. 기사의 흐름, 문장과 문장 또는 단락과 단락의 연결, 단어의 적절성까지 높은 수준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취재(取材)는 말 그대로 기사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는 행위다. 대화 및 현장 관찰이 충실해야 기사가 생생하다. 두 가지 방법으로 충분하지 않으면 자료로 보완하면 된다. 인터넷에서 긁은 내용을 위주로 정리하면 짜깁기에 그치고, 표절로 이어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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